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용 신용카드학회장 “캐피탈사 위험자산 기반 자본규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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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 레버리지 배율 도입 시 연체율 하락 및 충당금 적립률 제고 효과
“PF 투자 수준에 따라 규모별로 차별적 인식하는 자본규제 도입 필요”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0-17 16:37:41

캐피탈사의 자본을 규제할 때 위험가중자산에서 자기자본을 나눈 ‘위험 레버리지 배율’로 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캐피탈사 건전성이 악화한 상황에서 위험 레버리지 비율 도입 시 연체율을 낮추고 충당금을 늘려 캐피탈사의 위험 관리를 유도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서지용 한국신용카드학회 학회장(상명대 경영학부 교수)은 17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4 캐피탈 미래비전 포럼’에서 “캐피탈 업권의 위험 수준에 기반 자본규제 도입 시 캐피탈사의 위험 인식과 위험 관리에 효과적”이라는 내용을 발제했다.

고금리 여파 등의 여파로 캐피탈사는 자본 건전성이 크게 악화한 상태다. 6월 말 신용등급 AA급 대형사(상위 25%)의 고정이하여신비율(NPL)은 4.4%로 3월 말(2.4%) 대비 2%p 올라갔다. A급 이하 중소형사(상위 25%)는 같은 기간 6.5%에서 17.7%로 10%p 이상 급등했다.

건전성 악화에도 충당금 적립을 줄였다. AA급 대형사의 충당금 커버리지율(NPL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3월 말 140.1%였으나 6월 말엔 89.8%로 50%p 이상 내려갔다. A급 이하 중소형사는 161.5%에서 53.4%로 3분의 1로 쪼그라들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비 NPL 비중도 AA급은 평균 6.1%, A급 이하는 14.6%였다. 중소형사의 건전성 악화가 더 컸다.

캐피탈사는 총자산에서 자기자본을 나눈 레버리지 비율을 기반으로 자본규제를 적용받는다. 자본규제 기준은 9배 이상이다. 서 학회장은 이에 관해위험가중자산 대신 총자산을 고려해 산출함으로써 정확한 위험 인식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 학회장은 “AA급 이상과 A급 이하 캐피탈사 간 자산구성 내역이 달라 업권 위험의 차별적 파악이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 각종 레버리지 배율과 대손충당금 적립률 간의 동태적 관계. 한국신용카드학회

서 학회장이 2015~2023년 금융감독원 데이터를 활용해 산출한 결과에 따르면 위험 레버리지 배율 도입 시 캐피탈사 총연체비중·단기연체비중은 감소하고 충당금 적립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자산 대신 위험가중자산를 넣으면 위험에 대한 인식이 한층 민감해져 위험감수 형태가 악화하고 위험증가에 따른 잉여자본 감소를 대손충당금 적립으로 대체한다는 설명이다.

조달 여건 개선에도 긍정적이다. 위험 레버리지 배율 도입으로 늘어난 잉여자본이 캐피탈채 발행을 늘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잉여자본 증가는 캐피탈채 이자 비용을 줄이는 효과를 내기도 했다. 자산포트폴리오 측면에서도 위험자산 비중을 낮추는 등 위험 인식을 높일 수 있다.

서 학회장은 부동산 PF 투자 수준에 따라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캐피탈사의 위험수준이 차별적인 만큼 규모별 위험 수준을 차별적으로 인식하는 자본규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또 현행 레버리지 배율이 해외 자산 취득을 제한하고 위험수준을 과대평가하는 등 위험 수준을 파악하는 데 왜곡을 초래하므로 위험자산에 기반한 자본규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 학회장은 “최근 소형 캐피탈사는 조달 비용 증가에 따른 높은 수익 창출을 위해 대출채권 회수가 비교적 용이한 할부금융 대신 고위험의 기업금융 자산 등의 비중을 늘릴 수 있어 캐피탈사 위험을 정확히 평가하는 자본규제 도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