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철 사장 해임안 의결… 급류 타는 ‘KBS 정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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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서 6대0 통과… 야권 이사들은 표결전 퇴장
신임 사장 공모 곧 돌입… 빠르면 10월말 후보 추천
“국민의 방송으로 새로 나게 공정가치 바로 세울 것”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9-12 15:24:41

▲ 김의철 KBS 사장이 6월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아트홀에서 수신료 분리 징수 권고와 관련한 KBS의 입장과 대응 방안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KBS 이사회가 12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김의철 KBS 사장 해임안을 의결했다. 야권 인사 5명(이상요·김찬태·류일형·정재권·조숙현)은 표결 직전 퇴장했으며 나머지 서기석 이사장 등 6명 전원이 해임안에 찬성했다고 한다. 이제 윤석열 대통령의 재가를 거치면 확정된다. KBS 실태를 비판해 온 자유언론노조 진영은 ‘편파보도·가짜공작뉴스’ 논란을 빚던 공영방송이 새롭게 도약할 기회를 얻게 됐다며 해임에 지지를 표했다.

이날 이영풍 KBS기자가 본지에 소감을 전했다. 8월9일 김 사장에게 부당하게 해고통보를 받고 ‘KBS 민주노총 청산’ ‘경영진 총사퇴’을 내세워 1인 시위를 벌여 온 인물이다. ‘김의철 해임’에 대한 그의 첫 한마디는 “만시지탄이지만 사필귀정”이었다. 이어 “끝까지 남탓 환경탓 제도탓만 한 김의철 발언을 듣자니 공영방송 종사자로서 자괴감이 밀려 온다”며 “새로운 출발”을 언급했다. 또 “민노총이 아니라 국민의 시간에서 준엄한 비판과 고통의 시간을 견뎌야 한다”고 현실을 일깨우면서 “암세포를 이기기 어렵다. 제대로 된 집도의가 수술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KBS 이사회는 김 사장의 해임제청 사유로 △무능 방만경영으로 심각한 경영위기 초래 △불공정 편파방송으로 국민신뢰 상실 △수신료 분리징수 관련 직무유기와 리더십 상실 △편향된 인사로 공적책임 위반 △취임 당시 공약 불이행으로 대내외 신뢰 상실 △법률과 규정에 위반된 임명동의 대상 확대 및 고용안정위원회 설치 등 6가지를 들었다.

김 사장은 이날 해임안 의결 직후 입장문을 냈다. “재임 1년 9개월 동안 KBS가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운영되지 않는다는 이런저런 비판이 나왔고 제가 부족함이 많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KBS 사장으로서 해임에 이를 만큼 큰 잘못을 저질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모든 권력기관을 동원해 샅샅이 뒤졌지만 책임져야 할 사안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총원 11인인 KBS 이사회는 윤석열정부 출범 당시 여야 4대7 구도여서 여당에 압도적으로 불리했다. 최근 KBS 부실경영 관리ㆍ감독 소홀 및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빚은 남영진 전 이사장과 2020년 종편 재승인 심사 당시 TV조선 점수 조작 혐의로 기소된 윤석년 전 이사 등 야권 성향 이사 2명이 해임됐다. 남 전 이사장 자리에 서기석 전 헌법재판관이 오면서 여야 6대5 구도가 됐다. KBS 이사회는 신임 사장 공모 절차를 시작할 예정이다. 10월 말 또는 11월 초 윤 대통령에게 신임 사장 후보를 추천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KBS 사장과 지배체제를 질의한 본지 질문에 KBS 정상화를 위한 장외 천막투쟁을 한 언론시민단체 자유언론국민연합 이준용 공동대표는 “방송을 편파·왜곡·조작하는 관행이 문재인정부 당시 KBS에서 자행됐다”며 “분골쇄신의 마음을 가지고 국민방송으로 반드시 거듭날 것”을 당부했다. 이철영 공동대표 역시 “KBS자유민주주의 파괴 논리를 청산하고 공영의 가치를 바로잡아야 할 때”라며 “이 같은 맥락에서 김 사장의 퇴진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KBS엔 4개의 노조가 있다. 과반노조(교섭노조)이자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언론노조 KBS)와 보수성향의 소수 노조인 KBS노동조합·KBS공영노조와 최근 출범한 MZ노조다. 자언련 등은 특히 언론노조 KBS를 주목하고 있다. KBS의 현황에 이들 절대다수 세력의 책임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뉴스가 특정 진영의 선전매체와 프로파간다 확성기로 전락하게 했으며 ‘거짓뉴스’ ‘화면조작’ 등을 통해 정치편향적 방송이라 불리게 됐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KBS 사장뿐만 아니라, 노조 대수술도 필요하다는 게 이들의 중론이다. KBS 노동조합은 7일 성명에서 “가짜뉴스·불공정·편파방송 퇴출을 위한 특별위원회(이하 가짜뉴스퇴출위원회) 구성을 선언한다”며 “가짜뉴스퇴출위원회는 6년간 KBS가 저지른 가짜뉴스·불공정·편파 방송 중 이미 드러난 사건에 대한 경위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선포했다. “조사를 통해 밝혀진 사실을 바탕으로 관련자들에 대한 책임을 묻을 것”라고 한다. 일명 KBS 이사진을 비롯해 내부 ‘방송장악 부역자’들에 대해 긴급처방을 내리겠다는 뜻이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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