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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동석칼럼] 北해커부대 판치는 사이버 전쟁에서 이기려면
고동석 편집국장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1-25 18:18:19
▲ 고동석 편집국장
북한의 해킹 공격 시도가 나날이 집요해지고 전방위로 전개되고 있다. 국제 해킹 조직의 공격이나 국내 공공기관에 대한 해킹의 80%가 북한 소행이라고 국가정보원이 밝혔다
 
해킹 대상도 국내 공공기관은 물론 농업 기술과 방산업체 무기 제조기술 탈취에 이르기까지 그 범위가 넓고, 뚫려선 안 될 곳들까지 무방비로 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국정원에 따르면 작년 한 해 국내 공공분야를 대상으로 하루 평균 162만여 건에 달하는 해킹 시도가 있었다.
 
북한의 해킹 범죄는 공격 대상과 목표를 찍어 주는 주범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라는 게 국정원의 설명이다. 공격 목표는 그때그때 무작위로 변경하고 있는데, 작년 초 북한이 식량난에 처했을 때는 국내 농수산 연구기관에 집중했다가 해군력 강화를 언급한 작년 89월 이후에는 국내 조선업체를 해킹해 도면과 설계 자료를 빼내 간 것으로 파악됐다.
 
10월에 김정은이 드론과 무인기 생산 강화를 지시한 뒤에는 국내·외 기업과 관련 사이트들에서 무인기 엔진 자료를 해킹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국내 행정시스템을 마비시키고 은행 등 금융기관에 해킹 공격을 극대화하여 시스템 파괴와 접속을 통해 혼란을 야기하는 식으로 극렬한 사이버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
 
·북 간에 포와 미사일을 쏘고 날리는 것 이상으로 북한이 이미 사이버 상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해킹 공격을 끊임없이 전개하고 있는 현 상황은 전쟁 상태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그러나 격전을 치르는 사이버 전쟁에서 북한의 해커 부대를 막아 낼 방법이 우리에겐 과연 있는 것일까.
 
현재 상황을 전쟁 중으로 본다면 북한 해커 부대는 공격과 방어 면에서 이미 전투 체계를 구축하고 공격하고 있는 셈이다. 사이버 상에서 상대가 실전 전투를 실행하며 무차별적인 공격을 퍼붓고 있는 마당에 우리 사이버 부대는 겨우 국가 사이버 위기관리의 주무기관인 국정원 산하 국가사이버안보협력센터를 중심으로 산업·학계·보안연구기관 등과 연계된 방어진을 짜고 있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작년 7월 국정원이 선거관리위원회의 합동 보안점검 결과 발표에서 선관위 투·개표 관리 시스템에서 언제든 북한의 해킹 공격에 당할 수 있는 취약점이 드러났다고 밝힌 것은 이대로 지나쳐 버릴 문제가 아니다. 선거 결과를 뒤집거나 혼탁하게 할 경우 대()정부 국정 불신과 함께 가뜩이나 예민한 총선 시기를 전후해 정국을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 더 엄중한 대비가 요구된다.
 
한마디로 북한 해커 부대를 상대로 우리 정부도 해커 부대를 창설해 맞대응에 나서야 한다. 하지만 현 시점은 대비가 이미 늦은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대북 정보당국이야 세간에 흘릴 수 없는 대외비도 있겠지만 최근 국정원이 밝힌 대응체계를 보면 우리의 대응이 아직 국지적인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의 해킹 조직은 사이버 전투부대 수준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를 그저 국정원이나 사이버보안 관련 기관들의 문제로 치부해 버리고 있는 건 아닌지, 스스로 인식과 경각심을 되돌아보고 경계해야 할 때가 됐다. 일각에선 북한의 해킹 도발이 어제오늘의 일도 아닌데 웬 호들갑이냐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이버 전쟁은 이미 우리 사회와 실생활 깊숙이에 파고들어 진행되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북한 해커 부대의 모태는 1986년 김일성군사종합대학의 전산 전공 수재들을 군대로 보직 배치한 것에서 비롯됐지만 현재는 세계 해킹대회에서 그 실력을 입증하고 있을 정도다. 최근 몇 년 사이에도 전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1700여 명의 해커가 참가한 미국의 IT 기업 해커어스(HackerEarth) 주최 해킹대회에서 북한 김책공대 재학생 해커가 만점을 받으며 1~4위를 모두 북한 김책공대와 김일성대 재학생 해커들이 휩쓸었다.
 
이들 북한 대학생 해커들이 졸업 후 배치될 곳은 말하지 않아도 뻔하다. 이들은 전 세계 가상화폐를 털어 김정은에게 한 해에만 2조 원 넘는 통치 자금을 쥐어 주는 금쪽 같은존재들이고, 세상의 모든 기밀 자료들을 빼 오라 하면 어떻게든 뒤져서 갖다 바칠 능력을 가진 가공할 사이버 부대원들이다.
 
우리 정부도 북한의 해커 부대에 맞설 화이트 해커 부대를 조직하고 양성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전쟁에서 속수무책으로 당한 뒤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있어선 안 되고, 그나마 고치면 다행이지만 고쳐야 할 피해가 실로 막대할 것이기 때문이다
 
도대체 언제까지 방어할 방법만 찾고 있을 것인가. 한계가 있는 일이다. 우리 정부와 정보기관은 이제 북한의 사이버 도발에 전면 맞대응할 공격적인 사이버조직 양성을 산··연 협력 아닌 직접 통제 가능한 부대 창설로 전환할 시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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