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립 상동고 국내 첫 야구부 창단 ‘플레이 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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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생 3명에서 야구부 창단 17명으로 늘어
지역사회도 성금 지원 등 야구발전에 앞다퉈

박병헌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8-09 17:36:56

▲ 영월 상동고 야구부 백재호 감독을 비롯한 선수들이 9일 거행된 창단식에서 국민의례를 거행하고 있다. 상동고 야구단 제공

전교생이 3명에 불과해 폐교 위기에 놓인 강원도의 폐광지 공립 고등학교가 야구부를 창단했다.

강원도 영월 상동고는 9일 오후 교내 체육관에서 양희구 강원도 체육회장, 최명서 영월군수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설립 선포식 및 창단식을 개최했다.

1955년 개교한 영월 상동고는 고3 학생 3명에 불과하며 교사는 10명에 이르는 초미니 학교다.

상동고는 이번에 야구부를 창단하면서 고1 학생 14명을 받아들여 전교생이 17명이 됐다. 야구를 창단한 것도 폐교 위기에 몰린 상동고를 살리기 위한 프로젝드다.

앞서 4월 열린 상동고 야구부 설립 취지를 알리는 발대식에는 한국 시리즈 10차례 우승을 일군 김응룡(82)전 감독과 양승호(63) 전 롯데 자이언츠 감독 등 야구계 유명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엘리트 선수와 트레이닝, 운영 및 마케팅 등 야구계에서 활약할 인재육성을 목표로 새로운 모델을 제시해 관심을 받았다.

이후 서울, 인천, 청주 등지에서 활약하던 선수 14명은 상동고로 전학을 와 초대 사령탑을 맡은 백재호(48) 감독과 봉민호(27) 투수코치와 담금질에 들어갔다. 내년 시즌 고교 야구판에 돌풍을 일으키겠다는 각오다.

야구명문 서울 신일고와 동국대를 졸업하고 1997년 시즌부터 11년 동안 한화 이글스에서 내야수로 활약한 백감독은 많은 노하우를 갖고 있는 지도자다.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 야구 드림팀 금메달과 이듬해 시즌 한화의 첫 한국시리즈 우승 멤버로 실력과 지도력을 모두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폭염 속에서도 교내와 덕포 야구장을 오가며 꿈을 키워가고 있다.

영월군과 군의회, 영월 교육지원청과 공조에 나선 추진위는 2025년까지 상동고를 야구공립고로 바꾸기 위한 협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선수 수급과 함께 관건은 예산확보다. 이를 위해 연간 150억 원에 달하는 폐광지역 개발기금을 활용하는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지역사회도 상동고 야구부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달 시멘트산업기금관리위원회가 1억 원을 지원키로 결정한 데 이어 텅스텐 광산 재개발을 추진중인 알몬티 대한중석도 1200만 원을 기부했다.

뿐만 아니라 상동초중고 총동문회와 이장협의회 등 지역 단체들도 정성을 모았다. 한 주민은 “자신의 빈 집을 선수들을 위해 무상 제공하겠다”고 밝혔고, 상동읍 자율방범대는 훈련이 끝난 야구부원의 안전한 귀가를 돕고 있다.

박병헌 기자 bhpark@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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