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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에 ‘무녀리’라는 말이 있다. ‘한 태에서 태어난 여러 마리의 새끼 가운데 맨 먼저 나온 새끼’를 말한다. ‘문+열+이’의 형태로 이루어진 말이다. 맨 처음 나온 새끼가 다른 새끼에 비해 유난히 작고 허약하다는 것에서 유래하여 ‘말과 행동이 덜떨어진 못난 사람’을 비유할 때 쓴다.
한편 사극에서 사형 집행하는 사람을 ‘망나니’라고 한다. ‘망나니’란 원래 ‘언동이 몹시 막된 사람’을 지칭하는 말이다. ‘망나니’는 ‘막 낳은 이’로 풀이할 수 있다. ‘막’은 ‘막되다’란 뜻도 있고 ‘끝’이란 뜻도 있다. 예컨대 ‘막난이’란 말이 아무렇게나 짠, 품질이 좋지 않은 무명을 뜻하기도 하고 막내둥이를 나타내기도 한다.(황경수의 책에서 발췌)
그러므로 ‘막낳은 이’는 막되게 낳은 것이란 뜻도 있고, 막둥이로 낳은 것이란 뜻도 있다. 전자는 오늘날 ‘망나니’가 됐고, 후자는 ‘막내’가 되었다. 막내들은 응석받이로 자라서 ‘망나니짓’을 잘한다. 지금은 예순 살이 훌쩍 넘은 우리집 막냇동생도 군에 있을 때 부모·형제가 교대로 면회 갔던 기억이 있다.
중부대 한국어학과 명예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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