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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0일 기획재정부·외교부·산업통상자원부 등 핵심 경제·외교 부처의 차관급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는 추경 편성 및 G7 정상회의 참석을 앞두고 경제 위기 대응과 대외 경제 협상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특히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에는 문신학 전 산업부 대변인이 임명됐다. 문 신임 차관은 문재인 정부 시절 ‘에너지 전환 정책’의 실무를 맡았던 인물로, 문 정부 탈원전 정책을 이끌었다.
10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문 차관은 2020년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의혹’ 수사 과정에서 검찰의 감사 방해 및 직권남용 혐의를 받았다. 이 사건은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이 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정면으로 겨냥했으며, 지난해 대법원에서 관련 혐의는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
문 차관 등은 감사원이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관련 자료를 요청하기 직전, 해당 자료를 삭제하거나 이를 묵인·방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감사원은 당시 이로 인해 감사가 지연되고 제대로 된 감사가 불가능했다며 이들을 고발한 바 있다.
1심 재판부는 일부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으나, 항소심에서 대전고등법원은 피고인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감사원의 감사 절차가 적법하지 않았던 점 등을 주요 근거로 제시했다. 이후 대법원은 이 같은 항소심 판결을 확정하면서 사건은 피고인들의 최종 무죄로 종결됐다.
당시 판결에 대한 반발도 적지 않다. 강창호 월성 1호기 공정재판 감시단장·한수원 노조위원장은 “530여 개 범죄 혐의점이 있는 공식 문서를 증거 인멸을 목적으로 삭제한 이들에게 무죄를 선고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강 단장은 문 전 국장이 재판 과정에서 13차례 증인으로 출석하며 위증까지 했다고 주장하며, 사법부의 판단에 강한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문 차관은 산업부 대변인·장관·정책보좌관, 원전산업정책관 등을 거치며 에너지 정책 전반을 담당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문 차관은 석유·가스·원자력을 두루 거친 에너지 전문가로, 에너지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며 미래 에너지 전환을 이끌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함께 발표된 차관 인사에는 △이형일 기재부 1차관 △임기근 기재부 2차관 △박윤주 외교부 1차관 △김진아 외교부 2차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포함됐다.
이형일 1차관은 IMF 외환위기 직후 금융정책국에서 활약한 거시경제 전문가로, 복합 경제위기 상황을 진단하고 해법을 제시할 적임자로 꼽혔다. 임기근 2차관은 국회 예결위 파견 등 국회와의 협력 경험이 풍부한 ‘예산통’으로, 재정과 성장 전략 분야에서 강점을 가진다.
외교부 1차관에 임명된 박윤주 주아세안대표부 공사는 오랜 북미 업무 경험을 갖춘 외교관으로, G7과 트럼프 2기 체제에서의 대미 실용 외교를 주도할 전망이다.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은 UN 군축자문위원을 지낸 학자 출신으로, 다자외교 및 군축 분야에서 국제적 입지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미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통상정책국장을 지낸 통상 전문가로, 미중 갈등 심화와 글로벌 통상 분쟁 속에서 한국의 경제 외교를 이끌 핵심 인물로 기대를 모은다. 강유정 대변인은 “이번 인사는 경제 회복과 불안 극복을 위해 경제·산업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인물들을 중용했다”며 “이재명 정부는 경제 위기 조기 극복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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