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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논문 표절 및 자녀 조기유학, 건강보험 논란 등에 대해 해명하며 사과했지만, 의혹을 둘러싼 공방은 더욱 격화됐다. 이날 청문회는 정책 비전보다는 후보자의 도덕성과 공직 자질 논란에 초점이 맞춰졌으며, 광주 지역 교원단체까지 자진사퇴를 촉구하고 나서면서 여론도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16일 광주교사노조, 실천교육교사모임, 전교조 광주지부 등 3개 교원단체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진숙 후보는 유·초·중등 교육에 대한 전문성과 실천 경험이 현저히 부족하며, 입시 경쟁 완화나 교권 보호 등 교육 현안을 해결할 역량이 없다”고 비판하며 자진 사퇴와 대통령의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청문회에서는 자녀 조기유학과 건강보험 문제, 제자 논문 가로채기 의혹이 집중 질의됐다. 이 후보자가 제출하지 않은 자료가 19건에 달하고, 증인 채택 과정에서도 여야 간 공방이 벌어지는 등 청문회 자체의 신뢰도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은 인사청문회에서 이진숙 후보자의 자녀 조기유학 문제를 정조준하며 “자녀의 유학에 들어간 10억 원 상당의 비용은 오직 후보자만이 감당할 수 있었던 특권적 선택”이라며 “그런 인사가 어떻게 공교육의 수장이 될 수 있느냐”고 직격했다. 그는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의 인물이 그려진 지폐를 손에 들고 “대다수 국민은 자녀 교육을 위해 절실하게 기도하고 절약하며 버텨왔다”며, “자신은 공교육을 선택하지 않았던 사람이 이제 와서 공교육의 가치를 말할 자격이 있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서지영 의원도 후보자의 교육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서 의원은 “어머니로서 자녀에게 최상의 환경을 제공하고자 했던 점은 이해하지만, 대한민국의 교육정책을 책임질 장관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며, “자녀가 다닌 미국 사립고와 대학 등록금만 수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많은 학부모들이 현실적으로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선택”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공교육을 이탈한 경험을 가진 인물이 공교육의 미래를 설계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공정의 가치와도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자는 해당 질의에 대해 “자녀의 건강보험 문제는 단순한 행정 착오였다”며, “이번 청문회를 준비하면서 오류를 확인했고 즉시 지역가입자로 전환해 정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실수가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쳤다면 깊이 사과드린다”며 자리에서 일어나 90도로 고개를 숙이며 사죄의 뜻을 전했다.
논문 표절 의혹과 관련한 질의에는 다소 방어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 후보자는 “충남대 총장 재직 시절 외부 전문가들의 검증을 거친 결과, 제가 작성한 논문의 표절률은 대부분 10% 미만으로 확인됐다”며 “현재 언론이 보도하고 있는 유사율 수치는 실제 표절 여부와 다르며, 카피킬러라는 프로그램 자체가 연구 윤리를 정밀하게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한 “논문 표절이라고 지적된 자료 대부분은 이공계 특성상 공동연구 과정에서 작성된 것이며, 제자가 수행한 연구 과제를 지도교수가 1저자로 등록하는 것은 통상적인 학술 관행”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후보자의 해명은 야당은 물론 교육계 일각에서도 충분한 설득력을 얻지 못한 채 비판을 불러왔다. 특히 일부 논문에서 오탈자까지 일치하는 표절 정황이 드러난 점, 제자 논문과 구조 및 서술이 거의 동일한 사례가 다수 확인된 점 등을 근거로 “단순한 공동 연구나 학술 관행을 넘어선 명백한 연구 윤리 위반”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 후보자는 모두발언에서“AI 융합 시대에 걸맞는 인재 양성을 위해 디지털 문해력 강화와 초·중·고 AI 기초 역량 확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또한 “서울대 10개 만들기” 구상을 제시하며 “지역 거점대학 육성과 교육 불균형 해소, 교권 회복, 정서 지원 체계 등을 정책 기조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의 공세를 ‘정치적 공세’로 규정하며, 이 후보자의 정책적 비전과 행정 경험을 부각하는 데 집중했다. 김문수 민주당 의원은 “이 후보자는 여성으로서 국립대 총장을 역임하고 두 자녀를 키워내며 교육과 학문에 헌신해온 인물”이라며 “과거의 일부 실수로 전체 경력을 매도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김 의원은 “우리는 이제 교육 대전환의 시기에 서 있다. 정치공세보다 후보자의 철학과 역량에 대한 평가가 우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의 ‘자격 미달’ 발언에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청문회가 시작도 되기 전에 후보자를 단정 짓는 듯한 발언은 민주주의 절차를 부정하는 태도”라며, “적어도 인사청문회는 검증의 장이자 설명의 기회인데, 이 후보자에게 마땅히 주어져야 할 설명의 기회마저 비하와 비난으로 일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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