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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에 이어 1882년도의 우리말에 관해 살펴보고자 한다. 번역을 할 때는 그 시대에 맞게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그리고 각 나라의 문화에 맞게 풀어 써야 한다. 서양 사람들이 “인간은 빵만으로 살 수 없다” 할 때 ‘빵’의 의미는 ‘주식(主食)’을 이른다. 한국 사람에게는 ‘밥’이라고 풀어 주는 것이 더 어울린다는 말이다. 한국인에게는 밥이 주식이기 때문이다.
‘넘는절’은 ‘유월절(踰越節)’을 풀어서 쓴 것이다. 아마도 존 로스 목사는 ‘넘어가다’라는 말을 그대로 살리고 싶었던 모양이다. 사실 필자도 어린 시절에는 ‘유월절’이라고 해서 ‘6월에 있는 절기’인 줄 알았다. 이는 유대인의 큰 명절 중의 하나이므로 이야기가 길어 다 할 수가 없다. 다만 ‘재앙이 넘어가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무교절(無酵節)’이란 ‘유월절 다음 날부터 일주일 동안’을 이르는데, 무교절이면 ‘이집트 탈출을 기념하여 집안의 모든 누룩을 없애고, 7일 동안 누룩 없는 빵을 먹는 축제’를 한다. 축제라고 하기에는 참 맛없는 빵을 먹고 사는 민족이다. 누룩을 넣지 않은 빵을 먹으므로 지금은 ‘무교절’이라고 하지만, 1882년에는 ‘누룩금하는절’이라고 썼으니 참으로 순수한 번역자의 태도가 아닐 수 없다. 한자를 주로 사용하는 지금과 한글로만 번역한 영국인의 차이가 보인다.
중부대 한국어학과 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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