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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뉴스는 현대 정치와 사회에 큰 충격을 주며 지속적인 논란을 일으키는 문제로 자리 잡았다.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와 대한민국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가짜 뉴스가 정치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극명하게 보여 준 대표적인 사건들이다.
당시 미 대선 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을 둘러싼 허위 정보들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대규모로 퍼졌고 ‘피자게이트’ 같은 사례는 가짜 뉴스가 실제 범죄로까지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 한국에서도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관련된 가짜 뉴스가 정치적 혼란을 부추기며 사회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
정치적 목적을 위한 가짜 뉴스는 대부분 의도적으로 만들어지고 유포된다. 정치적 이해관계를 중심으로 특정 후보의 당선이나 낙선을 목표로 하는 허위 정보가 주를 이루며, 특정 정당이나 인물에 대한 부정적이거나 왜곡된 정보를 퍼뜨린다. 중요한 점은 단순한 오보와 달리 가짜 뉴스는 명백히 잘못된 정보를 고의적으로 반복하고, 이를 통해 사실을 왜곡하거나 특정한 시각을 강요한다는 것이다.
역사적으로도 가짜 뉴스는 정치적 도구로 자주 사용되었다. 1945년 독일의 파울 요제프 괴벨스는 드레스덴 공습 사망자 수를 10배 부풀려 중립국 언론에 보도되도록 함으로써, 가짜 정보를 국제적 논란의 중심에 두었다.
한국에서는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논란·박근혜 대통령 탄핵 집회·조국 법무부 장관 논란 등 여러 정치적 사건에서 가짜 뉴스가 주요한 사회적 논쟁과 대립을 불러일으켰다.
오늘날 가짜 뉴스가 더욱 심각해진 배경에는 이른바 ‘탈진실(Post-truth)’ 시대라는 명제가 자리 잡고 있다. 탈진실 시대는 감정적 호소나 주관적 믿음이 객관적 사실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시대를 의미한다. 다시 말해, 사람들은 자신의 신념을 뒷받침하는 정보만을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며, 이로 인해 사실보다 감정이나 편견에 기초한 정보가 더 큰 힘을 발휘하게 되는 것이다. 탈진실 시대에는 정보의 진위를 가리는 것보다 정보가 얼마나 빠르고 강렬하게 전달되는지가 중요해진다.
탈진실 시대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미디어 리터러시는 단순히 정보를 소비하는 것을 넘어 그 정보를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사실과 허위 정보를 구별하는 능력을 말한다. 오늘날의 정보 환경에서 미디어 리터러시는 객관적 사실을 파악하고 진실을 보호하는 핵심적인 도구로 여겨진다.
미디어 리터러시는 학생뿐 아니라 일반 시민에게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사람들이 미디어 속 메시지를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그 메시지에 숨겨진 의도나 왜곡된 내용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를 통해 정보 소비자들은 단순한 수용자를 넘어 능동적으로 정보를 분석하고 자신만의 결론을 도출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지게 된다.
미국을 비롯한 여러 유럽 국가에서는 이미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정규 교육 과정에 포함되어 있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학생들이 미디어 메시지를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자신만의 미디어 콘텐츠를 창작하는 기술을 익히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미디어의 구조적 특성·소유권·자금 모델 등이 정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하게 된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주요 목표는 사람들의 비판적 사고와 소통 능력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개인은 현대 사회에서 능동적 시민으로서 역할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또한 미디어 리터러시는 대중 매체가 사회에 미치는 긍정적·부정적 영향을 모두 이해하게 하고, 매스미디어가 형성하는 권력 구조와 조작에 대해 더 깊은 인식을 갖도록 돕는다.
르네 홉스와 데이비드 버킹엄 같은 학자들은 미디어 리터러시를 학습하는 데 중요한 이론적 틀을 제시하고 있다. 홉스는 미디어 리터러시를 메시지와 의미·표현·현실의 세 가지 프레임으로 설명하며, 이를 통해 사람들이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이해하는 방식을 제안한다. 버킹엄은 미디어 생산·언어·표현·청중이라는 네 가지 개념을 강조하며, 미디어가 우리의 사고와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하는 데 중점을 둔다.
가짜 뉴스와 탈진실 시대는 진실과 거짓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며, 사회적 혼란을 초래하는 위험성을 안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통해 이러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사람들은 미디어 속 메시지를 단순히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사실을 확인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언론은 진실을 전달하는 역할을 강화하고, 정치권은 가짜 뉴스에 대한 제도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결국, 가짜 뉴스와 허위 정보가 만연한 탈진실 시대를 극복하는 길은 비판적 사고와 미디어 리터러시를 강화하는 데 있다. 정보의 소비자가 아닌 비판적 분석자 역할을 할 때, 우리는 진실을 지켜내고 사회적 혼란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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