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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외환위기 이후 최악… ‘7월 줄도산’ 공포 확산

침체의 늪에 빠진 내수의 축… 건설업계 법정관리 속출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6-01 13:20:16

건설업계에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위기가 몰려오고 있다. 주택 인허가와 착공, 준공 등 공급 3대 지표가 일제히 급감했다. 공급 절벽이 현실화됐고 악성 미분양이 늘어나면서 자금난 속에 7월 대규모 줄도산 우려까지 커지고 있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전국 주택 인허가는 전년 동기 대비 12%, 착공은 34%, 준공은 10% 감소했다. 이는 수년 후 실제 주택 공급량을 가늠하게 하는 선행 지표로 공급 부족이 본격화됐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특히 인허가 실적은 2023년부터 2년 연속 43만 가구에 머물며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서울의 경우 2026년 아파트 준공 예정 물량은 2만4000가구에 불과해 올해의 절반 수준이다.

공급 축소의 여파는 이미 시장에서 체감되고 있다. 4월 기준 전국의 악성 미분양 물량은 2만6422가구로 전월 대비 5.2% 증가했다. 2013년 이후 11년 8개월 만에 최대 수치로 판매가 어려운 지역 물량이 쌓이며 건설사의 재무 부담이 심화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올해 들어 법정관리를 신청한 중견 건설사는 11곳에 달한다. 시공능력평가 58위인 신동아건설을 시작으로, 삼부토건(71위), 대우조선해양건설(83위), 대흥건설(96위) 등 이름 있는 업체들이 속속 도산 행렬에 합류하고 있다. 대부분 원자재·인건비 급등, 미분양 누적,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경색 등 복합적 원인으로 유동성 위기에 내몰렸다.

업계는 특히 7월을 기점으로 건설사의 자금 압박이 임계점에 이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내달 시행 예정인 3단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는 수요를 더 위축시킬 수 있어 미분양 증가, 수익성 악화, 자금 경색이라는 악순환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1분기에만 종합건설업체 221곳이 말소 또는 폐업했으며 전문건설사까지 포함하면 747곳이 시장에서 사라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방 건설사들의 어려움은 통계로 잡히지 않을 정도로 심각하다”며 “7월이 지나기 전에 유동성 위기에 빠지는 업체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건설업 위기는 단순한 산업 부진을 넘어 한국 경제 전반의 침체를 심화시키는 ‘도미노’로 작용할 수 있다. 정부 차원의 긴급한 유동성 공급과 중장기적 구조조정, 주택 수요 회복을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건설업은 GDP의 약 15%를 차지하는 대표적 내수 산업이자 고용 유발 효과가 큰 분야다. 철강, 시멘트 같은 후방산업은 물론 이사업·인테리어·음식업 등 관련 서비스업 전반에 큰 파급력을 미친다. 하지만 경기 침체로 수요 위축은 이들 산업 전반을 마비시키고 있다.

건설 수요 부진을 이유로 동국제강은 인천공장 가동을 일부 중단했다. 인천공장은 연간 220만 톤의 철근을 생산하는 핵심 거점으로 국내 전체 철근 생산량(약 1300만 톤)의 17%에 달하고 회사 매출의 40%를 차지한다. 이번 셧다운으로 약 20만 톤의 공급 감소가 예상된다.

시멘트 출하량도 1분기에만 21.8% 줄었다. 주요 시멘트사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0% 이상 급감하거나 적자로 전환됐다. 건설업 취업자 수도 1년 새 15만 명 이상 감소하며 취업 시장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임한상 기자 hsr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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