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시장이 다시 얼어붙고 있다. 강남권 규제 완화로 일시적으로 폭증했던 거래량은 4월 들어 급감하며 시장 전반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정책 불확실성과 글로벌 금융위기 우려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거래절벽’ 현상이 본격화된 것이다.
1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3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9000건 안팎으로 추정된다. 서울시가 2월 잠실·삼성·대치·청담 등 일부 지역의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하면서 매수세가 몰린 영향이다. 실거주 의무 완화·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도 더해져 매물이 빠르게 소화됐다.
그러나 반짝 거래는 오래가지 않았다. 서울시와 국토부가 3월24일을 기점으로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 전역을 다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자 거래는 급속히 위축됐다. 4월 들어 전날 기준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660건에 불과하다. 특히 규제가 적용된 지역에선 거래가 사실상 끊겼다. 강남구는 4건·송파구 2건이고 서초구·용산구는 0건이다.
정책 변수 외에도 글로벌 불확실성도 영향을 미쳤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전쟁 재개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을 키우며 자산시장 전반에 충격을 줬다. 한국은행은 국내 금융부채 보유 가구의 약 30%를 ‘잠재 고위험 가구’로 분류하고 있다. 자산·소득 측면에서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이들 가구는 부동산 경기 하락에 가장 취약한 계층이다.
주택구입부담지수(K-HAI)도 반등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2024년 4분기 서울의 지수는 157.9로 소득의 40.6%를 원리금 상환에 써야 하는 수준이다. 이는 2022년 고점(214.6)보다는 낮지만 다시 오름세를 보이는 점에서 시장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매수 심리는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도 지난 한 달간 8.2% 줄었다.
매도자들은 “지금은 팔 시기가 아니다”며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고 매수자들은 “정책이 어떻게 바뀔지 두고 보자”며 관망세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런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본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대선을 앞두고 시장에 새로운 변수가 등장하기 전까지 서울 부동산 시장은 거래 절벽 상태를 벗어나기 힘들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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