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트윈데믹’을 이겨 내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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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Talk] 독감유행

올겨울 ‘트윈데믹’을 이겨 내려면

임한상 차장대우 기자페이지 + 입력 2022-10-12 00:02:30

가을이 깊어가면서 아침저녁으로 사뭇 날씨가 쌀쌀해졌다. 그래서인지 해열제와 감기약이 약국에서 동이 나고 소아 감기 환자가 병원에 북적이고 있다는 반갑잖은 소식에 귀가 쫑긋해진다.

최근 질병관리청이 낸 ‘감염병 표본감시 주간소식지’에 따르면 독감 의심 환자가 일주일 새 45% 늘어났고 급성호흡기감염증 입원환자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확진 감소세는 둔화되면서 일각에선 올겨울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대유행하는 ‘트윈데믹(twindemic)’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2년도 40주차(9월25일∼10월1일) 독감 의심 환자는 외래환자 1000명당 7.1명으로 일주일 전 4.9명에 비해 44.9% 급증했다. 특히 영유아 환자가 많아졌다.

지난달 16일 질병관리청은 코로나 사태 이후 처음으로 독감 유행주의보를 전국에 발령했다. 37주차 독감 외래환자 비율이 1000명중 5.1명으로, 2022~2023절기 유행기준 ‘외래환자 1000명당 4.9명’을 초과한 데 따른 조치였다.

유행기준은 지난 3년 비유행 기간의 평균 독감 의사(擬似) 환자 비율에 따라 산출된다. 의사 환자란 확진 환자는 아니지만, 당국이 정한 사례 정의 요건에 따라 감염이 의심되는 환자를 가리킨다. 이번 절기 기준은 코로나19 거리두기 등의 영향으로 예년보다 낮았다. 직전 절기(2021-2022 절기) 유행 기준은 5.8명이었다.

연령별로 살펴보니 만 1∼6세 유아(1000명당 12.1명)에서 의심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했다. 유행 기준의 2.5배 수준이었다. 38주차까지만 해도 6명대였는데 39주차에 7.9명으로 늘더니 40주차에 들어 전주보다 52.2%나 치솟았다.

40주차 바이러스성 급성호흡기감염증 입원환자도 임상 감시 참여 병원 196곳 기준 940명으로, 39주차 896명에 비해 44명이나 늘었다.

바이러스별로 살펴보면, 면역력이 약한 유아동 사이에서 유행하는 ‘사람 메타뉴모바이러스’(human metapneumovirus·HMPV) 감염 환자가 296명(31.5%)으로 가장 많았다. 영아나 어린 소아에서 나타나는 오랜 기침이나 쌕쌕거림의 상당 부분이 메타뉴모바이러스와 관련된 증상으로 알려졌다.

다음으로는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espiratory syncytial virus·RSV) 감염 287명(30.5%), 리노바이러스(rhinovirus) 감염 173명(18.4%) 순이었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는 급성 호흡기 감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로 매년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유행한다. 영유아에게 유독 위험한 바이러스로 악명이 높다.

리노바이러스는 건조하고 찬 환경을 좋아한다는 특징이 있는데 코로나 바이러스와 달리 염증을 일으키지 않아 열이 나는 몸살같은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코가 차갑고 건조한 상태일 때 리노바이러스 감염률이 높다는 게 정설이다. 그래서 리노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우리 몸은 콧물을 많이 만든다. 축축한 것을 싫어하는 리노바이러스에 대항하기 위해서다.

전문가들은 요즘 코로나19 확진자 규모가 줄고 있으나 다가오는 11월부터 내년 3월 사이 재유행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섞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없는 첫 가을과 겨울을 맞이하면서 그동안 잠잠해 있던 다른 바이러스가 퍼져나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도 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3년 만에 독감 유행주의보가 발령됐으며, 겨울철 코로나가 다시 유행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현재 방역당국은 독감과 코로나19 예방접종을 동시에 진행하며 ‘트윈데믹’ 대비에 나섰다.

호흡기감염증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치료제나 백신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실내 환기와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 개인 및 단체위생에 각별히 신경을 쓰는 수밖에 없다. 우리가 트윈데믹과 만나지 않고 ‘시련의 겨울’을 이겨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방역수칙을 체질화·생활화하는 것이 아닐까.

임한상 차장대우 hsr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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