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산의 울림] 탈북인이 처음 겪어 본 국가 비상계엄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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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산 필진페이지 + 입력 2024-12-10 00:02:50

항상 비상계엄령 상태와 같은 북한에서 살던 내가 자유로운 한국 생활 20년 만에 뜻밖에도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하는 것을 보았고 6시간 만에 계엄을 해제하는 것도 보았다.

12월3일 밤 10시20분경 윤석열 대통령이 종북좌파에게 전쟁을 선포하는 모습을 보며 나는 드디어 바라던 것이 왔구나 하고 좋아했다. 당장 좌파 방송국들과 국회를 계엄군이 점령하고 무슨 큰 변화가 올 줄 알았다.

그런데 대 실망이었다. 거리에는 군용 장갑차 한 대도 없고 계엄령 선포가 있을 것을 미리 알기라도 한 것처럼 국회의원들은 즉시에 국회로 모였고, 국회 밖에는 벌써 계엄을 반대하는 시민들과 외국기자들까지 몰려들어 난장판이었다.

어찌 보면 국회가 제발 해제 결의안을 통과시켜 주기를 바라고 고의적으로 거의 초저녁 시간대에 계엄령을 선포한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들었다.

결국 계엄령 선포 두 시간 반 만에 참석자 190명 전원 찬성으로 비상계엄 해제 결의안이 통과되었다. 여기에 한동훈과 국민의힘 의원 18명이 동참했다.

나는 크게 실망하면서도 의심스러웠다. 국가의 존망이 달린 중대한 문제를 이렇게 어설프게 벌이는 이유가 도대체 뭔가. 비상계엄의 초보적 절차인 방송국과 국회도 장악하지 않고 그것도 초저녁 시간에 뭐하자는 것인가. 정말 술 퍼마시고 벌인 해프닝인가. 아니면 좌파들에게 정권을 넘기려는 모략인가. 별 생각이 많았다.

조선·중앙·동아일보와 MBC를 비롯한 언론들은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고 국민 선동에 미쳐 돌아간다. 보수 우파들 속에도 윤석열을 바보라고 헐뜯는 사람이 있다. 물론 믿었던 것이 무너지니까 절망감도 클 것이다.

어찌 보면 당장 윤 대통령이 탄핵되고 이재명이가 대통령이 되는 일만 남은 듯했다. 물론 이번의 비상계엄령 선포를 단순한 윤 대통령의 실수로만 본다면 탄핵은 불가피하다.

그런데 문제는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었던 것이다. 세상 사람 눈에는 그렇게도 어수룩하고 하자투성이로만 보였던 이번 비상계엄령은 이미 계획된 ‘성동격서’ 전술에 근거를 둔 1석3조의 전략이었던 것 같다.

애국신문 스카이데일리가 6일자 신문에 다음과 같이 썼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뒤 2분 만인 3일 오후 10시30분에 특수요원 추정 인력 10여 명이 과천 중앙선관위에 침투하여 먼저 선관위를 장악했고, 두 시간 후인 4일 오전 0시30분에는 계엄군 약 120명과 경찰 100여 명이 과천 중앙선관위에 진입했다. 또한 중앙선관위 관악 청사에도 계엄군 50명이 침투했고, 수원에 있는 선관위 선거연수원에도 계엄군 130여 명·경찰 약 100명이 진입하는 등 사실 국회보다 더 많은 계엄군이 선관위를 먼저 장악한 사실이 파악되었다.”

보다시피 윤 대통령은 계엄령 선포 비밀을 흘려서 적들은 국회로 모이게 해 놓고는 텅 빈 과천시와 관악구·수원에 있는 선관위 사무실에 국회보다 더 많은 계엄군과 특수요원들을 보내서 뭔가를 했던 것이다. 그러고는 작업이 끝났다는 보고를 받자마자 계엄령을 해제했다. 목적을 달성했다는 뜻이다.

결국 윤 대통령은 이번 쇼를 통해 어떤 방법으로도 뽑을 수 없었던 선관위 비밀자료를 얻어 냈고, 둘째는 한동훈과 국민의힘의 배신자들도 밝혀 냈고, 각 곳에 박힌 반역자들도 밝힐 수 있었다. 즉 1석3조의 성과를 보았다.

사실 국회 주변에는 군용 장갑차 한 대도 없었고 계엄군들은 탄알 없는 빈총을 들고 쇼만 하다가 선관위의 침투 목적이 끝나자마자 바로 철수했던 것이다. 마치 도 적의 비밀 문서 창고를 급습하는 군사작전 영화를 보는 듯하다.

전언에 의하면 한동훈이 윤 대통령에게 전화로 “저를 왜 체포하려 했습니까?”라고 묻자 윤 대통령은 “내가 너희들을 체포하려 했으면 방첩대를 보냈지”라고 답했다고 한다.

이준석이 몇 시간 전에 자기 SNS에 쓴 글을 소개한다. “저랑 아크로비스타에서 처음 만난 날 ‘대표님, 제가 검찰에 있을 때 인천지검에 애들 보내서 선관위를 싹 털려고 했는데 못 하고 나왔습니다’가 첫 대화 주제였던 사람이 윤석열 대통령 아닙니까.”

이준석의 글을 보면 윤 대통령은 빵빵한 검사 시절에도 해결하려다가 못 했던 부정선거 의혹을 이번에 풀려고 한 것이 아니겠는가.

인류 역사에는 많은 비상계엄령들이 있었지만 이번에 서울에서 선포되었던 비상계엄령은 기네스북에 오를 만큼 수명도 짧고 목적도 특이한 계엄이었다고 나는 본다.

물론 비상계엄이 너무 싱겁게 끝난 것은 아쉽지만 특전사령관과 수방사령관 같은 문재인의 수족들이 깔고 앉은 군을 가지고는 실패가 불을 보듯 뻔한 조건에서도 부정선거의 근거자료만 정확히 얻었다면 실패한 작전 같지는 않다.

앞으로 결과가 어찌 될지는 더 두고 보아야 할 일이지만 어쨌든 나의 70년 인생에서 처음 겪어 본, 그것도 아주 색이 다른 비상계엄령이었다.

김태산 필진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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