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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제재안 등을 사전 검토해 금융위원회 정례회의로 넘기는 역할을 하는 안건소위원회(안건소위) 심사에 수개월 이상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6년간 2회 이상 부의된 안건만 130건에 달한다. 안건소위 심사의 불투명한 구조와 비효율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7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금융위 안건소위 부의 안건 처리 현황’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금감원에서 금융위 안건소위로 올린 안건은 총 908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2회 이상 부의돼 심사한 한 안건은 130건으로 전체 14.3%에 달했다.
안건소위에 부의된 안건심사 횟수별 현황을 살펴보면 △2회 91건 △3회 17건 △4회 6건 △5회 4건 △6회 6건 △7회 3건 △8회 3건 등이었다.
8번이나 안건소위를 열어 심사한 안건은 모두 금융사 제재안이었다. 신한투자증권·대신증권·KB증권에 대한 종합 및 부문검사 결과 조치안이었다. 모두 라임 무역금융펀드 등 금융투자상품 불완전판매·영업행위 등에 관련된 제재 건으로 많은 피해자를 양산한 사안들이었다.
문제는 안건소위 최초 부의에서 심사 완료까지 많은 시간을 소요하고 지연 이유도 외부에서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자본시장법상 안건소위에 부의된 안건의 처리 기한은 규정돼 있지 않다. 그렇다 보니 부의부터 처리까지 100일 이상 소요된 안건은 32건, 200일 이상은 13건이나 됐다. 신한투자증권·대신증권·KB증권 건과 관련해서도 안건소위 통과까지 252일이나 걸렸다.
특히 크레디아그리콜(CA)은행 서울지점에 대한 부문검사 결과 조치안의 경우 2021년 6월18일에 최초 부의돼 안건소위 통과(2024년 1월30일)되기까지 956일 걸렸다. 해당 안건은 크레디아그리콜은행 서울지점의 한 직원이 90억 원이 넘는 자금을 개인 계좌로 빼돌린 횡령 사건과 관련해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 위반에 대한 과태료 6000만 원을 부과한 제재 심의였다.
금융위 안건소위는 금융위원장·금융감독원장 등 9명이 참석하는 정례회의에 올라갈 안건을 미리 조율하고 쟁점을 정리하는 곳으로 처리 방향에 막강한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도 안건소위의 구성원은 단 4명(금융위 상임위원 2인, 비상임위원,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에 불과하고 회의 내용도 외부 공개 요청 시에만 제출하고 그것마저도 몇 줄 안 되는 결과 보고 수준이다.
강민국 의원은 “4명이서 밀실행정으로 전체 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 등을 사전 검토해 처리 방향을 결정하니 과다하고 비상식적 심사 기간이 발생하는 것이고 안건 처리가 지연될수록 제재 대상 금융회사의 로비 개연성은 높아지는데 실제 금융사 법률대리인인 로펌에는 금융위 출신 전관들도 다수 재직하고 있어 솜방망이 처벌 가능성 역시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피해를 본 금융소비자의 신속한 보상과 보호를 위해 안건의 조속한 처리를 위한 안건소위 구조 및 처리 관련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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