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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위대한 언어” “유럽어의 기원” “세상에 이만큼 명료하고 철학적으로 정확한 언어가 없다” “그리스어보다 완벽하고 라틴어보다 풍부하며 이것들보다 더 정교하고 세련돼 있다”…. 이는 산스크리트에 대해 19세기 이래 서구 주요 지식인들이 남긴 찬사들이다.
로마자 표기는 Sanskrit·Sanskreet이지만 실제 발음이 ‘삼스크럿’에 가까우며 ‘정교한·잘 정돈된 언어’를 뜻한다. 또 다른 이름 ‘범어(梵語)’의 경우엔 사제 계급인 브라만(브라흐민)의 언어라는 점을 취했다. 바라문(婆羅門)으로도 음역된 브라만의 축약이 梵, 여기에 하늘 천을 더한 게 힌두교 창조의 신 梵天(브라흐마)이다.
산스크리트는 현 인도공화국 22개 공식어의 하나이며 7세기경 생겨나 변화·발전한 데바나가리를 쓴다. ‘나가리’(도시의 문자)에 접두어 ‘데바’(신·신성한)가 붙어 데바나가리다. 산스크리트 외 인도의 고전 백화체인 팔리어, 현대의 여러 인도어(힌디어·카슈미르어·마라티어)·네팔어 등에 쓰인다.
태국 문자나 티베트 문자로도 산스크리트를 적을 수 있다. 다만 동북아에 전해진 불경 자료들이 대부분 데바나가리의 전신인 실담(悉曇·Siddham) 문자였기에 산스크리트를 ‘실담어’라고도 한다. 특히 산스크리트 음운 체계에 기반해 기본음(50음도)이 정리된 일본에선 관련 연구가 풍성해 ‘실담학’이 성립했을 정도다.
산스크리트 문법의 집대성자인 파니니(BC520~BC460년)는 문자 이전 시대의 인물이라 해당 콘텐츠가 수백년간 구전됐다. 따라서 고전 텍스트를 외우는 게 산스크리트 교수법의 기본이다. 거꾸로 외우기·단어별로 뒤집어 외우기·한 단어씩 건너뛰며 외우기 등 온갖 방법으로 암기한다. 이 방법이 문자 기록보다 오히려 왜곡이나 오류가 적어 인도인들은 구전 전통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
고전중국어에 끼친 산스크리트 영향은 지대하다. 또한 그 영향이 한자를 경유해 동북아 현대어에 살아 있다. ‘부처(붓다)’ ‘열반’ ‘미륵’ ‘보살’ 등 압도적 다수가 불교 용어지만 ‘찰나’ ‘나락’처럼 불교의 경계를 넘어선 것도 많다. 선(禪)불교 개념인 삼매(三昧) 또한 산스크리트 samadhi(마음을 한 곳에 집중하다)가 어원이다. 일본어 ‘바카’(莫迦·馬鹿)의 어원이 moha(어리석다)라는 점, 우리말 ‘건달’이 힌두교 음악의 신 간다르바에서 왔다는 사실 역시 흥미롭다. 간다르바는 지금도 인도 전통음악계에선 뛰어난 가수를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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