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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도 사람처럼 아플 때 약을 먹는다. 특히 신장질환이나 심장질환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면 매일 꾸준히 약을 먹여야하는데 다수의 반려인은 아픈 반려동물에게 약을 먹일 때마다 강력한 저항에 부딪힌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 간식을 섞어 주거나 알약 먹이기, 주사기를 이용해 가루약 먹이기 등의 방법을 이용해 볼것을 권장했다.
반려견, 프락토올리고당 한두 방울 섞어 먹이기…반려묘, 캡슐약 처방
스카이데일리는 반려동물이 약을 잘 안 먹어 고민인 반려인들을 만났다. 반려인들은 반려동물에게 약을 먹이기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다 시도해봤다고 토로했다. 반려견 꾸루 반려인은 꾸루가 간식에 섞어 줘도 약을 안 먹어 간식을 가루로 만들어 섞어주거나 꿀에 타서 먹인다고 했다.
꾸루 반려인은 “꾸루가 발에 습진이 생겨 가루약을 처방받았는데 맛있는 간식과 같이 줘도 약을 거부했다”며 “수의사 선생님이 유제품 등의 식품을 피하고 꿀에 섞어 줘 보는 게 어떠냐고 하셔서 그렇게 줬더니 다행히 잘 먹었다”고 말했다.
반려묘 쇼다 반려인은 쇼다가 맛에 민감해 가루약과 물약을 먹이는 것이 아예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일부 먹성이 좋은 반려묘들은 좋아하는 음식에 섞어 가루약을 먹이는 것이 가능하지만 쇼다는 캡슐약을 처방받았다고 전했다.
쇼다 반려인은 “쇼다가 예전에 약을 먹고 쓴맛을 느껴 침을 게워내며 삼키지 않으려는 행동을 보인 적이 있다”며 “수의사 선생님의 추천으로 약의 맛을 느낄 수 없는 캡슐약을 처방받았다. 대부분의 반려묘는 캡슐약을 처방받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근호 수의사는 반려견은 쓴맛에 대한 감지도가 떨어져 맛있는 간식이나 꿀과 함께 섞어주면 비교적 약을 잘 먹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단맛을 좋아하는 반려견이라면 설탕 대신 열량이 낮은 프락토올리고당을 한두 방울 섞어 먹이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프락토올리고당을 떨어뜨린 반죽을 입천장에 발라주면 된다.
최 수의사는 “반려묘의 경우 평상시 좋아하는 통조림이나 액상 간식에 약을 섞어 주면 잘 먹는다”며 “약을 먹자마자 침을 흘리는 등 쓴맛을 극히 싫어하는 경우에는 캡슐약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이어 “개와 고양이는 송곳니와 어금니 사이 치아가 멀어져 있기 때문에 주사기를 이용해 약을 먹이는 방법도 있다”며 “이는 굳이 입을 크게 벌릴 필요가 없으며 혀를 날름거린다면 약을 잘 받아먹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최 수의사는 반려동물이 어떤 방식으로든 약을 먹지 않는다면 억지로 알약을 입에 넣어 한번에 삼키게 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이때 되도록 알약을 목구멍 깊숙이 한 번에 넣어주고 약을 먹인 후 소량의 간식이나 물을 줘 삼키게 유도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반려동물이 어릴 때부터 약 먹이기에 대한 거부감이 없도록 평소 훈련해야”
김옥진 원광대학교 반려동물산업학과 교수는 “반려동물에게 기본적으로 약을 먹이는 방법으로 알약이나 캡슐약은 알약을 목 안쪽까지 집어넣어 약을 삼키는 것을 확인한 후 손을 떼어 주는 것이다”며 “왼손으로 양쪽 송곳니 뒤쪽 공간에 손가락을 넣어 입을 벌리고, 오른손으로 약을 목구멍 속 혓바닥 뒤쪽 깊숙이 넣은 후 입을 닫은 상태에서 코에 바람을 불어주면 약을 삼키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물약은 주사기로 반려동물의 견치와 절치 사이 입 옆으로 주사기를 넣어 조금씩 먹도록 넣어 준다”며 “이때 너무 빠르게 넣어 주면 기도로 들어가 오연성 폐렴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혓바닥으로 삼키는 것을 확인하면서 천천히 넣어 주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가루약은 기호성이 높은 습식 캔이나 간식에 섞어 주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며 “펠렛 사료에 가루약을 뿌릴 경우 가루약이 흡입돼 기침을 유발할 수 있어 약간의 물을 섞어 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음식에 약을 섞여 먹일 때 주의할 점은 많은 양에 섞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음식을 남기는 경우 정량의 약을 다 먹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음식물에 약을 섞어서 줄 때는 약효를 떨어뜨릴 수 있는 유제품 등의 식품을 피하고 약효를 떨어뜨리는 음식이 있는지 미리 확인해야 한다.
이 때 가루약을 물에 타서 물약처럼 주사기로 입에 넣어 주는 방법도 있다. 가루약이 소량의 경우에는 동물병원에 요청해서 캡슐에 넣어 달라고 해서 캡슐로 먹이는 방법을 이용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반려동물에게 약을 쉽게 먹이는 것을 도와주는 기구도 나와있다. 약물 투약 보조기는 △피딩 킷 △필러 △필건 △디스펜서 등으로 불리고 있으며 알약이나 물약을 투입할 수 있는 간단한 기구다. 이외에도 가루약을 넣을 수 있는 캡슐, 알약이나 가루약을 안에 넣어 먹일 수 있는 투약 보조 간식, 가루약이나 알약을 섞어서 급여하는 기호성 높은 투약 보조 습식 캔 제품 등이 있다.
김 교수는 “당뇨병이나 쿠싱증후군, 아토피 등의 만성질환을 가진 반려동물은 평생 동안 매일 약을 먹여야 하는 경우도 있어 반려동물에 스트레스를 주지 않고 쉽게 약을 먹일 수 있는 방법들을 미리 숙지하고 있을 필요가 있다”며 “반려동물이 어릴 때부터 약 먹이기에 대한 거부감이 없도록 평소 훈련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몸에 좋은 약이라도 반려동물이 먹지 않으면 어떠한 효과도 기대할 수 없다”며 “사랑하는 반려동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반려동물에게 스트레스나 약에 대한 거부감이 생기지 않도록 반려인들이 약을 먹이는 방법을 습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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