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4º
습도 40%
강릉 27º
습도 25%
대전 14º
습도 90%
)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정도를 벗어난 ‘야바위 짓’에 한국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형배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했다. 민주당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을 강행처리하기 위한 사전 조치다. 민주당이 법사위에서 검수완박 법안을 밀어붙인다면 국민의힘은 합법적 의사 진행 지연 수단인 안건조정위 회부를 요청할 수 있다. 조정위는 여야 각 3인으로 구성되는데, 민주당 소속 박광온 법사위원장이 야당 몫 1명을 무소속에게 주겠다며 민형배 의원으로 지정하면 조정위는 4대 2로 무력해진다.
민주당은 이미 법사위에서 박성준 의원을 빼고 친여 성향 양향자 무소속 의원을 배치했지만 양 의원이 “다수당이라고 해서 자당 국회의원을 탈당시켜 안건조정위원으로 하겠다는 발상에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며 검찰개혁 속도조절론을 들고 나오자 대타로 민 의원을 내세운 것이다. 양 의원은 “민주당 내에서 검수완박 안 하면 문 정부 청와대 사람 20여명이 감옥갈 수 있다고 설득했다”고 폭로했다.
민주당 행태는 민주주의를 짓밟는 꼼수다. 이 정도면 자유당 시절 사사오입 개헌에 버금가는 반민주적 작태다. 여권은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다’라는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했던 말을 반추해 봐야 한다. 민주당은 한동훈 법무장관 후보자 지명을 대국민 인사 테러라고 했다. 그럼 민형배 법사위원 탈당은 민주주의 테러라고 해도 달리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오죽하면 민주당 내에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겠는가.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이렇게 정치해서는 안 된다. 고민이 있었겠지만 정치를 희화화하고 소모품으로 전락시키는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앞으로도 여러 편법을 동원할 전망이다. 우선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할 경우, ‘회기 쪼개기’로 무력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국회법에 따르면 회기가 끝나면 자동으로 필리버스터가 종료되고, 안건은 다음 회기에 자동 상정된다. 이 때문에 26~27일쯤 4월 임시 국회를 끝내고, 27~29일 각각 하루짜리 임시국회를 소집하면 두 건의 ‘검수완박법(검찰청법, 형사소송법)’을 처리할 수 있다.
어느 모로 보나 민주당이 무리수를 두고 있다. 문재인 정권이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수사처 신설로 검찰 수사권을 6대 범죄로 축소했는데 그나마도 모두 빼앗겠다는 것이다. 검수완박은 국민의 인권보호에 위해를 가할 수 있는 개연성이 크다.
검수완박은 위헌 소지도 크다. 헌법 제12조 3항은 ‘체포·구속·압수 또는 수색을 할 때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수사권의 주체인 검사가 영장을 신청하기 위해선 수사권이 당연히 전제돼야 한다. 검사의 수사권을 배제하면 공수처 소속 검사와 경찰 수사 기구에 파견나간 검사도 수사를 못하게 된다.
이러니 법원행정처 차장마저 “형사소송법의 근본을 바꾸는 안에 대해 법조계·언론·시민단체 등과 토론회나 간담회를 하는 등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야 하지 않느냐”고 답했다. 최근 민주당의 검수완박 법안에 대해 변호사단체·시민단체·학계 등이 신중론을 강조하며 사실상 반대 의견을 표명한 것과 같은 취지의 입장이다.
역사는 사필귀정이다. 비상식적이고 반민주적인 짓을 벌인 정치집단은 결국 몰락의 길을 걸었다. 민주주의의 기본 정신인 견제와 균형을 철저하게 깔아뭉갠 민주당을 기다리는 것은 국민의 엄중한 심판뿐인 것이다.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검수완박 법안을 폐기하거나 충분한 여론 수렴을 거쳐 여야·검경 및 법원 합의하에 신중히 추진하길 촉구한다.
후원하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연재기획 ‘반대세의 비밀’ 
연재소설 ‘최초의 당신’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