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소상공인은 대한민국 경제를 이루는 근간이다. 이들은 최전선 골목상권을 지키며 대한민국의 역사와 발자취를 함께해 왔다. 그러나 대기업의 획일화된 박리다매식 사업 진출을 비롯해 상권 탈취·규제·세상의 편견 등 각종 위협으로 쉼 없는 고통을 경험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그들의 목소리를 좀 더 가까이에서 경청할 수 있는 특별기획 시리즈 ‘내가 대한민국 소상공인이다’를 마련했다.
‘코로나19’사태는 수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입혔다. 우리 몸이 바이러스 공격을 받을까 두려웠을 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고통이 컸다. 특히 자영업자들은 피눈물을 흘리면서 버텨 내거나 안타깝게 폐업까지 이르기도 했다. 이들이 속한 업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직 2020년 이전의 경기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다수다.
자영업자들은 그 시간들을 어떻게 버텼을까. 정부가 마련한 대출금에 더해 몇 십 년간 쌓아 놓은 자금이나 N잡으로 보조수입을 마련하는 등으로 버텼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뜻을 함께하는 상인들이 모여 고통을 함께 이겨낸 경우도 있었다.
상인들과 연합해 단체를 만들어 권익을 보호하고 현재도 지역에서 소상공인들을 위해 일하고 있는 고이준 이천시소상공인연합회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원래 헬스장을 운영하던 소상공인 고 회장
고 회장은 본래 경기도 이천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던 소상공인이었다. 문제 없이 헬스장을 운영해 왔으나 갑자기 예상치 못한 시련이 닥쳤으니 바로 ‘코로나19’ 사태였다.
이 사태는 그에게 많은 피해를 입혔다. 영업시간·인원 등 각종 제한으로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으며 헬스장을 창업하며 남은 빚과 전기료 등 고정지출이 있었기 때문에 잘못하면 파산까지 생각해야 할 상황이었다. 고 회장은 그때만 생각하면 정말 아찔하다고 했다.
“2020년부터 정말 많이 힘들었어요. 당시에는 어떤 장소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오면 전수조사 때문에 며칠동안 영업을 못 하고 다시 문을 열더라도 사람들이 그 곳에 가는 것을 꺼려하는 경향이 있었잖아요. 헬스장은 정말 직격탄을 맞았어요. 밀폐된 공간에서 거친 숨을 내쉬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잘 퍼진다는 이유로 손님이 급감했고 있던 손님들도 각종 방역 정책의 제한을 받았으니까요.”
“헬스장에 오시는 분들은 주로 자기 몸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마스크를 철저히 쓰고 운동하시는 경우가 많았어요. 마스크를 안 쓰는 사람이 있으면 저한테 와서 해결해 달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고요. 헬스장을 운영하는 저뿐만 아니고 손님분들도 방역에 대해 관심이 많았습니다.”
어려움 극복 위한 이천시체육시설협회 설립
고 회장은 어려운 상황을 이겨 내고자 단체를 만들었다. 당시 정부가 소상공인들에게 주기로 한 지원금을 받지 못한 것이 계기가 됐다.
“당시 정부가 전국에 있는 소상공인들에게 지원금을 주겠다고 발표하고 언론에서도 중요하게 다뤘는데 문제는 시간이 지나도 돈을 못 받고 있었어요. 그래서 주위 자영업자들에게도 물어보니 지원금을 못 받은 사람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이천시체육시설협회를 만들게 된 거죠. 이후 대전에 있는 중소벤처기업부를 찾아가서 농성을 했어요. 농성이 계속되자 담당자들이 와서 지원금을 못 받은 사람 모두 받게 해 주겠다고 약속했어요.”
고 회장은 지원금을 받기는 했지만 헬스장을 운영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고 한다.
“당시 800만 원의 지원금을 받기는 했지만 그 액수로는 한 달 동안 헬스장을 운영할 수도 없었죠. 월세와 관리비가 400만 원이고 전기세와 인건비 등을 합하면 어림도 없는 금액이에요. 개인적으로는 이런 지원금보다는 각종 제한을 일찍 풀어 줬으면 소상공인들의 숨통이 좀 더 트이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이천시소상공인엽합회장 취임한 고 회장… 소상공인 위해 노력할 것
고 회장은 이천시체육시설협회장을 맡으며 회원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데 앞장섰다. 그간의 경험을 바탕삼아 이천시소상공인연합회장 자리를 제안받았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이천시체육시설협회장을 그만두게 됐어요. 이후 이천시를 대표하는 소상공인연합회를 맡아 달라고 제안이 왔는데 3개월의 고민 끝에 수락을 하게 됐죠. 저도 어려움을 겪은 소상공인이었기 때문에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하는데 앞장서겠다는 마음이 있어 맡게 됐습니다.”
고 회장은 우선 불필요한 지출을 최소화하고 기본적인 시스템을 갖추는 데 힘썼다. 예산을 헛되이 쓰지 않겠다는 신념에서였다.
“제가 회장에 취임하고 난 후 다른 상인회에서 가수들을 섭외해 공연을 하는 것을 봤어요. 시청에서 나온 운영비로 쓸데없는 곳에 지출하는 거죠. 저는 그런 보여 주기식은 지양하고 필요한 곳에 써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자영업자들은 정보가 부족하거나 시간이 없어서 필요한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제가 가장 먼저 한 일이 유용한 정부 지원사업을 회원들에게 문자로 보내는 것이었어요. 우선 이런 정책들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지원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소상공인 대상 지원사업 예산은 소진이 안 돼 다음 달로 연기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에서 경영 환경 개선 지원이라고 해서 간판 교체나 인테리어 비용을 지원해 주는 제도가 있어요. 그런데 이런 정보를 알기 어렵고 시간이 없으니 예산이 남는 거죠.”
“신청서를 쓰는 방법도 정말 복잡해요. 증빙 자료 등등 정말 낼 것이 많은데 나이가 드신 자영업자 분들은 어려워하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저희가 신청서를 대신 써 드릴 수는 없기 때문에 조언만 드릴 수 있는 수준이죠. 이 외에도 이천시청에서 정부 기관에서 지원하는 사업들에 대한 정보를 모두 알고 있으니 저희와 공유하기 시작했습니다.”
고 회장은 소상공인들을 위한 교육 시스템도 갖출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제대로 된 가게 운영을 위해서는 교육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사실 장사를 하겠다는 마음을 먹고 사업자 등록증을 신청하면 정말 쉽게 나오거든요. 가벼운 생각으로 자영업을 시작했는데 단기간 해 보고 안되겠다고 폐업하는 경우도 많아요. 저는 이런 것들이 제대로 된 교육이 부족해서라고 생각하거든요. 무작정 부딪히는 것 보다는 교육을 듣고 실무가 어떤 것이라는 것을 인지해야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고 자영업자 폐업률도 줄어들 것이라고 봐요.”
“얼마 전에는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경기도신용보증재단 등에 있는 분들을 초청해 현장 상담회를 개최한 적이 있어요. 이날 소상공인 종합대책 금융지원 관련 상담 등 유익한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는 날이 됐는데 앞으로도 이런 행사를 많이 개최해 소상공인들에게 정말 유익한 시간이 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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