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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지방 공동화 현장을 가다(下-부동산)
인구는 줄고 분양은 봇물… 매물 쌓여 아파트값 폭락 악순환
1만3987호 주인 못 찾아… 2021년 12월부터 적체 눈덩이
0점대 경쟁률 수두룩… 수성·남구 비어있는 새집 6193호
5억대 하던 신축아파트 3억 떨어져… 던지는 매물 줄이기
신성수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4-24 00:05:00
 
▲ 날로 심해지는 수도권 집중과 지방 공동화 현상 속에서 대구는 광역시 가운데 전출 인구가 가장 많은 도시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계없음.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한원석 팀장|양준규·신성수 기자] 저출산과 고령화로 대한민국 인구가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지방 인구가 수도권으로 몰리고 있다. 이 같은 인구의 수도권 밀집이 ‘지방 공동화’ 현상을 가속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지방 소재 기업들이 중국이나 동남아로 공장을 이전하면서 일자리와 함께 인구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런 영향으로 지방 아파트들의 미분양이 속출하면서 지방 부동산 시장도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높아진다. 이에 각 지방자치단체는 해당 지역을 살리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으나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대구, 전국 미분양 주택 1등… 더 증가할 수도 있어
 
통계청이 전국의 인구 이동 통계를 분석한 결과 2월 서울과 경기·인천의 인구수는 각각 3467명, 4738명, 2569명 증가하며 전입 인구수 기준 상위권을 차지했다. 수도권 지역을 제외하면 충청남도가 1462명으로 가장 많았다. 반면 전출 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은 경상남도로 4162명이 타지로 이동했고 뒤이어 경상북도와 대구광역시가 각각 2015명과 1701명의 전출 인구를 기록했다.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 인구 및 세대현황에 따르면 2월 대구광역시 인구는 236만여 명으로 비(非)수도권 광역시 중 부산(332만여 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인구를 기록하고 있다. 경상남도(327만여 명)와 경상북도(259만여 명)를 포함하더라도 대구의 인구수는 상위권에 속한다.
 
하지만 이러한 대구 지역의 부동산 현황은 심상치 않다. 2021년 12월에 소폭 감소했던 것을 제외하면 미분양 주택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국토교통부의 미분양 주택 현황에 따르면 2월 기준 미분양이 가장 많은 지역이 대구광역시로 나타났다. 
 
대구의 2월 미분양 주택은 총 1만3987호로 전월에 비해 422호(3.1%)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2월 4561건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약 3배 증가한 수치다. 문제는 올해 입주 예정 세대가 약 3만6000호로 미분양 주택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점이다.
 
이러한 미분양 주택은 대구에서도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최근 대구광역시에서 발표한 지역별 미분양 월간 추이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대구지역 미분양 총 1만3445호 중 수성구와 남구에서 각각 3105호와 3088호로 가장 많은 미분양 물량이 발생했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박서현 기자) ⓒ스카이데일리
 
부동산 전문 플랫폼 ‘호갱노노’에 따르면 올해 1월 분양을 시작한 동구 힐스테이트 동대구센트럴 84A타입은 1순위 경쟁률 0.04대 1로 청약이 미달됐다. 같은 단지 84B 타입의 경우는 경쟁률 0.01대 1로 A타입보다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 수성구 또한 동구와 비슷한 모습을 보여 지난해 11월 분양을 시작했던 수성구 빌리브헤리티지는 4가지 유형 모두 경쟁률이 최대 0.5:1을 넘지 못했으며 가장 낮은 타입은 0.07: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같은 미분양 상황에서 4월부터 이어지는 대구 아파트 분양시장 약시 미분양이 속출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한 미분양으로 인한 공포로 기존 신축 아파트들의 매입 가격 또한 크게 휘청거리고 있는 실정이다.
 
동구 이천동 ‘대봉교역 태왕아너스’는 올해 1년 차를 맞은 신축 아파트 단지로 전용면적 85㎡ 호실의 경우 평균 실거래가가 5억6000만 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2월21일 매매가 2억4250만 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조합원 매물 등 특수한 사례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미분양이 속출하는 가운데 이른바 ‘던지는 매물’일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대구 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본지 취재진과 만나 “대구 지역의 미분양 공포가 심하다고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입주를 앞둔 단지를 제외하면 입주가 끝난 단지에 대해서는 미분양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막상 입주가 시작되면 미분양 건수가 줄어들 수도 있을 것”이라며 “미분양에 대해 아직 섣불리 말하기 이르다”고 말을 아꼈다.
 
또 다른 대구 부동산 관계자도 “입주를 앞둔 단지들은 미분양이 났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지만 입주가 끝난 단지들은 대부분 미분양이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 신규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 보류 등 조치
 
아파트 미분양 사태를 극복하고자 대구시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1월30일 대구시는 지역 내 미분양 주택이 지속적으로 증가하자 지역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해 시장이 안정화될 때까지 신규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을 전면 보류했다.
 
대구시는 지금까지 추진해 왔던 건축 심의 강화에 더불어 신규 접수된 주택건설사업에 대해서는 승인을 전면 보류하고, 기존 승인된 주택건설사업지의 경우 분양 시기를 조절해 후분양 유도 및 임대주택으로의 전환 등을 사업 주체에 요구할 방침이다.
       
▲ 대구시는 지역 내 미분양 주택이 지속적으로 증가하자 지역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해 신규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을 전면 보류했다. 대구광역시의회 건물. ⓒ스카이데일리
 
아울러 대구시는 2021년 6월부터 지속적으로 국토교통부에 대구 지역 조정 대상 지역 지정 해제를 요구해 결국 지난해 7월과 9월 대구 전역이 조정 지역에서 해제되기도 했다. 또한 주택청약 신청 시 대구시 6개월 이상 거주자로 제한했던 청약 신청 자격 역시 지난해 12월 폐지됐다. 대구시는 추가로 △주택정책 권한 이양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완화 △대출 상환 시 거치 기간 부활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 완화 또는 폐지 등 다양한 정책을 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시는 사전 심사를 거쳐 신규 분양 물량을 조절하는 제도인 ‘미분양 관리지역’ 지정도 추진할 계획이다. 기존 관리 지역이었던 중구·동구·남구·달서구·수성구의 재지정과 함께 서구와 북구의 추가 지정을 준비하고 있다. 앞서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지난해 11월30일 이미 지정된 전국 미분양 관리지역을 일시적으로 해제해 제도 정비를 마무리한 후 재지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스카이데일리에 “시 차원에서 정책 요구 및 미분양 해소를 위한 노력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며 “당분간은 현 상황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대한 빠르게 미분양을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1월30일 홍준표 대구시장은 “미분양 현황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지속적인 미분양 해소 및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마련을 통해 주택시장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며 “부동산 정책에 대한 대부분의 권한이 중앙정부에 있기 때문에 정부 차원의 정책지원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서 시행해 달라”고 촉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는 미분양에 대해 사전청약 물량을 줄이는 등 시장 상황과 주택 공급 속도를 맞춰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정부의 미분양 아파트 매입 계획과 관련해 “아직 정부가 미분양 물량을 떠안을 단계가 아니다”라며 건설사들이 앞장서서 미분양 문제를 해결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지방 분양 상황은 정체 상태”라며 “정부가 최근 규제를 많이 완화했기 때문에 당분간은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방자치단체가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설 수 있도록 권한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국토연구원이 발간한 ‘지방소멸 대응 정책 방향과 추진 전략’에 따르면 차미숙 선임연구위원 등 저자들은 “중앙정부 주도의 획일적 정책 추진 방식은 지방 현장의 다양성과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기 어렵다”고 지적하면서 “지자체 차원의 전략적 연계와 통합적 추진 방식의 활용이 요구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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