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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주의의 핵심은 숭고함이다. 보수주의자들은 인간의 본성과 문명을 보존하고 싶어 하며 이를 억제하고 제한하는 힘에 격렬히 저항한다. 혁명으로 세상을 파괴하려고 했던 카를 마르크스가 비판했듯 급진주의자들은 이러한 저항을 경계하고 사실은 두려워한다. 그리고 그 힘을 인정한다.
보수주의 사상가 러셀 커크는 “종교적 기초 없이는 보수주의는 존재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이는 어째서일까.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가장 격렬히 탄핵혁명(내란) 사태에 저항하는 자들은, 그리고 전 세계에서 극단주의자들의 전체주의적 폭력에 저항하는 자들은 종교인들이다.
커크가 말하듯 기독교는 지극히 고상하고 보수적인 방법으로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유대교와 이슬람교·불교와 기타 종교들 또한 사회에 대해 그와 유사한 보수적 영향력을 가져 왔다.
그러나 커크가 예견했고 지금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각종 급진 이념, 즉 극단적 자연주의·극단적 여성주의· 공산사회주의적 경제 이념들은 종교적 뿌리를 없애 버리거나 아니면 스스로 그 종교의 자리에 오르려 한다. 전체적 권위 위의 권위가 있다고 믿는 사람들, 그 지고지상의 위치에 어떤 존재가 있다고 믿는 자들은 불완전한 인간의 영향력 아래 자신을 귀속시키기보다 이를 경계하고 자신을 점검하며 섣불리 숭배의 길을 따르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날 중국이나 북한처럼 종교적 진실을 거부하는 사회에는 정의와 자비(자비와 정의가 아닌), 인간 행동을 규율하는 도덕률적 규제가 결여되어 있다. 다시 말해 그런 사회는 인간은 그저 인간일 뿐이며 제어의 대상이므로 제도적 장치와 균형이 필요하다는 믿음을 근거로 한다.
이처럼 생각의 근원을 마르게 하는 전체주의적 집단에서는 진실과 진리에 따라 판단하거나 인간 양심과 문명에 기반한 도덕적 판단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상실될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예로 이루 셀 수조차 없는 전과 경력과 범죄 혐의가 있음에도 그 정도 범죄쯤이야 괜찮다고 눈감아 주며 광신적 지지를 보내는 대한민국 특정 정당의 추종자 집단이 그러하다.
이에 필자는 오늘날 우리가 맞이한 급진적 탄핵내란 사태에 맞서 대안적 체제로 보수주의 우익세력의 조직화를 말함과 동시에 그 핵심을 이루는 ‘종교 집단’을 타깃팅할 것을 강력히 제안한다.
미국에서는 이미 1973년 연방 차원에서 낙태를 합법화한 ‘로 대(對) 웨이드 판결’ 이후 종교 세력이 결집화했고, 이후 페더럴리스트 소사이어티나 티파티그룹·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운동 등으로 확장되어 바이블 벨트를 중심으로 강력한 정치 집단이 되었다. 그리고 그들은 에이미 코니 배럿과 J.D. 밴스 등으로 대표되는 보수주의적 정치인들을 탄생시켰고, 이제는 그러한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양성될 수 있는 시스템을 이루어 영아메리카파운데이션이나 헤리티지 재단 등을 통해 그 힘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정치 집단이 종교 집단보다 항상 좀 더 상위 그룹으로 평가돼 왔고 또한 대다수의 경우 종교 집단에는 나약한 평화주의와 반(反)참여주의가 팽배해 그 힘을 잃어 가고 있었다. 다행인 것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과학적 셧다운(shut down·자연재해, 감염병 대유행 등으로 경제 전반의 활동이 강제적, 자발적으로 정지되는 상황)에 대항해 종교 집단들이 조직화되며 이전 동성혼이나 낙태 문제에 국한되어 국지적으로 활동하던 것을 넘어 이제는 정치 조직으로서의 양상을 띠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특정 정책이나 정치적 이벤트에 대한 반발로서 일어나는 운동은 태생적 한계를 안 고 있다. 계속적인 ‘반(反)’ 운동으로 만으로는 긍정적 참여주의를 이끌기 어렵고 나아가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영국과 미국에서 강력한 성공을 거둔 보수주의 철학을 바탕으로 한 조직화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정치권과 보수 운동권·종교권의 연합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왜냐하면 종교인들은 다음과 같은 자세를 갖기 때문이다.
첫째, 지혜는 신을 두려워할 때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인간의 특정한 주장이나 사상에 매료되어 굴종적으로 자신의 이성을 억제하기보다 언제나 견제의 자세로 한발짝 떨어진 위치에서 판단을 하려고 힘쓴다. 또한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기에 정의를 추구할 수 있다.
둘째, 완벽에 가까워질 가능성은 오직 개별 인간 내부에서 개인적으로만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완벽을 추구하며 욕심을 부리는 행태를 취하지 않고 권력을 쟁취해 집단적으로 휘두르기보다 자신과 자신의 가족, 그리고 소집단의 변화를 먼저 추구하기에 힘쓴다.
셋째, 신의 계시와 인류의 오래된 경험을 통해 정의와 질서라는 제도와 원칙을 배운다. 즉, 정의가 무엇인지 질서가 무엇인지 어린 시절부터 인식하며 신의 긍휼 아래 사랑하며 이와 동시에 문명의 전통을 지키고자 하는 자세를 갖게 된다.
넷째, 인간은 천사도 신도 아니지만 영원히 변하지 않는 상태로 만족하기보다는 종교적인 감각으로 익힌 이상향적 세계를 추구하며 노력한다. 이에 이 사회를 보다 아름답게 만들고자 끝없이 포기하지 않고 종말의 날까지 사과나무를 심는다.
이제 우리도 힘을 갖출 때가 되었다. 만국의 종교인들이여, 연합하자! 다 함께 사과나무를 심자! 다가올 승리의 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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