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심해지는 기후재난 ‘인류 멸종’ 경고음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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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년 만의 ‘최장 열대야’… 어류·가축 폐사 급증
무분별한 자연환경 파괴 등 인간이 위기 자초
범정부 차원 선제적 기후변화 리스크 관리해야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8-28 00:02:02

우리는 문명 전환 시대에 이르러 기후위기에 봉착해 있다. 118년 만에 ‘최장 열대야’ 기록이 새로 쓰여지고 있는 게 이를 잘 보여 준다.

끝 모를 폭염에 지금까지 양식장 어류 600여만 마리와 가축 100만여 마리가 폐사했다. 수확량·어획량 감소는 장바구니물가 상승·먹을거리 불안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품종별 과수 재배 지역이 북상하고, 연근해 어종까지 바뀌어 해양생태계가 교란되고 있다. 가뭄과 잦은 산불·폭우·폭설·이상난동 및 이상한파 등도 빈번히 나타나고 있어 대비가 시급함을 알려 준다.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가 물 부족과 산업생태계 붕괴 등 전 방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구촌 전반의 현상이다. 올 5월에 시작된 캐나다의 산불은 대한민국 면적만큼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기후 이변이 이제 일상이 되어 가고 있다.

한국은행이 내놓은 ‘이상기후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2001∼2023년 우리나라 이상기후지수(CRI)와 산업 생산·소비자물가상승률 간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상기후가 성장(산업 생산)은 늦추고 물가는 끌어올린 것으로 추정됐다. CRI는 5가지 요인(이상고온·이상저온·강수량·가뭄·해수면 높이)을 바탕으로 기준 기간보다 얼마나 이상기후 정도가 심했는지를 보여 주는 지표다.

이상기후의 충격은 발생 시점으로부터 약 12개월 뒤 산업 생산 증가율을 0.6%p 깎아내렸다. 농림어업 국내총생산(GDP)은 1.1%p, 건설업 GDP는 0.4%p 하락했다. 공급망 위기·국제유가 등 대외 요인에 취약한 한국 경제에 이상기후에 따른 성장 감소까지 더해지니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이런 기후재난은 인간이 자초했다. 무분별한 도시화·산업화에 따른 개발과 남벌·남획의 자연환경 파괴, 과소비 등이 그것이다. 그러니 기후 재난을 ‘자연의 보복’이라고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전 지구적 재난을 해결하겠다고 나선 게 몇 십 년 전부터다. 1968년 지구의 유한성이라는 문제의식을 가진 경영자·과학자·교육자 등이 로마에 모여 회의를 주도한 로마클럽이 그 대표적 사례다. 로마클럽은 천연자원의 고갈·환경오염·지구온난화·기상이변 등 인류의 위기 타개를 모색하면서 ‘성장의 한계’라는 보고서를 발표해 경고했지만 지구 환경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국제사회가 그때부터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 보겠다고 노력했지만 2100년에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1.5℃ 수준으로 막아 보겠다는 목표는 실현 불가능한 것으로 판명됐다. 지구 온도 1.5℃ 상승이라는 목표치엔 2100년이 아니라 불과 6년 후인 2030년 전후면 도달하리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차선의 목표인 2℃ 수준의 상승 억제도 쉽지 않다는 게 과학계의 중론이다.

지금 이대로 온실가스 배출이 지속된다면 2100년에는 기온 상승이 3∼4℃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해수면은 1m 정도 상승해 뉴욕 등 해안 도시들의 침수가 불가피해진다. 전 세계 인구의 약 74%가 초고온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도 한다. 이렇게 되면 인류는 지구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멸종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유엔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21세기 안에 남태평양 섬나라들이 완전히 사라져버릴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기후위기가 곧 경제위기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범정부 차원에서 선제적인 기후변화 리스크 관리에 나서야 한다. 농·축·어업 맞춤형 지역별 날씨와 장기적 변화 추세 등을 제공할 수 있도록 기상예측 능력을 키워야 한다. 기업은 이상기후로 인한 생산 손실을 메울 기술개발을 하고, 정부는 규제 철폐·세제 지원에 나서는 한편 농축산물의 유통구조 개선을 통한 가격 안정화에 발 벗고 나서는 등 패러다임을 바꿔야 할 때다.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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