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M&A 시 의무공개매수제도 도입… 일반주주 보호 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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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양수도 방식의 경영권 변경시 일반투자자 보호방안 세미나’ 개최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12-21 17:20:19

▲ 21일 금융위원회는 한국거래소·자본시장연구원과 함께 ‘주식양수도 방식의 경영권 변경 시 일반투자자 보호방안 세미나’를 개최하고 방안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스카이데일리

금융당국이 일반주주의 권익을 제고하기 위해 인수합병(M&A) 과정에서 경영권이 변경될 때 의무공개매수제도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의무공개매수제도는 상장회사의 지배권을 확보할 정도의 주식을 취득할 경우 주식의 일정 비율 이상을 의무적으로 공개매수의 방법으로 취득하도록 하는 제도다.

21일 금융위원회는 한국거래소·자본시장연구원과 함께 ‘주식양수도 방식의 경영권 변경 시 일반투자자 보호방안 세미나’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방안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국내 M&A의 대다수는 주식양수도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일반투자자를 보호하는 제도가 크게 부족하다는 의견이 제기돼 왔다”며 “이는 유럽연합(EU)·일본·미국과 같은 주요 국가와는 매우 다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 부위원장은 이어 “정부는 기업의 경영권 변경과정에서 원하는 경우 피인수 기업의 일반주주들이 보유한 지분을 인수기업에 매각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할 예정”이라며 “이 과정에서 일반주주들도 지배주주와 같이 기업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주주평등의 원칙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겠다”고 전했다.

현재 우리나라 상법은 합병·영업양수도 방식의 M&A와 관련해 주주총회 결의, 주식매수청구권 등 주주보호 장치를 규정하고 있지만 주식양수도 방식의 경우 주주보호 장치가 미비한 실정이다. 특히 해당 M&A에 반대하는 일반주주는 자금회수 기회가 없고 지배주주와의 경영권 프리미엄 공유도 불가능하다.

EU와 영국은 일정규모(25~33%) 이상의 주식을 취득하려는 경우 잔여주주 모두를 상대로 매수를 청약할 의무(공개매수)를 부과한다. 일본은 3분의1을 초과해 주식을 취득할 경우 공개매수 방식에 의하여야 하고(3분의1룰), 3분의2를 초과해 주식을 취득하는 경우 잔여주주가 보유한 모든 주식에 대해 매수(청약) 의무부과(3분의2룰)한다.

금융당국은 M&A시장 위축 등을 고려해 기업 간 M&A를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정상적인 M&A를 저해할 가능성을 최소화하면서도 일반주주에 대한 보호장치를 마련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설계했다.

우선 의무공개매수제도를 도입해 M&A과정에서 피인수기업의 일반주주도 보유 지분을 ‘경영권 프리미엄’이 반영된 가격에 인수자에게 ‘매각’할 수 있는 충분한 기회를 보장하기로 했다. 자본시장법상 규율대상인 상장회사를 대상으로 주식의 25% 이상 보유한 최대주주가 되는 경우 잔여 주주를 대상으로 공개매수의무를 부과한다.

매수가격은 글로벌 제도와의 정합성, 일반주주에 대한 두터운 보호 제공 필요성, 주주평등 원칙 등을 감안해 지배주주와 경영권 프리미엄을 공유하는 방안으로 동일 가격을 적용한다. 총 50%+1주 이상 매수 의무를 부과(경영권 변경 지분 포함)한다. 일반주주 보유지분 전량을 매수하게 할 경우 과도한 인수대금 등으로 M&A 위축 가능성이 우려되는 만큼 경영권 변경 지분 확보 후 잔여 지분의 일정부분에 대해 공개매수 의무를 부과한다는 계획이다.

이때 공개매수에 응한 주식이 50%를 초과하는 경우 비율대로 안분하고 50%에 미달하는 경우에는 해당 공개매수 청약물량만을 매수하는 것으로 의무를 완료한 것으로 규율한다. 일반주주에게 충분한 매각기회를 부여했다는 점에서 인수자에게 추가적인 공개매수 의무를 부과하지 않을 예정이다.

다만 일반주주의 권익 침해 가능성 등을 감안해 합리적이고 타당성 있는 사유에 대해서는 해당 제도를 적용하지 않도록 한다. 기업 구조조정 등과 같이 산업합리화를 위해 필요한 경우나 다른 법률에서 부과된 의무에 따라 지분을 취득하는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자본시장법 개정 이후 시행령 등 하위법령 개정과정에서 이를 구체화할 예정이다.

이 제도가 시장에서 조기에 잘 안착될 수 있도록 감독하고 위반 시 위반내용에 따라 합당한 제재를 가할 방침이다. 위반 시 의결권 제한, 처분명령 및 행정조치, 형벌 부과 등을 내리기로 했다. 시장참가자들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자본시장법 개정안 통과 이후 유예기간은 1년 이상 충분히 부여할 계획이다.

김광일 금융위 공정시장과장은 “일반주주도 기업 경영권 변경과정에서 지배주주와 마찬가지로 경영권 프리미엄을 공유하는 효과가 있다”며 “지배주주와의 불투명한 거래를 통해 일부 지분만으로 기업을 인수해 일반주주에 피해를 주는 ‘약탈적 기업인수’ 사례가 미연에 방지되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이날 발표된 방안을 중심으로 내년 중 자본시장법 개정을 차근차근 추진할 계획이다. 또 일반투자자를 보다 두텁게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발굴해 ‘2023년도 금융위원회 업무계획’에 반영·추진하는 등 정책적 노력을 다 할 방침이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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