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고용률 OECD 1위… 생활비 부족 허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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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예산정책처 ‘고령층 경제활동’ 보고서
65세 이상 근로자 61.2% 비정규직·35% 단순노무
고용의 질 악화… 60대 초반 근로자 임금도 낮아

김나윤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5-27 11:53:56

▲ 2023년 기준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용률은 37.3%로 OECD 38개국 중 1위를 기록했다. ⓒ스카이데일리

국내 65세 이상 고령층의 고용률이 OECD 회원국 중 1위를 기록했다. 이들의 월평균 연금 소득이 80만 원에 불과해 최저 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층의 높은 경제활동참여 이면에 심각한 소득 공백 문제가 드러난 셈이다.

국회예산정책처가 27일 발표한 ‘인구·고용 동향 & 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용률은 37.3%로 OECD 38개국 중 1위를 기록했다. 이는 OECD 평균(13.6%)은 물론 고령화가 심각한 일본(25.3%)보다도 10%p 이상 높은 수치다.

그러나 높은 고용률의 이면에는 ‘생계를 위한 노년의 노동’이 자리 잡고 있었다. 한국의 노인들은 부족한 연금으로 인해 생계를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은퇴 후에도 계속해서 일자리를 찾아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의 월평균 연금 수입은 80만 원가량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1인 가구 월 최저 생계비 134만 원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다. 이 때문에 많은 노인이 정년 후에도 다시 노동시장으로 나오는 것이다.

문제는 높은 고용률과 별개로 노인들의 실제로 일하는 일자리는 고용 형태·업종·임금 수준 등 여러 측면에서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65세 이상 임금근로자의 61.2%는 비정규직이며, 취업자 중 절반에 가까운 49.4%는 10인 미만의 영세 사업체에서 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직종별로는 단순노무직 비중이 35.4%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은 기계 조작원(15.0%)이었다. 전문성을 활용하거나 경력을 이어가는 직종은 거의 없었다.

실제로 65세 이상 임금근로자 중 재취업한 일자리가 과거 생애 주된 일자리와 ‘전혀’ 혹은 ‘별로’ 관련이 없다고 응답한 비율은 53.2%에 달했다. 이른바 ‘경력 단절형 재취업’이 노년층에 만연한 셈이다.

일자리 질의 악화는 임금의 급격한 저하로 이어졌다. 50대 후반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이 350만9000원인 반면, 60대 초반 근로자의 임금은 278만9000원으로 20.5%나 낮다.

보고서는 이러한 현상이 단순히 ‘노인 일자리 수치’로는 감춰지는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하며, 노인의 전문성과 경험을 살릴 수 있는 일자리 지원 체계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생애 주된 일자리와 관련성 있는 업무로의 연계, 장기 재직 유도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고령층은 은퇴 후에도 계속 근로 의지가 높다”며 “이들이 생애 주된 일자리 또는 그와 관련성 높은 일자리에 오래 머물도록 지원하는 것은 노년기 소득 공백 완화와 더불어 근로자의 인적 자본 활용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양한 이유로 생애 주요 경력이 단절되는 고령층의 재취업 지원 및 일자리 미스매치 해소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나윤 기자 ny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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