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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북한 인권’인가
“통일은 ‘정치·경제’ 문제 아닌 ‘인간’의 문제”
25일, 한백통일재단 주최·국립통일교육원 후원
獨 안나 카민스키 독일연방독재청산재단 사무총장 강연
분단 40년, 통일 30년… 독일의 과제는 여전히 ‘사회통합’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9-28 16:27:36
▲ 안나 카민스키(맨 아랫줄 중앙) 독일연방독재청산재단 사무총장이 ‘ 독일통일의 교훈과 북한 인권문제’를 주제로 25일 서울 광화문 변호사회관 조영래홀에서 강연을 마친 후 참여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장혜원 기자 ©스카이데일리
 
25일 제63회 한백통일포럼 ‘해외초빙교수 초청 특별강연회’에서 안나 카민스키 독일연방독재청산재단 사무총장이 ‘독일통일의 교훈과 북한 인권문제’를 주제로 강연했다(서울 광화문 변호사회관 조영래홀). 한백통일재단(사)이 주최하고 통일부가 후원한 행사엔 북한주민의 인권증진 활동 지원과 국내외협력 강화라는 윤석열정부의 기조가 담겨 있다. 
 
한백통일재단의 활동 범위는 동북아 및 유라시아 및 한반도 평화를 위한 정책대안 제시, 평화통일운동 전개, 국민통합·협력 대안 모색 등이다. 10여 년간 각종 토론회·세미나·강연회·교육과정 등을 운영해 왔다. 6월엔 유라시아 국제심포지엄과 유라시아 글로벌 비즈포럼을 유라시아 현지에서 직접 개최하기도 했다.
 
이날 세미나는 이자형 이사장의 개회사와 정용상 동국대 명예교수의 격려사에 이어 윤창원 서울디지털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됐다. 카민스키 총장은 독일연방 구(舊)사회주의 통일당 독재청산재단 사무총장과 연구원 및 이사 등을 지냈다. 동독 탈출민을 위한 지원사례가 연구활동의 큰 주제다. ‘공산주의 독재 희생자’ ‘베를린 공산주의 희생자의 추모 방식’ ‘동독의 여성인권’ 등에 관한 저서와 논문을 왕성하게 발표해왔다.
 
카민스키 총장은 공산주의 동독 40여 년 역사를 ‘조직적 인권 침해, 표현·정보의 자유, 집회·종교의 자유를 억압한 시간’으로 본다. “동독 내 정치범이 25~30만 명 정도였다. 이들은 국경지역 내지 구소련으로 추방당하거나 처형당했다”고 한다. “사람들이 공산주의 체제에서 탈출한 가장 큰 이유는 크고 작은 무수한 인권·시민권 침해, 횡포·보복·협박 때문”이었으며 ‘이동의 자유 억압’ ‘주민의 사생활 감시’도 고통이었다. 이것이 “근본적인 인간 존엄성 침해의 문제를 야기했다”는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종결 후 새로운 독재정권 수립에 반대하며 시위하는 젊은이들의 집단이 형성되면서 수천 명이 체포·처형되거나 소비에트 연방의 강제수용소로 이송됐다”고 한다. 카민스키 총장에 따르면 베를린장벽이 건설된 1961년까지 공산주의 체제로부터의 탈출자 수가 동독 인구의 25%(400만 명)에 달했다. 1300명 이상이 탈출과정 내지 마지막 단계인 베를린장벽 지점에서 총살당했다.
 
▲ 장혜원 기자 ©스카이데일리
 
탈출 후 서독 정착 과정의 어려움 또한 언급됐다. 고스란히 우리 탈북민의 고민과 겹친다. 동독 주민들이 “소유와 자기결정적 삶의 소망’을 품고 탈출을 결심”했으나 “새로운 체제·환경에 버거워하기도 했다. 자유민주주의 절차를 새로 배워야 했기 때문이다.” 한편 서독의 기존 사회 역시 변화를 겪었다. “분단기간 동독 난민에게 ‘개방정책’을 유지하는 동안 동독과 동독 주민에 대한 의견이 변해갔다”고 한다. 
 
특히 카민스키 총장은 서독 정부가 1969년 ‘신동방정책’으로 동독과 타협을 추구한 문제점을 지적하며 “인권문제를 적극 다루지 않았다는 점이 논란거리”임을 전했다심지어 동독의 권력자들과 ‘협력’이 있었다”고 꼬집었다. 지대한 시사점을 주는 대목이다. 김대중정부 이래의 햇볕정책이 북한 주민의 삶과 인권 개선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북한정권과 ‘협력’한 것에 불과한 것 아닌지 따져봐야 한다. 이른바 진보정권들이 북한인권을 거론하기 극력 피해 왔다는 사실의 의미도 중하다. 
 
본지가 ‘한국통일 방안과의 접점’을 묻자 카민스키 총장은 난색을 표했다. 동족상잔의 전쟁 없이 분단 40년 만에 통일을 이룬 독일에 비해 한반도는 ‘전제 조건’이 너무나 달라 이렇다 저렇다 말할 처지가 못 된다”는 입장이다. 다만 “동서독이 인적교류 경제교류를 멈추지 않았고 통일 후 각고의 노력 끝에 통합국가를 이룰 수 있었다”며 “함께 살아가는 게 통일의 목적”임을 강조했다. 
 
아울러 “아직도 동독 출신 독일인 80%가 자신을 2등 시민으로 여기는 상황”을 들어 “통일에 있어서 정치·경제·사회적 문제로만 풀 수 없는 한계”의 존재를 일깨웠다. “같은 법이 적용되며 경제발전을 이뤘으나 (구 동독계의) 정치적 불만은 여전하다”고 한다. 결국 인간 존엄성이야말로 통일에서 간과해선 안 될 부분임을 일깨운다. 북한 인권문제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 장혜원 기자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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