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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군부가 지난 20일 계엄령 선포에 이어 22일 쿠데타를 선언하면서 6월 황금연휴와 여름휴가에 태국 여행을 계획했던 소비자들의 예약 취소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여행 취소 위약금을 놓고 여행사들과 소비자들 간 갈등이 빚어지는 모습이다.
외교부는 불안 태국 정세를 고려, 태국 전 지역에 대한 여행 경보를 1단계 ‘여행유의’에서 2단계 ‘여행자제’로 한 단계 격상했다. 그러나 외교부의 여행경보가 2단계까지는 강제성을 띄지 않고 있기 때문에 여행사들이 위약금을 부과해도 소비자들은 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처지다.
현재 모든 여행사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고시한 국외여행 표준약관에 의거해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지난 3월 개정된 여행사 공통 국외여행 표준약관에 따르면 여행 출발 30일전까지 여행 취소를 통보할 시 계약금액 전액을 환불받을 수 있다. 그러나 여행 출발 20일 전 통보 시 계약 금액의 10%, 10일 전 통보 시에는 15%, 8일 전 통보 시에는 20%, 하루 전 통보 시에는 30%, 여행 당일은 50%의 취소 수수료를 물어야 한다. 다만 천재지변이나 정부명령(여행경보 3단계 ‘여행제한’ 이상) 등 불가피한 상황이 있을 경우 취소 수수료 없이 취소가 가능하다.
지금까지는 양대 국적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만 태국행 항공권에 대해 취소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을 뿐 나머지 항공사와 여행사는 ‘규정에 따른 취소 수수료 지불 후 환불’이라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소비자와 여행사, 양측의 입장 모두 이해는 간다. 소비자들의 경우 정부 여행경보가 격상되면서 여행 취소 쪽으로 마음은 기울고 있으나 지불해야 할 취소 수수료가 아까워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취소 수수료를 받는다 해도 손해를 보는 여행사 측도 여행 경비를 전액 환불해주는 것은 수용할 수 없어 국외여행 표준약관에 따른 처리를 고집하고 있는 것이다.
아쉬운 것은 외교부의 입장이다. 외교부는 “권고만 할 뿐 여행사와 여행자간의 자유계약에 따른 것이기에 취소에 대해선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태국 군부가 계엄령을 선포하자 정홍원 국무총리가 22일 재외국민에 대한 안전관리와 관련, “‘여행경보 신호등 제도’를 도입하고 위험지역에 대한 주의 경보를 상황에 따라 신속하게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어찌 보면 가장 민감할 수 있는 여행 취소 위약금 문제 해결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쿠데타가 일어난 태국은 아직 전쟁터라고는 볼 수는 없지만, 위험성에서 만큼은 천재지변에 준하는 것으로 판단하는 게 옳다고 대다수 누리꾼들은 주장하고 있다. 만약 취소 수수료 지불에 반감을 가진 소비자들이 태국으로의 여행을 강행했다가 사고라도 당하게 되면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대한민국을 벗어난 국민의 안전을 돌봐야 하는 외교부로서는 좀 더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 쓰는 자세가 필요하다. 앞으로 이와 비슷한 사태에 대비해 소비자와 여행사 양측 다 수긍할 수 있는 적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이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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