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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 한 마리가 산꼭대기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었다. 염소가 고개를 드는 순간 그만 뿔이 전깃줄에 걸려 케이블카처럼 미끄러져 내려가다 중간에 매달려 있었다. ‘한 남성이 산비탈에 놓여진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염소 뒷다리에 줄을 묶고’ 꼭대기로 끌어올려 염소를 구했다. 유튜브에서 먼 나라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올리며 설명하는 글에서 오류가 눈에 띄었다.
‘놓여지다’는 피동형이 겹친 표현으로 이중피동 또는 겹피동으로 부르는 구조이다. 우리말에서는 3가지 방법으로 피동형을 만든다. 접미사 ‘-이, -히, -리, -기’와 ‘-되다’, 보조용언 ‘-어지다’를 붙이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 요소 중 두 가지 이상이 사용되면 이중피동형으로 간주하게 된다.
‘놓여지다’는 ‘놓+이(접사)+어지다(보조용언)’ 구조로 두 가지 요소가 결합돼 있다. 따라서 능동형 ‘놓다’는 ‘놓이다, 놓인’이면 피동 표현으로 충분하다. 또 ‘사용하다’를 ‘사용되다’로 하지 않고 ‘사용되어지다’로 쓰게 되면 역시 이중피동형에 해당한다.
한국어문교열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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