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앞두고 보수 출신 인사들이 속속 더불어민주당에 합류하고 있다. 국민의힘 내 ‘찬탄파(탄핵 찬성파)’였던 김상욱 의원이 민주당에 전격 입당한 가운데 허은아 전 개혁신당 대표도 민주당 합류 가능성을 내비쳤다.
김 의원은 18일 광주 국립5·18민주묘지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에 입당해 처음부터 바닥에서부터 배우면서 함께하고 더 건강한 민주당을 만들어 함께 국민을 받드는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민주당 입당 이유로는 “국민의힘은 더 이상 보수의 기능·역할을 하지 않고 진영으로만 정치세력을 유지하려고 했기 때문에 그것을 제 힘으로 바꾸지 못해 (당을) 나왔다”며 “국민의힘이 (대선 후) 야당의 기능을 못하면 답은 하나밖에 없다. 민주당이 민주당 스스로 더 건강한, 모든 국민을 위한 더 성공한 정부가 되는 길 외에는 다른 길이 없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이 앞서 국민의힘을 탈당하자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가 직접 연락해 입당을 제안했다. 김 의원은 이 후보의 전북 유세 현장을 방문함으로써 화답했다. 박경미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18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김 의원의 입당 절차가 완료됐다”고 밝혔다. 김 의원의 입당으로 민주당의 국회 의석수는 171석으로 늘어나게 됐다.
이준석 의원 측과 충돌을 빚다 개혁신당을 탈당한 허 전 대표도 민주당 입당 가능성을 내비쳤다. 허 전 대표는 17일 자신의 SNS에서 “이재명 후보의 중도보수 확장 시도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며 “중도보수론이 단지 선거용 수사에 그치지 않고 시대를 읽고 국민을 향하는 정치적 진심이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 “국민의힘은 필요할 때는 대통령을 방패 삼고 부담스러워지면 거리두기를 해왔다. 한 정당에서 두 대통령이 강제 출당과 자진 탈당으로 떠난 지금 우리는 보수를 다시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지금은 권력 중심의 보수가 아닌 공동체·책임·상식을 회복하는 보수가 필요하다. 정치적 책임의 실종이라는 악순환에 빠진 지금의 국민의힘은 더는 보수라 할 수 없다. 제가 꿈꿔온 건강한 보수의 회복을 구체적으로 설계하겠다”고 했다.
허 전 대표는 2020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국민의힘을 탈당한 뒤 개혁신당에 합류해 당대표로 선출됐으나 올 1월 당원소환 투표 끝에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탈당했다.
김 의원 입당, 허 전 대표의 SNS 글에 앞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소속이었던 김용남 전 의원이 이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김 전 의원은 17일 이 후보의 광주 서구 유세 현장을 찾아 “제가 이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는 이 후보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못다 이룬 꿈을 이룰 사람이라 믿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이) 진정한 합리적 보수의 가치를 실천해보겠다는 분들을 밀어내고 있다”며 “김 전 의원과 함께 새로운 세상을 만들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해 개혁신당으로 당적을 옮겼으나 17일 오전 탈당계를 제출했다.
‘보수 책사’로 일컬어졌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등도 민주당에서 활동 중이다. 민주당 상임총괄선대위원장으로 활동 중인 윤 전 장관은 13일 “지도자의 자질은 도덕성과 유능성이 핵심인데 이런 비상시국에는 도덕성도 중요하지만 유용성이 더 중요하다”며 “나라의 형편이 매우 어렵다. 이럴 때는 국정 최고 책임자에게 국정 효율성을 살릴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이 후보를 띄웠다.
‘보수의 스피커’로 불렸던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정규재 펜앤드마이크 대표 등도 이 후보와 밀착 중이다. 두 사람과 이 후보는 지난달 21일 서울 모처에서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 이후 두 사람은 유튜브 채널 등에서 이 후보를 옹호 중이다.
이 후보의 보수 껴안기 배경에는 한 민주당 중진의원의 조언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 따르면 올 2월 이 후보와 만난 해당 중진은 ‘이재명은 못 믿겠고 무섭다’는 여론이 있다고 진단하며 당내 반발이 있더라도 보수를 끌어안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후보는 이후 민주당 정체성을 ‘중도보수’로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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