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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을 ‘마약 사범’으로 지칭한 후 콜롬비아가 돌연 양국 긴장 완화 방안을 모색하고 나섰다. 콜롬비아 외교부는 21일(현지 시간) 보도자료를 내 “페트로 대통령이 존 맥너마라 주콜롬비아 미국 대사대리와 솔직하며 건설적인 대화를 길게 나눴다. 양국 관계의 현 교착 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첫 번째 접근”이라고 밝혔다.
최근 급거 귀국한 다니엘 가르시아 페냐 주미대사가 동석한 이 만남에서 페트로는 마약 코카인 원료인 코카 잎 재배 면적과 추정 코카인 생산량 관련 현재 공개된 통계 수치에 오류가 있음을 강조하며 불법작물 대체 프로그램 확대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해당 보도자료는 전했다. “코카 잎 재배 증가세가 2021년 43%, 2022년 13%, 2023년 9.8%, 2024년 3%로 둔화 중”이라면서 “미국과의 조율을 통한 개선으로 마약 퇴치 전략이 지속되길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20일 트럼프는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서 페트로를 “불법마약 수장” “콜롬비아 전역에서 마약 생산을 강력 장려해 온 인물”로 꼽으며 마약 밀매 퇴치 예산 지원 중단을 선언했다. 미 정부가 그간 콜롬비아를 마약 퇴치 협력 파트너로 삼아 코카인 생산·유통 차단과 마약 밀매 카르텔 억제를 위해 필요한 자금을 투입해 왔다. 5억 달러(7000억 원)가량 규모다. 트럼프 SNS 공개 직후 “국가원수에 대한 근거 없는 비난이자 주권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라며 발끈하던 콜롬비아가 사실상 태도를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콜롬비아는 1월 말에도 트럼프2기 정부 출범 직후 불법이민자 송환 문제와 관세 부과 등을 놓고 정면 충돌했다가 한발 물러난 바 있다. 7월엔 ‘페트로 축출을 위해 콜롬비아 전직 관료가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지원을 모색한다’는 의혹이 불거져 긴장감을 키웠고, 지난달엔 미 국무부가 유엔총회 참석차 방미 중인 페트로의 뉴욕 시위 참석을 ‘선동’으로 규정해 비자 취소까지 이뤄졌다. 일간 엘에스펙타도르 등 현지 언론에선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압박이 콜롬비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짚었다.
트럼프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마약 밀매 카르텔 우두머리”로 지목하며 카리브해 일대에 배치한 군에 ‘마약 운반선’으로 식별된 선박을 공격하도록 하는 등 공세 수위를 높여 왔다. 이후 마두로 정권이 ‘점진적 퇴진’ 방안을 제안했으나 거절당했다는 16일자 AP 기사가 나왔다.
한 트럼프 행정부 전직 당국자를 인용한 이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압박을 완화하고자 베네수엘라 당국자들이 마두로 퇴진안을 제안했지만 백악관에 거절 당했다. 마두로가 3년 내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에게 권력을 이양하며 2선으로 물러나는 게 퇴진안의 골자다. 대신 임기인 2031년 1월까지 정권이 유지된다. 로드리게스의 재선 도전 포기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마두로가 이 보도를 ‘가짜뉴스’로 일축하며 “우리 국민을 분열시키려는 시도”라고 목소리 높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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