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실적부풀리기·재무위험 은폐…3년간 회계위반 214사 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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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상장예정·재무불량·사회물의 기업 집중감리…52사 과징금 772억원

주경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5-27 17:01:54

최근 3년간 기업공개(IPO) 추진 과정에서 허위매출을 계상하거나 재무위험을 은폐한 회계부정 사례가 잇따라 적발됐다. 금융감독원은 이들 기업에 대해 과징금과 검찰 고발조치를 포함한 강력한 제재에 나섰다.

27일 금융감독원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간 총 458개 기업을 대상으로 회계심사·감리를 실시해 이 중 214개사에 대한 제재조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52개사에는 총 772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됐으며, 22개사는 검찰에 고발 또는 통보됐다.

전체 458개사 중 회계부정 유인이 높은 상장예정기업 22개사, 재무위험기업 31개사, 사회적 물의기업 12개사 등 총 65개사를 집중 감리 대상으로 지정해 감시 역량을 집중했다. 이 중 감리가 완료된 36개사 가운데 17개사에 제재가 내려졌고, 7개사는 증권선물위원회로 회부되는 중조치를 받았다.

회계부정의 대표 사례로 IPO를 앞둔 화학제품 제조업체 A사는 수출용 상업송장과 물품명세서에 수량과 단가를 허위로 기재해 매출을 과대 계상한 뒤, 외부감사 과정에서는 허위 작성된 매출채권조회서를 제출하고 거래처 정보를 은폐하는 등 조직적으로 감사를 방해한 사실이 드러났다.

프린터와 소모품을 제조하는 또 다른 A사는 코넥스 상장을 추진하며 수출신고서와 세금계산서 등을 조작해 실적을 부풀렸다. 이 회사는 외부감사인에게도 매출 관련 허위 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조업체 B사는 관리종목 지정을 피하기 위해 실제 상품 인도 없이 자금만 돌려 허위 매출을 계상했고, 재고 실사일에는 외부에서 재고를 일시 대여해 창고에 보관했다가 실사 후 반환하는 방식으로 실재하지 않는 재고를 숨겼다.

설비제작 업체 D사는 건설공사 예정원가와 손실을 고의로 과소 산정해 공사진행률을 왜곡하고, 자본잠식 상태인 해외 종속기업의 손상차손도 회피했다. 이 회사에는 회계위반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인 161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됐고, 외부감사인에게도 14억원이 부과됐다.

보안소프트웨어 공급사 C사는 IPO 공모가를 높이기 위해 납품되지 않은 제품을 매출로 인식하고 실사 당시 제품을 은닉한 사실이 적발됐다. 금감원은 현장조사를 통해 이를 확인하고 조직적 회계조작으로 판단했다.

한편, 금감원은 회계위반의 사전예방을 위해 회계감리 지적사례를 기업과 감사인에게 정기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기존 연 1회에서 지난해부터 연 2회로 확대됐으며, 올해 하반기에는 매출 과대계상, 파생상품 회계 누락 등 14건의 사례가 추가됐다. 이번까지 총 182개사의 사례가 공개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IPO 단계에서부터 실적을 부풀리는 회계조작을 차단해 자본시장 질서를 바로잡겠다”며 “상장 직후 회계부정이 적발된 기업에 대해서는 거래 정지 등 신속한 후속조치로 투자자 보호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주경준 기자 gjju@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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