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야당 "세금 많이 걷혔으니 돌려주자"… 정부·여당 '영합'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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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연속 초과 세수… 총 166조 원 넘어
팬데믹시기 등 과거 4차례 쿠폰·현금 배포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2-13 17:19:09

대만 야당이 지난해 사상 최대로 초과 징수된 세수 일부를 시민들에게 현금으로 돌려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나섰다. 13일 연합보·중국시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국민당의 왕훙웨이 입법원(국회) 서기장이 전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회기 내 관련 법안을 처리할 것이라며 이런 방침을 밝혔다. 관련 특별조례를 처리해 시민 1인당 1만 대만달러(약 44만 원)를 지급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는 이어 2023년 시민 1인당 6천 대만달러(약 26만 원) 지급 선례를 들며 해당 계획에 약 2300억 대만달러(약 10조1000억 원) 예산이 소요되지만, 이는 올해 초과 세수 5283억 대만달러(약 23조300억 원)의 절반 이하라고 자신했다. 장즈룬 입법위원(국회의원)이 당국 통계를 인용해 올해 세수 가운데 영업세와 종합소득세 비율이 50%를 넘었으며, 특히 증가한 영업세액이 물품 가격에 포함돼 물가 상승을 모두 체감한다고 짚었다.

주리룬 국민당 주석(대표 격)은 전날 중앙당 상무위원회에서 초과 징수한 세수가 모두 시민들 주머니에서 나온 돈이니 초과 징수분의 일부를 시민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초과 세수분을 시민에게 현금으로 돌려줄 법적 근거가 부족해 과거엔 입법원의 특별조례를 통해 처리한 바 있어, 국민당에선 이번 회기 내에 예산법을 개정해 법적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다.

반면 집권 민진당 측은 초과 세수분 현금 지급안을 야당의 포퓰리즘으로 간주하고 2026년 지방선거를 위해 유권자에게 점수를 따려는 것이라며 비판했다. 리후즈 행정원 대변인은 작년 국민과 정부가 함께 노력한 결과 세수가 목표를 초과한 것에 감사한다면서 자세한 사항에 관해선 회계감사 부처인 심계부의 결사 보고서를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재정부에선 정부 채무 축소를 우선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언급하며 2023년 현금 지급의 경우 코로나19 대유행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어서 지금과 사정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반대 입장을 드러낸 셈이다.

앞서 10일 대만 재정부가 작년 '전국세수 통계' 발표에서 5283억 대만달러의 초과 징수로 전년도 세수가 3조7619억 대만달러(약 166조4000억 원)에 달했다고 공개했다. 2021년 이후 4년 연속 초과 세수로 누적 초과액이 1조8707억 대만달러(약 82조7000억 원)라는 설명이다. 대만에선 소비 진흥을 위한 당국의 소비쿠폰이나 현금 배포가 역대 4차례 있었다. 2008년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이듬해 3600대만달러 상당의 소비쿠폰,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2020년과 2021년 각각 3000·5000대만달러 상당의 소비쿠폰, 코로나19 막바지인 2023년 경기부양 차원의 1인당 현금 6000대만달러 지급 등이다.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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