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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전임 정부의 ‘재정 만능주의’를 비판하며 건전재정 기조로의 확실한 전환을 밝혔다. 올해 예산안은 657조 원 미만의 ‘긴축 예산’이다. 2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의 증가율인 2.8% 규모로 편성됐다.
30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전날 오전 ‘2024년도 예산안’ 심의·의결을 위한 제36회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지난 정부의 방만한 재정운영으로 국가채무가 400조 원 증가했고 지난해 처음 1000조 원을 돌파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아울러 “(건전재정 기조 결과) 국가채무 증가세가 급격히 둔화했다”며 “대외 신인도와 물가안정을 확고히 하기 위해 건전재정 기조를 착실히 이어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지출을 아무리 줄여도 세수부진으로 내년 나라살림은 빠듯하다. 2005년 이래 최저 세수 증가율 속에 부정·비리와 연루된 보조금과 관행적 나눠먹기 연구개발(R&D) 사업 등이 폐지·삭감됐으며, 재정절약으로 확보한 23조 원이 민생안정·국민안전 등에 재투자된다. 보건·복지·고용과 공공질서·안전, 외교·통일 등은 늘어난 반면 교육 및 R&D 분야는 줄었다.
윤 대통령은 또한 선거를 앞둔 선심성 ‘돈풀기’를 경계했다. “(돈풀기 주장이 있지만) 국채 발행을 통한 지출 확대는 미래세대에게 부담을 떠넘기고 국가신인도 하락으로 기업 활동과 민생경제 전반에 어려움을 가중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경제체질을 시장중심·민간주도로 바꾸겠다”는 천명과 함께 “민간투자를 저해하는 킬러 규제의 과감한 철폐”와 “민간에 자금이 흘러갈 수 있도록 금융시스템 정비”가 강조됐다.
“모든 재정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정치보조금·이권카르텔 예산을 과감히 삭감, 총 23조 원 지출구조조정을 단행했다”고 윤 대통령이 덧붙였다. 아울러 국회에 제출할 내년도 예산안의 세부 내역과 그 의미를 설명했다. “진정한 약자복지 실현, 국방·법치 등 국가의 본질기능 강화, 양질 일자리 창출을 위한 성장동력 확보 등 3대 핵심분야 집중 지원”이 골자다. “우선 선거 ’매표‘ 예산을 배격해 절약한 재원으로 서민·취약계층, 사회적 약자를 더욱 두텁게 지원”할 방침인 것이다.
일본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와 관련해선 거듭 안전성 확보 노력이 강조됐다. 윤 대통령은 “우리 해역과 수산물에 대한 안전 감시체계를 더욱 촘촘히 구축”해 “국산 수산물을 안심하고 마음껏 드실 수 있도록 관련 예산이 총 7400억 원 수준으로 대폭 확대된다”고 말했다. 반도체·2차전지· 디스플레이 등 올해 지정된 특화단지 7개소에 대해 용수 등 기반시설, 기술혁신 저리융자, 첨단산업 특성화대학 등 종합적 지원 방침도 소개됐다.
마무리에서 윤 대통령은 “민생과 경제, 미래 먹거리 준비를 위해 제출된 200여 건 법안이 국회 문턱을 못 넘고” 있음을 짚었다. “재입법에 긴 시간 소요되면 그 피해가 결국 국민에 고스란히 돌아갈 것”이라며 주요 법안의 신속한 국회통과를 위해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국무위원들에게 당부했다.
한편 내년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92조 원, GDP 대비 적자 비율이 약 3.9%다. 경기둔화와 자산시장 침체 등으로 내년 국세수입의 33조 원 감소가 전망된다. 나랏빚이 62조 원 가까이 늘어 1196조 원을 넘어선 가운데 정부는 2027년까지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을 53%로 유지하기로 잠정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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