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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이란 포르도 등 핵시설 3곳을 깜짝 타격한 22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자국의 대(對)이란 군사작전 관련해 발언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의 이날 기자회견 내용은 “소모전에 끌려들어가지 않을 것” “목표 달성 전까지 이 역사적인 작전을 멈추지 않을 것”으로 요약된다. 철저한 기획과 사전 준비에 기반한 정밀 실행을 다짐하며 ‘생존 사수’를 천명한 셈이다.
또 네타냐후는 이스라엘군이 이란 내 탄도미사일 발사대의 절반 이상을 파괴했다며 “단계적으로 나아가는 중인데 목표 달성에 매우 근접했다”고 자평한 후 “(이번 군사작전이) ‘아브라함 협정’의 대폭 진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놀라운 기회가 열린다”고 말했다. 아브라함 협정이란 이스라엘이 역사적으로 반목해온 중동 아랍 이슬람 나라들과의 국교 정상화를 가리킨다. 구약 창세기 아브라함을 공통 조상으로 한 유대교와 이슬람의 화해·공존을 도모한 것이라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1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때부터 추진된 아브라함 협정에 2023년 연말까지 수니파 맹주 사우디아라비아가 가입하며 이스라엘과의 국교정상화 및 대사관 개설을 앞둔 시점에 이를 저지하고자 감행된 게 하마스의 그해 10월7일 이스라엘 기습이었다. 이것이 전쟁으로 비화해 아브라함 협정은 중단된 상태다. 이후 작년 11월 미 대선 유세에 이르기까지 트럼프가 반복해서 “2020 대선이 나의 재임으로 연결됐더라면 이런 사태는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한 근거이기도 하다.
네타냐후가 기자회견에서 내세운 ‘(전쟁) 목표’란 국가 멸절 가능성의 실존적 위협과 약 2000년 전 멸망 및 이산(디아스포라)의 역사적 기억을 지닌 이스라엘의 자위권, 나아가 이를 가능하게 할 중동의 평화체제 구축인 ‘아브라함 협정’의 진전이다. 1947년 5월14일 건국을 선언한 바로 다음 날부터 개시된 주변 아랍국 침공을 5차에 걸쳐 막아내자 이스라엘을 지도에서 지워버릴 것을 천명하고 나선 존재가 1979년 혁명을 통해 신정체제로 거듭난 이란이다. 따라서 네타냐후가 19일 기자회견 때를 포함해 수차례 “우리에겐 다른 대안이 없다”고 말한 것에 나름의 무게가 실린다.
시아파 근본주의 이슬람 이란의 핵 개발은 처음부터 그들이 사악한 서구문명의 상징적 존재로 규정한 미국과 그런 미국이 보호하는 이스라엘 심판을 위해서였다. 트럼프가 18일 백악관 국기 게양대 수리 광경을 보러 나와 취재진과 만났을 때 이란과 그 대리세력인 (레바논)헤즈볼라·(팔레스타인)하마스·(예멘)후티·(이라크)시아파민병대 등의 하나된 구호 “이스라엘에게 죽음을 미국에게 죽음을”을 거론하며 “이란은 핵개발 의도부터 매우 나쁘다”고 지적한 이유다. 이란 핵 개발의 경우, 정권안보나 숙적으로부터의 자기방어를 내세운 기타 사례와 지향점 차원이 다르다. 세계적 매장량의 석유·천연가스를 보유하면서 핵을 향후 원전 등 민간용으로만 쓰겠다는 이란의 주장이 트럼프에게 안 먹히는 배경이기도 하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란의 ‘60% 농축 우라늄 약 400㎏(추정)이 어디 있는가’ 관련 질문에 네타냐후는 “이를 면밀히 추적해 온 우리에겐 흥미로운 관련 정보가 있으나 공유하진 못 하니 양해해 달라”고 답했으며,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격 가담 결정에 대해선 “트럼프 대통령에게 행동해야 할 필요성을 얘기했더니 잘 이해해 줬다”며 “결정적인 순간이 올 때 그가 올바른 선택을 할 줄 알았다”고 덧붙였다. 이란 공격이 가자전쟁 목표 달성에 도움 된다는 점을 강조한 대목도 주목된다. 네타냐후는 “(이란 지원을 받아 온) 하마스가 항복 후 무기를 내려놓고 인질을 전원 석방한다면 전쟁이 오늘 당장 끝날 수도 있다”며 트럼프의 중동특사 스티브 위트코프가 제시한 60일 휴전안 협상을 위해 이스라엘이 중재국과 계속 접촉 중이라고 소개했다. 아울러 “우리에겐 영구적 평화를 위한 계획이 있다”고 자신했다.
한편 기자회견에서 언급되진 않았으나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심리전 역시 주목된다. 최근 새삼 확인된 이스라엘의 첩보활동과 휴민트(상대방 진영에 심어둔 정보원) 성과로 보아 이란 내 반정부·친미·친이스라엘 세력이 존재한다. 세계적 신뢰도를 자랑하는 온라인 기반 가마안(GAMAAN·이란여론조사)에 따르면 반체제 여론이 이미 2023년 80%를 넘어선 가운데, 이스라엘은 전단지와 이메일 등 각종 방식을 통해 꾸준한 이란인 회유 작전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내 유포된 전단지 등에 담긴 “지금 당장 대피하라” “정권이 여러분을 죽음에 몰아넣고 있다” 내용은 민간피해를 최소화하면서도 공포 분위기 확산 효과가 있으며 반체제 정서 환기 및 이탈을 유도한다. 이란 공무원·군 관련자를 향한 “정보를 주면 보상한다” 제안도 상당한 성과로 이어진 모양새다. 1인당 국민소득 6만 달러(8500만 원) 이상인 이스라엘이 그 10분의1 이하 소득 수준인 이란인들을 상대로 한 이런 공작은 꽤 유의미했던 것으로 보인다. 며칠 전 이란 당국이 이적행위자에게 22일까지 자수를 권고하며 이후엔 사형 등 엄벌에 처한다고 발표한 것도 이런 현실을 방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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