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라면이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라면 수출액이 사상 최대인 1조 원을 넘어서면서 라면 업계도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9일 관세청에 따르면 2023년 라면 수출액은 9억5200만 달러(1조2000억 원)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 대비 2.4% 증가한 규모다. K-라면이 또다시 신기록을 경신했다.
K-라면이 인기를 끌면서 국내 주요 라면 제조업체의 해외 연간 매출도 증가세다.
삼양식품의 지난해 상반기 해외 수출액은 3478억 원으로 전체 매출액(5309억 원) 중 66%에 육박한다. 삼양식품의 해외 수출액은 △2020년 3073억 원 △2021년 3885억 원 △2022년 6050억 원 등으로 증가세다.
이에 따라 해외 매출 비중도 △2021년 61% △2022년 67% △2023년(1~8월 기준) 66%에 달한다. 삼양식품은 해외에 생산공장 없이 수출 물량 전량을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다.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 중 70% 이상인 불닭브랜드로는 △2017년 1억 달러 △2018년 2억 달러 △2021년 3억 달러 △2022년 4억 달러 수출을 달성했다.
농심의 지난해 상반기 해외 매출액은 약 6440억 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약 38%를 차지한다. 농심의 해외 수출액과 비중은 △2020년 8260억 원 △2021년 9280억 원 △2022년 약 1조1520억 원 등으로 증가세다. 해외 매출 비중 역시 △2020년 31% △2021년 35% △2022년 38%로 꾸준히 늘고 있다.
농심이 공략하는 미국·캐나다 등의 북미지역 매출액은 △2019년 2억5400만 달러 △2020년 3억3500만 달러 △2021년 3억9500만 달러 △2022년 4억9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증가세다. 특히 농심의 미국 법인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2% 증가한 3162억 원을 기록했다.
오뚜기는 경쟁사들보다 해외 매출 비중이 낮지만 2021년 2736억 원에서 2022년 3265억 원으로 19.3% 증가하면서 해외 비중을 늘리고 있다.
라면 업계는 해외 수출 호조에 힘입어 올해의 목표로 ‘해외 사업’을 강조했다.
농심은 2025년 미국 제3공장 착공에 들어가 미주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라면 생산능력 확대를 통해 수요를 뒷받침하며 2030년까지 미국 매출 15억 달러를 달성하고, 현재 1위인 일본 라면 기업 토요스이산을 누르고 최강자 자리를 꿰찬다는 목표다.
삼양식품은 2022년 5월 밀양나노융합국가산단에 약 2400억 원을 투자해 신공장을 설립했다. 여기에 2025년까지 1643억 원을 투입해 밀양 제2공장을 추가로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함영준 오뚜기 회장은 새해를 맞이해 직원들에게 “보다 앞선 식품으로 보다 앞선 기업이 되는 글로벌 오뚜기가 되도록 전진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는 함 회장이 글로벌 키워드를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뚜기 관계자도 “올해는 해외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덧붙혔다.
라면 업계도 해외사업 확대가 필연적이라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시장 다각화 △글로벌 수요 증가 △브랜드 가치 향상 △생산·유통 네트워크 향상 등 요인이 라면 업계가 해외사업에 눈을 돌리게 된 이유라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 시장이 포화된 지 오래된 상태에서 해외 시장은 매력적”이라면서 “특히 K-라면이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어 올해는 해외 유통 채널 및 로컬마켓의 입점 확대 등 라면업체들의 활동이 적극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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