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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이 자폭형 무인기(드론)를 공개한 후 우리 군 당국은 올해 폴란드산 자폭형 드론을 수백 대 도입하고 계약 절차에 착수했다는 소식이다. 북한은 자폭 드론 대량 생산 의지를 드러냈는데 이는 대남 공격 가능성을 암시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에 군 당국이 대응 조치로 폴란드산 드론 도입을 추진한 것이다. 당국의 발빠른 조치가 한편으로는 다행스러우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그간 우리가 드론 개발에 소홀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24일 국방과학원 무인기연구소를 방문해 자폭형 무인공격기(드론) 타격 시험을 현지 지도했다. 이 자리에서 김정은은 “자폭형 무인기를 더 많이 개발 생산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첨단 기술을 갖춘 무인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표한 것인데, 그 무기들이 향하는 곳은 과연 어디겠는가.
북한이 자폭 드론 타격 시험에서 목표물로 삼은 것은 우리 국군이 자랑스러워하는 K2 전차의 모형이었다. K2는 지난해 미국 동아시아 안보전문가 A. B. 에이브럼스가 러시아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간 육상 전력의 균형을 무너뜨릴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평가한 바 있는 한국의 주력 전차다.
북한은 2022년 서울 대통령실 인근까지 드론을 침투시켰는데, 이때는 중국제를 모방해 제작된 드론이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이번 자폭 드론은 러시아제와 유사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지난해 9월 러시아에서 가졌던 북·러 정상회담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김정은에게 자폭 드론 5대와 정찰 드론 1대를 선물했는데, 여기서 기술을 전수받았거나 모방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번에 K2를 목표물로 설정한 드론 타격 시험에서 김정은은 새로이 개발된 드론을 통해 대한민국에 실질적 안보 위협을 가하는 제스처를 보인 셈이다.
드론은 이제 현대전의 핵심 무기로 부상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전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도 드론은 전쟁의 양상을 크게 바꿔 놓을 정도로 핵심 전략 무기로 이용되고 있다. 우선 저렴한 비용으로 만들 수 있고 활용도 면에서는 암살·폭격 등 다양한 것이 특징이다. 인공위성이나 정찰기 없이도 적의 전차나 핵심 시설 등을 파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고의 가성비를 자랑한다. 북한이 드론 개발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사실 북한의 전력은 대한민국과 큰 차이가 난다. 남북한의 재래식 전력만 놓고 보면 한국 세계 6위·북한 34위로 천지차이다. 미국 군사력 평가기관인 ‘글로벌 파이어파워’(GFP)가 6월 초에 발표한 ‘2023년 세계 군사력 지수’에서 이 같은 평가를 내렸다. 이 순위는 각 나라가 보유한 군사 장비·군대 규모·재정적 지위·지정학적 이점 등 60개 항목을 평가한 결과다.
하지만 북한이 ‘기습공격 및 단기전’ 전략을 구사하면 남북한 군사력 지수는 1 대 1.6으로 역전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 연구는 북한이 핵무기를 실제 사용하기보다 위협용으로 활용한다는 가설을 적용한 것이다. 이에 더해 북한이 이제는 기존 재래식 무기 열세를 만회하려는 시도로 드론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역시 현대전에서 필수가 된 가성비 높은 드론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
북한이 자폭 드론 성능시험 모습을 과시적으로 노출시킨 이후 우리 군 당국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성능이 검증된 폴란드산 자폭 드론을 절충교역 방식으로 대거 도입한다고 밝혔다. 고성능의 자폭 드론 도입으로 적의 도발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이와 함께 북한의 잠재적 드론 도발에 맞서는 대응 체계 구축도 서둘러서 2022년 서울 상공이 뚫렸던 일이 되풀이돼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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