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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 스트라이크(Bird Strike)’가 무엇일까? 새들이 항공기와 충돌하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며칠전 제주항공 비행기가 이륙후 10여분만에 새가 빠져들어가는 바람에 회항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탑승객들에게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새와 부딪혀 비행기가 돌아오다니 …’ 승객 입장에서는 화난다기 보다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하지만 새와의 충돌, 즉 버드 스트라이크는 공항에서 자주 빚어지는 사고 중 하나다. 항공운항에 치명적 위험과 경제적 손실을 안겨 주는 버드 스트라이는 우리나라에서만 연 60~70건 정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험도에 비하면 결코 작은 건수가 아니다. 이런 사실을 아는 탑승객들은 “요즈음 비행기 타기가 겁난다”고 할 정도다. 그 실태와 항공사 및 공항들의 예방책 등을 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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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천만 ‘버드 스트라이크’(Bird Strike)
‘버드 스트라이크’(Bird Strike)에 대해 작은 새 한 마리인데 뭐 대수냐 싶겠지만 그렇지 않다. 예컨대 시속 370㎞로 나는 비행기에 900g의 청둥오리 한 마리가 부딪혔을 때 그 충격은 무려 4.8톤에 이른다.
한마디로 새는 테러리스트를 제외하면 비행기가 맞을 수 있는 가장 위급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깃털총알’이라고 부르는 엔진에 빨려 들어가는 것만 위험한 건 아니다. 새의 딱딱한 부리가 창문에 부딪혔다 금이 가고, 이것이 승객들의 공포심을 부채질한 경우도 있었다.
보잉 등 항공기 제작사들은 제작과정에서 일부러 새와 부딪히게 하는 실험도 한다.
이 때문에 각국의 모든 공항들은 새를 내쫓느라 많은 공을 들인다. 맹금류인 매의 소리를 틀고, 공항 바깥에선 오리나 까마귀 비명소리로 새떼를 쫓아낸다. 요란한 소음을 틀어놓고 풍선 인형을 세워놓는 경우도 있다.
또 공항 주변의 습지를 제거하고, 새가 서식할 수 없게끔 풀을 짧게 깎기도 한다. 개천에는 줄을 쳐 새들의 접근을 원천 봉쇄하고, 그래도 날아오는 새가 있다면 공포탄을 쏘아 쫓아낸다.
그런데도 가을철 인천공항 주변에서 관측되는 철새가 1만3000여마리 가량 헤아릴 정도이니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부딪히는 것 말고도 더 큰 문제는 새가 엔진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경우이다. 이 경우에는 엔진의 팬 블레이드를 망가뜨리거나 심할 경우에는 엔진을 태울 수도 있다.
때문에 이런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 민항기는 엔진 2~4개를 갖추고 있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다시 공항으로 돌아오는 것이 관례로 되어 있다.
국내, ‘버드 스트라이크’ 21% 감소
최근 버드 스트라이크가 증가 추세이지만 천만다행으로 올 들어 우리나라 전 공항에서 발생한 버드 스트라이크는 지난달 기준으로 총 50건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63건보다 약 21% 감소했다.
이는 그동안 정부와 공항운영자들이 조류퇴치 전담인력을 늘리고, 공항주변 서식지 관리를 강화하는 등의 노력이 큰 효과를 봤기 때문이다.
비행기가 이착륙할 때 활주로 주변 녹지대에 삿갓 같은 것을 씌워 놓은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바로 조류퇴치 전담팀이 땅 속에 구덩이를 파고 근무하는 곳이다.
그곳에서 주변을 관찰하다가 새떼가 몰려오면 허공을 향해 공포탄을 쏘면서 새떼를 몰아내는 일을 한다. 이런 조류퇴치 전담 인력은 김포공항의 경우 지난해 5명에서 올해 9명으로, 제주공항은 지난해 4명에서 올해 8명으로 각각 증원됐다.
특히 최근에는 우리나라 각 공항의 특성을 반영한 ‘조류 퇴치 전담인원 배치기준’을 마련해 고시하는 등 조류 퇴치 전담팀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도 마련됐다.
김포공항에서는 공항 근처에 한 달에 2~3번씩 송골매 4마리 정도를 풀기도 하고, 부산 김해공항에서는 조류 퇴치조를 운영해 엽총으로 무장한 공군병사 6명이 하루 종일 활주로를 지키키기도 한다.
이 때 2~3분 간격으로 흰색 연기를 뿜으며 폭발음을 내는 ‘프로판가스 폭음기’와 8~40초 간격으로 새가 싫어하는 전자파를 발산하는 ‘경보기’ 등 각종 장비가 동원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부분 국가의 비행장 활주로 주변은 넓은 개활지인데다 초원으로 이뤄져 있어 새들의 먹이가 되는 벌레들이 풍부해 공항 근처는 새들이 많이 몰려든다.
한편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서해와 인접한 인천공항, 낙동강 하구에 위치한 김해공항 등 강가나 바닷가 근처 공항은 철새 도래지 혹은 철새 이동경로와 겹치기 때문에 버드 스트라이크의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
그래서 서식지 관리 방안으로 새들이 먹이가 되는 곤충에 대한 방제작업, 새들이 무서워하는 독수리 등 맹금류 모형 설치, 새들이 싫어하는 은박지 조각 살포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올 들어 버드 스트라이크가 크게 줄었다.
온갖 방법을 다 쓰더라도 버드 스트라이크를 원천적으로 예방하고 예측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외국에서는 DNA 검사 등 각종 첨단기법을 동원해 어떤 종류의 새가 충돌을 일으키는지 체계적인 데이터를 축적하는 한편 정부와 민간전문가들이 정기적으로 모여 관련 예방책을 마련하는데 머리를 맞대고 있다. 결국 정답은 비행기와 새들이 공존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아닐까? 정부와 민간 전문가들이 서로 지혜를 모아 인간과 새들이 평화롭게 함께 하늘을 나는 방법을 찾아야만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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