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권 몰아내고 대한민국 새로 짓자” 재건축조합추진위 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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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재건축조합 추진 위원회 결성 기념 세미나·토론 성료
운동권 출신 인사 민주화운동 동지회 ‘추진위’ 멤버 대거 참여
“낡은 87년 체제… 운동권적 세계관 버려야 대한민국 재건 가능”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9-12 17:05:36

▲ '대한민국 재건축조합 추진위(위원장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장)'가 12일 결성 기념 세미나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스카이데일리 본사에서 개최했다.

운동권과 민주당이 주도한 ‘1987년 체제’를 뛰어넘어 ‘대한민국을 재건축하자’는 사람들이 모였다. 12일 ‘대한민국재건축조합설립 추진위’(위원장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장)가 출범 기념세미나를 열어 ‘운동권이 만든 낡은 사유·이념·정책을 갈아엎자’고 뜻을 모았다.

이날 오후 추진위 관계자들은 서울 중구 청양빌딩 스카이데일리 본사 세미나실에 모여 ‘낡아빠진 1987년 체제 전복’을 다짐했다. 최근 대한민국 살리기를 위해 반(反)운동권적 세계관·역사관을 지향하는 ‘민주화운동 동지회’(회장 함운경)에 동참한 인물들이기도 하다. 동지회 출범때 나온 ‘운동권 설거지론’의 연장에 이번 ‘대한민국 재건축’이 있다.

함운경 회장의 축사에 이어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장은 ‘사유와 이념의 재건축이 먼저다’를 주제로 발제했다. 토론엔 황성중(전 문화일보 논설위원) 최우영(전 경기도 대변인) 최해범(통합과 전환 사무처장) 오진영(조선일보 칼럼니스트/작가) 등이 참여했다. 소시민으로 살다 운동권 출신들이 만든 세상에 회의를 느끼고 보수 시민운동과 함께하게 됐다는 오 작가를 제외하면 모두 학생운동 및 투옥 경험자들이다.

함 회장은 축사에서 대한민국 3대 위기 상황으로 “북·중·러’의 안보위협” “나라 곳간을 털어먹고 민도 수준을 낮추는 포퓰리즘” “일 할 사람이 줄어드는 저출산 현상”을 꼽았다. 아울러 “대한민국은 현장에 투신해 온 사업가 자본가 기술자가 만든 나라”라며 “대한민국이 부강하고 매력적인 공화국이 되려면 낡은 이념의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87체제 주역을 자부하며 정치·문화·교육계에 진출한 사람들이 ‘대한민국=친일 적폐의 나라’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나라’로 인식하는 것과 뚜렷하게 차별된다.

김 소장의 발제문엔 먼저 현상 진단이 나온다. “운동권과 민주당이 주도적으로 만든 1987년 체제라는 건물은 도저히 고쳐 쓰기 힘들 정도로 낡았다. 민주화가 조선화 남미화로 가는 조짐이 뚜렷하고 민주정에 내재한 고유한 위험(폭민정치 중우정치)이 부상하는 게 문재인 이재명 탓만도 아니다.”

이어 우리사회에 굳어진 잘못된 통념들을 여러 개 짚었다. “정치는 분배·복지에만 신경쓰면 된다”, “재벌이란 불평등·양극화·정경유착의 주범”, “노동자는 약자고 노조는 약자의 무기”, “부동산 불로소득은 남김없이 환수해야 하고 시장은 약육강식의 정글이니 공공부문의 규모와 역할을 키워야 시장질서가 잡힌다” 등을 김 소장은 “갈아엎지 않으면 안 되는 도그마”로 정리했다. “상당 부분, 민주화운동이 만든 쓰레기 관념들”이라는 것이다.

김 소장은 “대한민국이 당면한 미증유의 위기를 타개하려면 재건축 수준의 리모델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법·제도·정책과 정치노선의 모태가 되는 사유와 이념을 먼저 갈아엎어야 하며 이것이 우선 치워져야 할 ‘운동권 쓰레기’”라는 것이다.

최우영 토론자는 “한국 정치의 퇴행과 퇴보의 근원에 과거 운동권이 전파했던 反대한민국 인식과 좌파적 사상·이념·의식·역사·문화의 영향이 있을 수 있다”며 “재건축 논의를 하려면 1987년 이후 사회의 여러 분야에 영향을 미친 운동권 정치의 공적과 폐해에 대한 진지한 평가 반성 성찰이 있어야 한다”고 짚었다.

오진영 토론자는 ‘핑크타이드’(민족주의와 결합된 사회주의)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중반 남미에 유행한 포퓰리즘 정권의 대표적 특징이 모든 부정적인 현실에 대해 미국과 자본주의 탓을 하는 것이었다며 “그런 좌파 포퓰리즘이 돌아오지 않으려면 지금 무엇을 할 것인지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성준 토론자는 운동권 주류가 주체사상 혹은 마르크스-레닌주의 빠졌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반성할 것, ‘이념의 재검토’ 필요성에 주목했다. 그 역시 무엇보다 “反대한민국적 좌익사상의 ‘묵은 때’를 벗겨내야 한다”는 시각이다. 무엇보다 “좌익적 사고를 ‘개념 있는 것’으로 착각하는 지적 문화적 흐름에 맞서야 한다”며 이를 위한 ‘개념 콘서트’를 제안하기도 했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