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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할 때마다 ‘-을’로 끝나는 두 음절 단어 5개를 들어 보라는 퀴즈를 즐겨 낸다.
가을·고을·노을·마을까지는 그런대로 대답을 잘하는 편이지만 ‘리을’을 바로 내놓은 사람은 드물다. 이제 다음에 나열하는 단어를 살펴보자.
‘가롱, 그리세린, 나염, 나이롱, 로얄제리, 메론, 무랑루즈, 부르스, 빠레트, 아랑 드롱, 우담바라, 팜프렛, 프랑카드’.
이들 단어의 공통된 특징은 죄다 받침 리을(ㄹ)이 하나씩 다 빠졌다. 이런 경우의 단어는 이보다 훨씬 더 많다. 어쩌다 이렇게 리을이 빠진 표기가 많을까? 혹자는 일본을 통해 들어오면서 일본어의 영향을 받은 현상이라고들 하지만 무조건 그렇게 치부할 수만은 없다.
어쨌든 바른 표기는 이렇다.
‘갤런, 글리세린, 날염, 나일론, 로열젤리, 멜론, 물랭루주, 블루스, 팔레트, 알랭 들롱, 우담발라, 팸플릿, 플래카드’.
‘까짓것 편하게 쓰면 되지 뭘 그리 골치 아프게…’라는 이들도 있지만 어휘를 규정에 맞게 쓰는 것도 문격(文格)에 해당한다.
한국어문교열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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