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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태어나는 우리나라의 신생아 숫자가 10만명 선으로 곤두박질 쳤다. 저출산·고령화로 대한민국의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해 100년 뒤에는 2000만명 아래로 줄어든다는 충격적인 전망도 나온다. 전국 대다수 도시에서 고령인구 대비 가임기 여성 비율이 0.2명도 안되는 이른바 ‘소멸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를 막기 위해 20년 가까이 200조원의 예산을 쏟아 부었지만 저출산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출산기피 현상에 대한 접근 방식의 오류 때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표면적으로 보이는 문제에만 집중하다보니 정작 문제의 본질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스카이데일리는 이번주 이슈포커스 주제를 ‘위대한 유산’으로 정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협하는 저출산 현상에 대한 분석과 해법 등을 세 편에 걸쳐 보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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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과 고령화가 지속되면 대한민국 인구구조는 역피라미드 모양이 돼 종국엔 국력이 크게 쇠퇴할 것으로 점쳐진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생산연령인구 감소는 곧 생산량·잠재성장률 하락으로 직결돼 사회·경제적인 다양한 문제가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에 문제의 본질을 파헤쳐 제대로 된 해법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사회·구조적 환경에 저출산 기조 확산… “아이 낳는 행복 대신 취미·젊음 만끽하고 싶어”
이삼식 한양대 정책학과 교수는 저출산의 원인을 인구학·사회경제적 원인으로 나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인구학적 원인에 대해 “출산율은 혼인 수준과 기혼인구의 출산 수준에 따라 결정되는데 만혼과 비혼 등의 영향으로 여성의 유배우율(결혼율)은 2000년 90%에서 2020년 75%로 급감했다”면서 “배우자가 있는 여성의(유배우 출산율) 출산 경향도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회학적 원인으로 고용, 주거 문화 및 사회규범, 성평등 등의 요인을 꼽으며 “고용 불안정과 주거 확보의 어려움 등은 젊은 세대들이 결혼을 꺼리게 만들었고 결혼을 했더라도 교육비 부담이나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 양육비 부담 등의 이유로 출산을 미루거나 낳더라도 한 명만 낳는 세태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취업포털 사이트 인크루트와 바로면접 알바콜이 지난 9월 성인남녀 849명을 대상으로 ‘현대인의 가족관(家族觀)’에 대해 공동 설문 조사한 결과, 미혼자 10명 중 3명(30.1%)은 ‘비혼주의’인 것으로 파악됐다. ‘비혼주의’라고 답한 응답자 중 여성 비율은 68.7%로 남성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이들이 비혼주의자가 된 가장 큰 이유로 여성인 경우 ‘출산·육아 부담’(25.7%)이었으며 남성의 경우 ‘경제적인 여건’(56.9%)을 꼽았다. 응답자 중 무자녀 기혼자와 미혼자(30.6%)는 딩크족을 희망했다. 딩크족을 희망한다고 밝힌 이유로 여성은 △양육비·교육비 등 경제적 부담(23.5%) △내 삶에 집중하고 싶어서(23.5%), 남성 또한 △양육비·교육비 등 경제적 부담(40.0%)을 가장 많은 이유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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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이호연]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가 만난 20·30대 딩크족의 경우에도 경제적 문제뿐만이 아닌 출산·육아에 대한 부담을 아이를 낳지 않는 결정적 이유로 꼽았다. 육아에 전념하기보단 현재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고 즐기려는 소위 ‘욜로족(YOLO)’에 가깝다고 말했다.
서울 성북구에 거주하고 있는 김수현(가명·31·남)씨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을 했지만 아이는 가지지 않기로 양가 부모님께 말씀드렸다”며 “아내와 우리 생활에 집중해도 시간이 부족한데 여기에 아이까지 키우면 우리 인생을 제대로 즐길 수 없을 것 같아서 이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성동구에 거주하고 있는 주부 한소희(가명·28·여)씨는 “결혼은 했지만 집 문제, 직장 문제 등 출산·육아 외에도 고민해야할 게 산더미다”며 남편과 수차례 상의 끝에 각자의 취미생활을 즐기면서 자녀 없이 인생을 즐기며 살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노원구에 거주하고 있는 결혼 10년차 권명재(가명·37·남)씨는 “결혼 후 아이를 낳고 가정과 밥벌이에 신경 쓰며 행복을 뒤로 미루기보다는 지금 열심히 일하면서 젊음을 즐기고 싶다”며 “주변에서 ‘아이를 낳지 않을 거면 결혼을 왜했냐’라고도 말하지만 반대로 생각해 애를 낳으려고 결혼한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마포구에 거주하고 있는 구경이(가명·29·여) 씨는 “결혼 전부터 아이를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며 “현재 남편과 만족스러운 결혼 생활을 이어가다보니 더욱이 아이를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앞으로도 딩크족으로 살아갈 생각이다”고 말했다.
저출산→성장잠재력 하락→韓경제 저성장 악순환… “국가·산업적 측면서 심각한 타격”
대부분의 20·30대 젊은 부부들은 자신의 삶을 중요시하는 시대적 분위기에 편승하고 있다. 다시 말해 ‘나의 지금 행복’에 좀 더 많은 시간을 투자 하겠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해 일부 전문가들은 오늘날 딩크족 급증 현상이 시대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긴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땐 국력 쇠퇴의 전조라며 해결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영훈 경제지식네트워크 사무총장은 “딩크족 현상이 급증한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시대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변화라고 생각한다”며 “대표적인 이유로 크게 2가지를 뽑자면 여성의 경우 아이를 낳은 후 뒤따르는 경력단절현상과 삶의 질 하락 등이다. 이는 결국 초저출산 현상을 초래해 인구문제와 연계된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딩크족 현상의 결정적인 이유로 과거 대비 젊은 세대들의 사고방식의 전환이다”며 “소득수준은 과거에 비해 몰라보게 높아진데 반해 소득만족도는 오히려 과거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즉 대부분의 젊은 사람들이 자신의 소득이 적다고 인식하고 아이 낳기를 꺼린다는 의미다”고 운을 뗐다.
또한 “딩크족 급증은 국가적 측면에서 봤을 때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84명이었는데 세계 최저 수준에 가까운 점을 결코 가볍게 넘겨선 안된다”며 “산업적인 측면에선 생산가능인구가 급감해 국가경쟁력 하락 불가피는 물론 궁극적으로 성장잠재력이 크게 바닥칠 것이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성장잠재력이 약화되면 경제구조 전체가 요동을 치게 되고 기업들의 활동 저하가 불 보듯 뻔하다”며 “추가생산 활동을 해야하는 기업들의 입장에서 존폐 위기에 내몰리고 한국경제는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 된다”고 강조했다.
이상호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팀장은 “청년·신혼부부들은 자신의 삶을 중시하는 경향이 짙어 딩크족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 생각한다”며 “딩크족이 다른 의미는 인구절벽 현상 가속화를 뜻하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 성장잠재력에 급속한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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