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냐, 현산이냐? 용산정비창 1구역 수주전 정면승부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부동산 일반

한강 조망·스카이브릿지·하이엔드 브랜드까지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6-10 11:39:53

▲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용산 베르가모에서 9일 문을 연 용산 정비창전면 제1구역의 홍보관을 찾은 조합원 및 관계자들이 전시장을 둘러 보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서울 재개발 대어로 꼽히는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시공권을 놓고 포스코이앤씨와 HDC현대산업개발이 정면승부 중이다. 시공사 선정 총회가 6월 22일로 예정된 가운데 양측은 브랜드·설계·조망권·금융 조건 등 모든 분야에서 치열한 맞대결을 벌이며 조합원들의 선택을 유도하고 있다.

10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이번 전면1구역 사업은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일대 약 7만㎡ 부지에 지하 6층, 지상 38층의 공동주택 12개동과 오피스텔, 상업·업무시설을 신축하는 복합개발 프로젝트다. 총사업비는 약 1조 원 규모다. 특히 전면1구역은 향후 8000가구 규모로 확장될 용산정비창 개발의 첫 단추다. 수주에 성공한 시공사는 후속 구역에 대한 협상 우위도 얻을 수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를 전면에 내세워 정밀 설계와 고급화를 강조한다. 오피스텔은 전용 29㎡ 단일 타입 대신 큐브릭폼 설계를 도입해 59㎡ 이상 아파트형으로 대거 전환하고 모든 세대에 외부 발코니를 제공하는 등 실질 공간 확장을 제안했다. 천장고도 2.5m로 개방감을 확보했다. 여기에 독일 슈코 창호와 이탈리아 데노보쿠치네 주방가구, 리스토네 조르다노 마루 등 고급 마감재로 차별화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더 라인 330’이라는 브랜드를 내세워 상징성과 조망 특화를 강조한다. 단지 내 초고층 타워를 연결하는 330m 길이의 스카이라인 브릿지를 지상 74.5m 높이에 제안하며 커뮤니티 공간과 한강 조망을 결합한 설계로 주거 상징성을 극대화했다. 욕실 한강뷰 100% 제공, 고급 수입 마감재 등으로 맞불을 놓았다.

조망권 확보도 경쟁 요소다. 포스코이앤씨는 513가구에 욕실·다이닝 공간에서도 조망 가능한 설계를 제시하며 84㎡ 이상 세대에 조망형 테라스를 적용했다. 반면 HDC현산은 600가구에 2면 조망을 보장하고 전 조합원이 직접 동·호수를 선택할 수 있도록 조망 선택권을 내세웠다.

스카이브릿지를 두고도 두 회사는 서로 다른 방식을 채택했다. HDC현산은 도로 상부에 브릿지를 설치해 용산역과 직접 연결하는 통합 개발 전략을 펼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자사 부지 내 프라이빗 커뮤니티로 조성해 행정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안전한 설계를 강조한다.

재정 조건 역시 민감한 쟁점이다. 포스코이앤씨는 CD 기준 가산금리를 명시한 확정금리 금융안을 제시하고 1금융권 5곳과 협약을 체결해 실현 가능성 높은 자금 계획을 강조한다. 이주비는 LTV 160%에 CD+0.85%를 제시했고 입찰보증금과 필요사업비까지도 CD 기준 고정금리를 적용했다.

HDC현산은 가구당 최소 20억 원의 이주비, LTV 150%, CD+0.1%의 고정금리를 제안하며 자금 여유를 내세웠다. 단순 금리보다 실현 가능한 조달 구조를 두고 양측은 해석 차이로 맞서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여의도 파크원, 해운대 엘시티, 송도 국제업무지구 등 초대형 복합개발 경험과 함께 서울 정비사업 확대를 위해 용산을 노리고 있다. ‘오티에르’는 서초 신반포와 방배 등 서울 핵심 입지에 이어 이번 전면1구역을 거점으로 삼았다.

반면 HDC현산은 용산구와 밀접한 대형 건설사다. 철도병원 부지 개발, 용산역 공원 지하화, 아이파크몰 등과 연계한 ‘HDC용산타운’ 구상으로 지역 연계 개발 주도권을 내세우고 있다. 정경구 대표가 직접 현장을 방문해 “용산은 우리 터전”이라며 ‘텃밭 수성’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홍보관 분위기도 양사의 전략을 대변한다. HDC현산은 어두운 조명과 검정 정장으로 고급 호텔 분위기를 연출했다. 포스코이앤씨는 흰색과 파란색 인테리어로 1:1 맞춤 응대에 주력해 조합원들의 신뢰를 구했다.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HDC는 호텔, 포스코는 은행 같다”는 평이 나왔다.

이번 전면1구역 수주는 양사의 브랜드 경쟁을 넘어 실제 조합원에게 돌아갈 실익과 사업 안정성을 판단하는 시험대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용산 수주를 따내는 쪽이 하반기 여의도·압구정·성수 등 주요 정비사업 입찰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될 것”이라며 “조합원들도 숫자와 조건 중심으로 판단하는 흐름”이라고 전했다.

임한상 기자 hsr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후원하기

정기 후원
일반 후원
무통장입금: 하나은행 158-910019-39504 스카이데일리
스카이데일리는 온라인 판 스카이데일리닷컴과 32면 대판으로
매일 발행되는 일간종합신문 스카이데일리(조간)를 통해 독자 여러분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후원자 분들께는 지면광고를 하고자 하실 경우
특별 할인가격이 제공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