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숨은 보조금' 조세지출 전면 재검토…17조원 손질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경제정책

만성적 세수 부족·확대 재정 속 증가세 뚜렷…효율성 제고키로

이선주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6-15 14:05:49

정부가 만성적인 세수 부족과 지출 수요 증가라는 이중고 속에서, 그동안 '숨은 보조금'으로 불리며 꾸준히 늘어났던 조세지출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에 착수할 전망이다.

특히 올해 일몰이 도래하는 조세지출을 최우선 검토 대상으로 삼아, 약 17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감면 혜택에 대한 구조조정이 예고된다.

15일 정치권과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정부는 총 16조 9천억원 규모의 조세지출 65건 중 61건을 '적극적 관리대상'으로 분류하고 정비 작업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특정 목적 달성을 위해 세금을 면제하거나 줄여주는 방식으로 국민의 세금 부담을 덜어주는 조세지출 제도가 당초 취지와 달리 비효율적이거나 불필요하게 확대됐다는 진단에 따른 것이다. 소득공제, 세액공제, 우대세율 등이 대표적인 조세지출 유형에 해당한다.

그동안 조세지출은 정부 입장에서 세수 감소로 이어져 재정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면 혜택을 받는 수혜자 입장에서는 사실상의 '보조금'으로 인식돼 이를 손대기 어렵다는 정치적 부담이 작동하면서 꾸준히 확대돼 왔다.

실제 10년 전 35조 9천억원 수준이던 조세지출은 지속적인 증가세를 유지해 올해 78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기획재정부는 2024년 기준 2025년 국세감면액을 6조 6천억원 상향 조정해 책정하기도 했다.

이처럼 조세지출 규모가 급격히 늘어난 반면, 정부의 재정 상황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저출산·고령화 심화로 인한 복지 지출 수요는 폭증하고 있지만, 경제활동 인구 감소와 2%를 넘지 못하는 저성장 기조로 세수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여기에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 내세웠던 다양한 국정 공약을 이행하기 위한 대규모 지출도 불가피해 세수 증대의 필요성이 더욱 커진 상황이다.

정부가 조세지출에 대한 구조조정에 나설 경우, 가장 큰 관심사는 그동안 조세 감면 혜택을 받아왔던 취약계층에 미칠 영향이다.

정부는 단순히 혜택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조세 감면 대신 직접적인 재정 지원 방식으로 전환해 취약계층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지원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폭넓게 제공되던 조세특례를 특정 계층에 한정해 보다 선별적이고 효과적인 방식으로 지원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러한 조세지출 개편 움직임은 이재명 대통령의 과거 공약과도 맥을 함께한다.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 공약집을 통해 국세감면 법정한도를 정하고, 대규모 조세지출에 대한 혜택 요건을 강화해 국세를 '절약'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개별 조세지출 사례를 면밀히 확인하고 있다"면서도 조세지출 '절약'의 구체적인 범위와 방식은 향후 논의 과정에서 달라질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정부의 이번 조세지출 개편 방향은 16일 출범하는 국정기획위원회를 통해 더욱 구체화될 전망이다.

이선주 기자 sj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후원하기

정기 후원
일반 후원
무통장입금: 하나은행 158-910019-39504 스카이데일리
스카이데일리는 온라인 판 스카이데일리닷컴과 32면 대판으로
매일 발행되는 일간종합신문 스카이데일리(조간)를 통해 독자 여러분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후원자 분들께는 지면광고를 하고자 하실 경우
특별 할인가격이 제공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