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로구청장을 선출하는 4.2 재보궐선거에서 ‘잔류 표시가 남지 않는 투표함’이 다수 사용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구로구청장 재보궐선거에서 개표참관인을 했던 제보자 A씨는 해당 내용이 담긴 사진과 영상을 스카이데일리에 제보했다.
이 투표함은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시연회에서도 논란이 된 바 있다. 이날 시연회에선 관·내외 투표를 가정해 유권자의 투표지가 개표되고 실제 결과로 반영되는 과정이 공개됐다.
이 가운데 각 투표함을 봉인한 뒤 상자 위에 붙이는 검은색 스티커 형태의 ‘특수봉인지’가 뜨거운 화두였다. 봉인지를 떼어내도 자국이 남지 않는 경우가 있어 투표함을 ‘바꿔치기’해도 알 방법이 없다는 게 핵심이다.
A씨는 ‘봉인지’에 대해 2022년도에 청색 봉인지가 검은색으로 달라졌고, 검은색으로 서명하게 된 것부터 지적했다. 그는 “처음에 청색으로 서명하니까 서체가 많이 달라졌다고 해서 검은색 스티커로 바뀐 것이며, 검은색에 꼭 검은색 매직으로만 사인을 하게 한다”며 “이렇게 하면 나중에 필적감정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된다”고 했다.
이어서 “검정색 매직으로 하더라도 투표함과 봉인지를 부착 후 간인 서명을 하면 되는데 걸쳐서 사인을 못 하게 한다”라고 문제 삼았다. 그러면서 “검정 종이를 떼었다 붙여다 하면 잔류 표시가 나야 하는데 잔류 표시도 없고 잘 떨어지는 정도가 아니라 밑과 중간에서 수십 번을 뜯고 붙여도 찍찍이처럼 떼었다가 붙일 수 있다”고 실상을 전했다.
<봉인지를 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으며, 잔류 표시가 남지 않는 것을 보여주는 특수 봉인지 스티커들을 증명하는 동영상>
이어 “박스 테이프같이 뜯으면 찢어져야 하는데 그런 기능이 없는 필름 형태인 것부터 문제”라고 했다. 재보궐선거 개표 현장에서 본 잔류 박스에서 잔류 표시가 난 박스는 2개밖에 없었다고 한다. A씨는 “잔류 표시가 없으면 다른 봉인지를 떼어낸 후 다시 붙여도 아무도 모르게 된다”고 지적했다.
선관위 측은, 이 같은 이의제기에 대해서 △종이형 봉인지는 재활용에 어렵고 △잔류 표시 봉인지를 활용하려면 예산과 시간이 너무 많이 든다고 답했다고 한다. 제보자는 “접촉력이 매우 강한 봉인지면 글자가 남거나 덕지덕지한 스티커 잔여물이 붙을 텐데, 아주 약한 봉인지를 부인 것이면 결국 불량한 봉인지를 붙인 것이거나 부정선거를 저지른 것이거나 둘 중 하나인 것”이라고 밝혔다.
다수의 부정선거 관련 선거무효소송을 담당해 온 권오용 변호사는 스카이데일리에 ‘서명이 붙은 봉인지의 맹점’에 대해 “봉인지 관리 장부가 없다”고 설명했다. 권 변호사는 “봉인지는 얼마든지 새로 사인받을 수도 있고 투표소에 투표 참관인이 봉인지에 사인하는 것을 보더라도 투표 참관인이 개표장으로 함께 가지 않기 때문에 보안이 끝까지 유지되는 게 아니다”라며 “투표 참관인이 개표장에서 개표참관인으로서 봉인지 서명의 변경 여부를 처음부터 끝까지 확인하는 게 아니라면 충분히 중간에 바꿔치기하거나 봉인지를 떼었다가 새로 서명한 후 붙일 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핵심은 관외 사전 투표함에 봉인지를 한 번 붙이면 다시는 붙일 수 없게끔 잔류 표시를 한다거나, ‘한지’ 형태로 된 봉인지를 붙여 떼인 자국이 선명하게 남게끔 하는 장치를 넣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의혹 제기에 대해 선관위 측은 스카이데일리에 “특수봉인지는 피착물에 잔여물이 남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잔류형’과 ‘비잔류형’으로 나뉠 수 있으며, 통상적으로 피착물의 재사용 여부 등 목적·환경에 따라 유형을 선택하는바, 우리 위원회는 투표함 등(피착물) 재사용에 따른 점검·보수 등을 고려해 ‘비잔류형’ 특수봉인지를 사용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만 비잔류형 특수봉인지도 투표함에 부착돼 있던 기간에 따라 특수봉인지의 접착제 성분이 투표함에 일부 남게 되는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선관위 측은 서명의 보안에서도 문제가 없다고 봤다. 선관위는 “특수봉인지를 피착물에 부착 후 떼어낼 경우 봉인지에 ‘OPEN VOID’라는 훼손 표시가 나타나고, 투표함 등의 봉인을 위해 사용하는 모든 봉인지에는 투표관리관 및 투표참관인 등 관계자의 서명이 기재돼 있으므로 피착물 잔여물 잔존 여부와 상관없이 훼손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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