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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의 예능 촬영 논란이 여야 간 정치적 충돌로 확전되고 있다.
특히 대통령실이 이 대통령의 jtbc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 녹화 사실을 인정함에 따라 허위브리핑 논란까지 불거진 데다, 재난망 복구 공무원의 안타까운 죽음까지 더해지며 여권의 ‘방어전’이 곤혹스러운 모양새다.
이 대통령 사과와 강유정 대변인 경질을 요구하고 있는 야권은 5일 공세 수위를 한층 높이며 여권을 압박했다. 국가 전산망 화재 사태로 정부 홈페이지와 행정 서비스가 중단되는 전대미문의 사고가 발생한 상황에서 ‘예능 출연’이라는 이 대통령의 부적절한 행보를 더욱 부각시키겠다는 것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SNS에 “지금 국민은 이재명 대통령 부부의 냉장고 속이 궁금한 것이 아니라 대통령의 머리 속이 궁금하다”며 거친 표현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심각한 국가적 재난이 발생한 상황에서 무슨 생각으로 예능 촬영을 했는지 궁금하다”고 따져 물었다.
주진의 의원은 “냉부해 촬영 시점인 28일은 대한민국 시스템이 모두 멈춰 복구율이 5% 미만인 때”라며 “이 대통령은 방송국이 아닌 중대본에 먼저 와서 냉장고가 아닌 서버망을 먼저 챙겨야 했다”고 비판했다.
손범규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대통령실을 향해 “처음에는 녹화시간도 밝히지 않으면서, 주 의원의 주장을 허위사실이라며 법적조치하겠다던 호들갑과 겁박은 이제 효력을 상실했음을 인정하고 사과하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이번 방송 출연이 대통령실에서 먼저 요청한 것이라면, 국민과의 소통이 명절 전후 ‘예능 방송을 통해서 가능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국가적인 재난 상황에서도 녹화를 강행한 책임자를 문책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특히 더불어민주당이 이날 주진우 의원을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한 것을 두고 “또 체포라도 할 셈인가”라며 “야당의원의 비판에 대해 경찰과 사법기관을 통한 공포정치는 독재정권에서나 일어날 법한 일”이라고 힐난했다.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대통령이 화재복구에 온 힘을 다해야 할 시간에, TV예능프로에 출연한 것은 사과해야 할 사항이지, 고발과 겁박으로 입틀막할 사항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 의원도 “국민 비판이 거세지자, 방송 강행을 위해 오늘은 민주당이 물타기용 허위 고발을 하겠다고 한다”며 “내일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와 무고죄 등으로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 박수현 수석대변인을 형사 고소할 예정임을 알려드린다”고 맞받았다.
반면 민주당은 국민의힘은 허위사실로 흑색선전을 일삼는 등 정치공세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강력 반발했다.
박수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 대통령은 28일 오전 10시 50분 비상대책회의를 개최해 상황을 보고받고 대책을 논의했다”며 “이 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28일 오후 중대본 회의 개최 및 부처별 점검 사항을 지시한 후, 동일 오후 5시 30분 중대본회의를 주재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국민의힘이 48시간 의혹을 억지로 지어낸다고 해서 거짓이 진실이 되지는 않는다”며 “왜곡만을 일삼으며 국가 혼란을 부추기려는 행태를 멈추라”고 요구했다.
이와 달리 대통령실은 한 발 뒤로 물러나는 모습이다.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은 지난 4일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jtbc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를 녹화하고 오후 5시 30분 중대본회의를 주재했다”며 “방영을 연기해 줄 것을 해당 방송사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국가공무원의 사망으로 전 부처가 추모의 시간을 가지고 있는 점을 감안했다는 것이 김 대변인의 설명이다.
민주당 역시 추석밥상에 ‘사법개혁’을 올리려던 계획과 달리 ‘냉부해’ 논란이 부각되면서 곤혹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당 지도부가 ‘냉부해’ 논란 관련 언급을 자제하는 것도 이같은 기류를 반영하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이 흑색선전이라며 국민의힘의 공세에 반격하고 있고, 주진우 의원을 고발하는 등 법적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포인트를 놓치고 있다”며 “국가 재난 발생과 공무원의 사망이라는 침통한 분위기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예능에 출연했다는 것 자체가 ‘국민적 감정’을 건드렸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추석연휴 기간 ‘사법개혁’을 화두로 올리려던 당초 계획이 흔들릴 수 밖에 없게 됐다”며 “추석 연휴 이후 본격 추진하려던 ‘사법개혁’ 로드맵이 차질을 빚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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