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공백 우려 속 국토부 정책 표류… 핵심 사업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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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부터 3기 신도시까지 멈춰 선 주택 공급 정책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1-09 11:43:29

▲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7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기자실에서 항행안전시설 등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관련 설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토교통부 정책이 중대한 위기에 처했다. 박상우 장관의 최근 제주항공 참사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GTX 건설과 주택 공급 확대 등 핵심 사업이 장기간 표류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탄핵 정국과 맞물려 정부 정책 추진력이 약화되면서 국토부의 역할이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9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박 장관의 사의 표명으로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건설·주택 공급 확대와 같은 윤석열 정부의 중점 사업들이 상당 기간 표류할 가능성이 크다. 인사청문회 절차를 거쳐 새 장관을 임명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한 데다 야당이 다수를 차지한 국회에서 협조를 얻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토부 내부에서는 박 장관이 계속 장관직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박 장관의 사퇴가 현실화될 경우 국토부는 3개월 이상 장관 공백 상태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 이는 단순한 인사 문제가 아니다. GTX와 같은 대규모 교통망 개선 사업은 물론 수도권의 도심지 주택 공급을 위한 주요 정책들이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국토부 한 관계자는 “대통령 직무정지 상태에서 장관 공백이 이어지면 사실상 현상 유지에 그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정부가 추진해온 270만 가구 주택 공급 정책도 심각한 차질이 예상된다. 3기 신도시 분양 일정은 건설 경기 침체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이미 지연되고 있다. 이에 더해 분당구 야탑동과 서초구 서리풀 지구에서 발표된 도심지 주택 공급 계획은 주민 반발로 인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국토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한 정책들도 연속적인 장애물에 직면했다. 기업형 장기 민간임대주택 사업과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한 CR리츠 등은 박 장관의 공백으로 정상 추진이 불투명해졌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정세 불안과 인건비 상승으로 주택 공급이 멈춰선 상황에서 정부가 1기 신도시 재건축보다 3기 신도시 공급을 우선시해야 하지만 국토부의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탄핵 정국은 국토부의 정책 추진력을 더욱 약화시키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철회·다주택자 규제 완화 등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한 정책들을 추진해왔지만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들이 국회에서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 여소야대 국면 속에서 입법 추진이 불가능해지며 정책 실행은 사실상 마비 상태다.

박 장관은 사의 표명 전 기자간담회에서 “탄핵 정국과 대통령 직무정지로 인해 국민들의 우려가 크다”며 “정책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상황은 점점 악화되고 있다. 정부 정책이 흔들리고 있다는 국민들의 불안감은 날로 커지고 있다.

임한상 기자 hsr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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