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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이 발전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저희한테 일거리가 쌓일 텐데 이런 좋은 기회를 두고 왜 저희가 신기술을 개발하는 데 몰두하고 더 나아가려 하겠어요. 그럼에도 신기술 개발을 하는 것은 오직 환경에 대한 걱정 그리고 기술 발전을 통한 국가 성장에 이바지하기 위함이죠. 저희의 진취적인 움직임에 후발 업계도 동참하면서 선순환을 이끌어 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도로·해양 분야에서 신기술을 갖고 있는 평장씨지알·안진하이테크 등의 법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맨홀 유지·보수 회사 안덕테크의 대표를 겸직하고 있는 이동균 회장은 경영 철학이 환경과 국가에 있다고 밝혔다.
“맨홀 분야에서는 신기술을 앞세워 업계 1등까지 성장했어요. 맨홀 사업은 안정화됐으니 신기술 오탁방지막·친환경 도로 컬러 포장 등 신사업을 미래성장동력으로 삼아 키워 나갈 생각이에요.”
“‘빨간 도로’ 발암물질, 적토이암 신기술로 막았죠”
“어린이보호구역이나 버스 정류장의 도로가 일반 도로와 달리 빨간색으로 새로 포장돼 있는 경우를 봤을 거예요. 특수한 도로라는 것은 알리기 위해 일반 도로와 다른 색으로 도로를 포장한 것이죠.”
“무심코 지나칠 수 있겠지만, 이 도로를 페인트 등 화학 물질로 포장을 할 경우엔 발암물질 등 인체에 해로운 화학물질이 나올 수 있어요. 또 무거운 버스가 수백 번 달리다 서는 버스전용차로의 경우 페인트가 쉽게 벗겨지고 노후되죠. 그러면 기존에 칠했던 페인트는 떨어져 나가 하수도로 들어가고, 미세하게 벗겨진 페인트의 경우 미세먼지가 되어 환경오염의 주범이 돼요. 어린이보호구역 도로의 페인트가 벗겨져 등하교하는 우리 아이들의 건강을 해친다고 생각하면 더욱 아찔하죠.”
“이런 배경에 안진하이테크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협업해 친환경 칼라아스팔트 포장 신공법을 도입했죠. 친환경 소재인 ‘적토이암’은 기존 도로가 가지는 한계로부터 자유로워요.”
이 회장은 붉은 돌을 꺼내 보이며 설명을 이어 갔다. 천연유색광물인 ‘적토이암’ 원석이었다. 이 회장의 설명에 따르면 적토이암에 친환경 산화철과 아스콘 골재 등을 혼합해 아스콘을 만들어 도로를 포장하는 기술이 안진하이테크가 내세우는 신기술이다.
적토이암은 페인트 등 기존 포장 공법의 재료와 달리 시간이 지나도 적색을 띠기 때문에 내구성이 뛰어나 파손 등 도로의 시인성(視認性)이 떨어지는 문제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 돌 자체가 붉은 색을 갖고 있기 때문에 매년 유지·보수에 드는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안진하이테크와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개발한 이 신기술은 8월 건설신기술 제998호로 지정됐다.
“친환경 재료를 사용하는 데다 내구성·수익성도 뛰어나기 때문에 서울시도 신기술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서울시에 버스전용차로만 왕복 260km인 점과 어린이보호구역 등을 감안하면 시장 규모도 크다고 볼 수 있죠. 서울 마포구의 마포대로·서울 은평구의 구파발역 통일로 인근에 신기술이 적용된 포장도로가 있어요.”
“적토이암은 버릴 게 없어요. 칼라 포장도로에 사용할 수 없을 크기의 적토이암은 곱게 갈아 분진으로 만들어 화장품 등에 사용하기도 해요. 실제로 적토이암이 포함된 화장품은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하죠.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관측되고, 이제 건설 신기술로 인정받았기 때문에 현재는 적토이암 광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요.”
‘해양 환경 지킴이’ 오탁방지막… “수익보다 기술 발전 생각했죠”
“건설 현장 등에 가면 발생하는 흙먼지를 막고, 혹시 모를 낙하물에 의한 보행자 피해를 막기 위해 가림막을 설치하죠. 항만 시설을 설치하거나 해양 공사를 실시할 때에도 마찬가지예요. ‘오탁방지막’을 통해 물 위에 뜨는 오염물질들을 가둬놓는 가림막을 설치해요. 오탁방지막을 설치하지 않으면 오염물질이 새어 나가 물고기들이 폐사하거나, 오염물질을 먹은 수산물이 시중에 유통될 우려도 있죠. 오탁방지막은 바다든 호수든 해양 작업에선 필수적인 설비예요.”
“그런데 오탁방지막이 찢어지는 경우 어떻게 될까요. 해양 작업 환경에서는 오탁방지막이 파도 등 외부 충격에 쉽게 노출되기 마련이죠. 해양오염에 대한 민원이나 소송 등도 오탁방지막이 손상돼 오염물질이 퍼진 경우가 대부분이죠.”
안진테크는 국내 최초로 해양수산부로부터 오탁방지막 제작·설치 공법에 대한 신기술 인증을 획득했다. ‘폴리우레아 수지로 막체를 보강하고, 완충형 보강 연결부를 설치한 오탁방지막 제작과 설치공법(ADT공법)’이다.
이 회장은 완충 장치를 단 오탁방지막 연결부를 꺼내 보이며 설명을 이어 갔다.
“기존 오탁방지막의 경우 연결부를 노끈 등 취약한 소재로 이어 놓은 경우가 많아요. 이 경우 파도가 치는 등의 외부 충격이 있을 때 쉽게 파손될 우려가 있죠.”
“안진테크가 연구를 진행해 보니 오탁방지막 연결부가 가장 많은 외부 충격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이에 막채에 폴리우레아로 도포를 하고, 용수철 등 추가 보강 장치를 달았죠. 충격에 더 잘 견딜 수 있도록 설계한 신기술이에요”
오탁방지막은 한번 파손되면 새로 설치해야 한다. 또 태풍 등 천재지변이 예보돼 있는 상황에서도 다시 철거하고 새로 설치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오탁방지막이 제 기능을 하는 기간도 1~2개월에 불과해 지속적인 유지보수가 필요하다.
“파손 문제 대문에 오탁방지막에 드는 비용이 원 설계 대비 3~4배 많은 경우도 있어요. 그럼에도 오탁방지막 업계가 오탁방지막의 문제들을 개선하지 않는 이유는 오탁방지막이 파손되고 새로 설치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 때마다 일거리가 생기기 때문이에요. 오탁방지막에 드는 비용이 오탁방지막 업체들한테는 전부 이익이 되기 때문이죠.”
“하지만 신기술이 적용되면 2개월에 걸쳐 해야 하는 유지보수 공사를 6개월 만에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 만큼 탁월한 내구성을 갖출 수 있게 돼요. 오탁방지막 유지에 드는 비용을 신기술을 통해 절감하고, 이를 통해 우리나라 해양 기술이 한층 발전할 수 있겠죠.”
“신기술이 도입되면서 오탁방지막에 의한 해양 오염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어요. 현재는 백령도에 시공을 맡아 내년 봄께 첫선을 보일 예정이에요.”
“환경·국가 성장에 늘 고민하고 실천하는 기업 될 것”
“기업의 최우선 목표는 역시 이윤 창출이겠죠. 하지만 환경과 국가 발전에 대해 늘 고민하고 실천하는 것 역시 기업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이와 관련한 신기술 개발도 기업이 놓지 말아야 할 의무죠.”
“1992년에 혈혈단신으로 서울에 올라와 사업을 시작했지만, 저렴한 제품을 가지고 영업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생각해요. 친환경적이고 더 좋은 제품을 씀으로써 기업의 이익보다 나라와 사회를 우선하는 경영 방침을 통해 기업이 선도적인 역할을 하는 세상이 왔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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