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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건보료 고갈 위험론’에 부상한 중국인 숟갈론 팩트체크
‘외국인 300만 시대’ 건보료, 중국인 ‘먹튀’엔 여전히 무방비
중국인 건보지급액 ‘5000억원’ 외국인 지출액 중 ‘72%’
부양가족 등록 시켜놓고 ‘번번이 원정진료’ 적자 원인
‘외국인 건보 의무가입제’에 다른 외국인은 ‘피눈물’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2-23 13:50:00
▲중국인(한국계 중국인 포함)이 한국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료를 많이 받아간다는 이른바 ‘중국 건보료 먹튀론’이 논란이다. 지난해 7월 말 기준 외국인 건강보험 가입자는 122만여명이다. 건보 가입자 수 기준 상위 20개국 중에서 혜택받은 급여비가 보험료를 초과하는 나라는 중국이 유일했다. © 스카이데일리
  
‘고갈 논란’의 중심에 선 건강보험료는 최근 4년 동안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왔다. 가입자들의 부담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주목받는 게 ‘중국인 건강보험료 먹튀론’이다. 최근 언론에선 ‘월 7만원 내고 4억7500만원 치료받은 중국인’, ‘중국인 의료비 지출에 멍든 건보재정 적자만 ‘수 천억’’ 등의 보도가 이어졌다. 코로나19 사태로 가중되는 건보료 고갈 리스크에 국민적 우려는 커졌고 외국인에 대한 건보료 시스템을 손봐야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건보료 고갈’은 다가온 미래가 됐다. 올해 기준 건보료는 2017년에는 동결됐으나 △2018년 2.04% △2019년 3.49% △2020년 3.20% △2021년 2.89%로 연평균 인상률이 3%에 달했다. 건보료는 오르고 있으나, 건보기금은 빠른 속도로 줄고 있는 실정이다. 
 
건보 재정은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리다 2011년 흑자로 돌아선 후 7년 연속 흑자 행진을 하다 현 정부 들어 고갈 위험에 처하게 됐다. 2018년 20조원을 넘어선 건보 적립금은 같은 해 1조2000억원 적자를 시작으로 지난해 말 기준 17조원대로 떨어졌다. 건보 적자가 커진 이유는 비급여 의료 항목의 보장성을 강화한 ‘문재인 케어’에 대한 비판이 지배적이다. 약 3년 뒤인 2025년 적립금은 마이너스(-)가 된다. 올해 16조6000억원인 건강보험 적립금은 2024년 3조2000억원을 끝으로 고갈될 예정이다. 2027년에는 누적 적자가 16조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이 같은 ‘건보 고갈론’과 함께 주목받은 중국인이 건강보험에 무임승차하며 건보료 재정이 악화하고 있다는 비판은 언론과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공론화된 지 오래다. 
 
‘중국인 먹튀’는 사실, 외국인 건보료 납입자 중 ‘중국만 적자’
스카이데일리 취재 결과 ‘중국인 건보료 숟갈론’은 사실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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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중 건보공단에서 낸 돈 보다 많은 돈을 가져간 유일한 국가였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은 ‘가입자 국적별 재정수지’ 자료를 스카이데일리가 입수해 분석한 결과, 건강보험 가입자 수 기준 상위 20개국 중 최근 4년 사이 혜택받은 급여비가 보험료를 초과하는 경우는 중국밖에 없었다. 이들은 해당 기한 동안 1조8630억원을 보험료로 냈고 건보공단은 이들에게 2조2473억원을 지급했다. 적자폭은 3843억원에 달했다. 
 
구체적으로 중국인의 ‘보험료 대비 급여비’ 비율은 △2017년 134% △2018년 140% △2019년 118% △2020년 104%로 ‘평균 124%’를 기록, 100%를 넘지 않은 해는 한 해도 없었다. 기타 외국인 중 미국(45%), 일본(62%)및 베트남(69%) 등의 대다수 외국인 가입자는 ‘보험료 대비 급여비’ 비율은 100% 미만이었다. 인도네시아와 미얀마는 10% 안팎에 불과했다. 
 
문제는 중국인 가입자 수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점이다. 중국 국적의 건보 가입자 수는 2020년 기준 64만1360명이다. 2020년 기준 법무부의 출입국자 및 체류 외국인 통계를 보면,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203만6075명이다. 이 가운데 중국동포 등 한국계 중국인(64만7576명)과 중국인(24만7330명) 등 중국인이 89만4906명으로 44%를 차지하고 있다. 외국인 체류자의 거의 절반에 가까운 수가 중국계 외국인인데다 이들 때문에 건강보험 적자폭이 해마다 높아져 가고 있던 것이다.
 
▲ 2017년도 부터 2020년도까지 4개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공개한 외국인 가입자 국적별 재정수지를 보험료 대비 급여비 평균을 낸 통계표에서 100%를 초과(급여비가 보험료를 초과)한 국가는 중국이 유일하다. © 스카이데일리
 
중국인 건보료 먹튀론에 불을 붙인 건 이용호 무소속 의원이 지난해 9월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국내 외국인 건강보험가입자 현황 자료였다. 중국인 A씨는 최근 5년 간 30억원에 가까운 건강보험 혜택을 받았다. 
 
이 중 29억6301만원의 건강보험 급여를 받은 것은 피부양자인 중국인이었다. 본인 부담금은 3억320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고 건보 급여자 상위 10명 중 7명이 중국인이었다. 5명이 피부양자였으며 3명은 현재 건강보험자격조차 유지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중국인이 한국 의료보험에서 천문학적인 액수의 혜택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영상이 퍼지며 논란이 불거졌다. 
 
영상에서 한국에 직장을 둔 한 중국 여성 B씨는 중국에 계신 어머니가 뇌동맥류 의심을 진단 받자 한국에 입국시킨 후 서울시내 모 대학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받게 했다. B씨는 병원 진찰을 위해 어머니를 보험에 가입시킨 후 피부양자가 된 B씨의 어머니는 해당 병원에 입원 후 동맥 혈관 색전술 등의 다양한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진료비는 총 의료비 1400만원의 10분의 1수준인 149만8310원 수준으로 의료비의 90% 이상을 국내 건강보험으로 충당한 것이다. B씨는 민간보험 급여를 더해 본인 부담금은 20만원 안팎에서 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네티즌들은 해당 영상에 “내국인들이 열심히 낸 돈을 중국인이 가로채고 있다”, “중국인이 건보료에 얻은 숟갈은 결코 치워지지 않을 것” 등의 부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이와 관련해서 의료진들은 중국인이 건보료 지급에 유리한 환경이라 입을 모았다. 경기도 내 종합병원 소속의 전문의 C씨는 “지리적으로 가까운 나라일수록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행기값 등으로 부양가족을 불러들여 진료와 치료를 받게 한다”라며 “경험상 중국인, 베트남인들이 많았다”고 했다. 경기도 내 종합병원에 근무 중인 의사 D씨는 “중국계 한국인인 조선족들이 확실히 진료를 많이 받는 편”이라며 “언어적인 부분에서 편리함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중국인 먹튀’ 잡겠단 건보료 개정안 타 국적 체류외국인 ‘차별’
 
우리 정부도 ‘중국인 먹튀 비판’에 무대응한 건 아니다. 실제 2019년 7월 건보공단의 재외국민에 당연가입제도 실시에 따라 6개월 이상 머무는 외국인은 건강보험 당연대상가입자가 됐다. 직장가입자나 피부양자가 아닌 경우 지역건강보험에 당연적용된다. 건보료 책정도 소득·재산 파악이 어렵다는 이유로 전체 가입자의 월평균 보험료(2019년 기준11만3050원)를 이들에게 일괄 적용했다. 미납 시 6개월 이내로 3회까지는 비자 연장을 허용하되, 4회 째 미납 시 체류를 불허하는 강수를 뒀다. 
 
이 같은 조치는 중국인을 제외한 외국인 노동자의 역차별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소득과 자산이 적은 이주노동자도 내국인 가입자의 평균 보험료에 맞춰 보험료를 납부해야 하는 실정이 됐다. 농어업 이주노동자 중 상당수가 저임금 혹은 최저임금을 받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러한 보험료 책정은 부당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가족단위로 체류하게 되는 외국인의 경우 만약 한 달 소득이 최저임금 수준이라해도 매월 30만~40만원의 건강보험료를 내야 한다. 2018년 기준 이주노동자의 평균 연봉은 2590만원으로, 내국인 노동자의 평균 연봉 3519만원보다 1000만원 이상 낮은 편인 것을 감안할 때 저임금 외국인 가정의 부담은 가중될 수 밖에 없다. 
 
▲ 강원도 원주시 국민건강보험공단 본부 사옥 [뉴시스]
 
부작용은 통계로도 드러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19년 10월 건보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당연가입 제도 실시 후  한 달 간 50만여명의 외국인 및 재외국민이 건강보험에 가입됐다. 이들 중 27만여 세대만 정상 가입비를 정상납부해 70% 낮은 징수율을 보였다. 뉴질랜드 외국인 세대의 건강보험 징수율이 80.7%로 가장 높았고, 중국(78.2%), 캐나다(77.4%) 순이었다. 건보 징수율이 가장 낮은 외국인 및 재외국민의 국적은 스리랑카 14.7%였고, 인도네시아(20%), 태국(29.1%), 베트남(35.6%), 미얀마(35.9%), 필리핀(39.1%) 순으로 나타났다. 
노동계 일각에선 중국인을 제외한 상당수 외국인에겐 개정 건보 제도가 ‘체류 자체에 대한 위협’으로 받아들여지는 상황이 빚어졌단 목소리가 빗발쳤다. 중국인을 중심으로 불거진 ‘원정 치료’, ‘먹튀 논란’에 대응하기 위해 나온 제도가 다른 외국인의 체류 자체를 ‘건보료 납부 제도’로 위협하는 역작용으로 이어진 것이다. 
 
 
지난해 5월 주유선 계명대학교 교수가 발표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이주노동자의 건강권 보장 시태 및 정책과제’ 보고서를 보면 이주노동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비전문취업(E9) 이주노동자는 어렵고, 지저분하고, 위험한 ‘3D’ 분야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고, 대부분 방문취업제 중국동포(H2)보다 열악한 현실에 처해 있다. 지난해 기준 90만여명에 달하는 이들은 특히 E9집단으로 낮은 건강보험가입률과 고용주에 의한 건보 미가입 등의 공통된 조건을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주 교수는 상대적으로 저임금을 받는 외국인에게 내국인의 평균 보험료를 부담하게 하는 것은 과도한 조치라고 봤다.‘높은 건보료 문턱’과 ‘낮은 처우와 임금’에 막혀 ‘건보료 사각지대’에 내몰린 건 납부한 건보료 대비 낮은 치료 혜택을 받으며 일괄적으로 고액의 건보료 납부를 강제 받는 저임금 외국인노동자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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