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은 후 버려지기 쉬운 팔도 ‘왕뚜껑’ 등 컵라면 용기 일부가 실제로 ‘재활용 최우수’ 등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사용 후 오염·세척 가능성은 평가기준에서 빠져 있기 때문이다.
현행 등급평가는 용기의 재질과 색상, 부자재 분리 여부 등을 중심으로 이뤄져 있어, 식품용 포장재의 실제 사용 특성을 반영하도록 평가기준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환경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팔도 ‘왕뚜껑’과 칠갑농산 ‘우리 쌀국수’는 2021년 포장재 재질·구조 평가에서 ‘재활용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농심 ‘육개장 등 3종’은 2020년 ‘재활용 우수’, 팔도 ‘도시락’은 2021년 ‘재활용 우수’ 등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포장재 재활용 용이성 등급평가는 포장재의 재질·색상·무게와 재활용 용이성에 따라 ‘재활용 최우수’, ‘재활용 우수’, ‘재활용 보통’, ‘재활용 어려움’으로 구분한다.
컵라면 용기에 사용되는 폴리스티렌페이퍼(PSP)의 경우 몸체가 백색 단일재질이면 ‘재활용 우수’ 기준을 받을 수 있다.
라벨·마개·잡자재를 사용하지 않거나 몸체와 동일한 재질이면서 분리 가능한 경우에는 ‘재활용 최우수’ 등급을 충족한다.
반면 몸체가 백색 이외의 색상이거나 다른 재질과 결합돼 분리가 불가능한 경우 등은 ‘재활용 어려움’으로 분류한다.
그러나 PSP 판정방법은 몸체의 백색 여부와 단일·복합재질 여부, 라벨·마개·잡자재의 재질과 분리 가능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있지만, 음식물 접촉으로 인한 착색과 기름기, 세척 후 남는 오염 정도는 확인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을 담아 사용한 뒤의 상태는 반영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도 지난 5월 컵라면 용기 등에 쓰이는 PSP가 음식물 오염이나 유색 재질 등으로 인해 상당량 재활용되지 못하고 폐기돼 왔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음식물 오염을 실제 재활용 과정에서의 주요 장애요인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정작 재활용 용이성 등급을 평가할 때는 이를 반영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이 의원은 “순환경제의 핵심은 포장재를 어떤 재질로 만들었는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용한 뒤 실제로 다시 자원으로 순환할 수 있느냐에 있다”며 “음식물 오염 때문에 상당량이 폐기되는 용기에 ‘재활용 최우수’ 등급을 줄 수 있는 평가체계가 현실에 부합하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제 재활용 가능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높은 등급이 친환경성을 강조하는 근거로 활용된다면 ‘그린워싱’을 부추길 우려도 있다”며 “식품용 포장재의 정상적인 사용 후 오염과 세척 상태, 실제 수거·선별·재활용 가능성을 확인하고 그 결과를 평가기준에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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