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줄줄 새는데 공무원·군인연금 수익률 한 자릿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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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 평균 운용수익률 공무원연금 6.12%, 군인연금 3.1%
운용수익 부진에 지난해 공무원연금·군인연금 재정수지 –8조 원
안전 자산 위주로 투자한 영향… “기금 확충해 운용수익 늘려야”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0-20 13:10:00

▲ 공무원연금공단·국방부에 따르면 2019~2023년 공무원연금기금 운용수익률은 평균 6.12%, 군인연금의 수익률은 평균 3.1%였다. 이 기간 정부의 공무원연금·군인연금 세금 보전액(26조7409억 원)을 고려하면 초라하다. 공무원연금공단 서울지부 ⓒ스카이데일리

공무원연금·군인연금이 수년째 한 자릿수 운용수익률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공무원연금은 최근 5년간 수익률이 6%였고 군인연금은 고작 3%에 그쳤다. 안전 자산 위주의 투자 포트폴리오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운용 부문에서 수익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공적연금은 매년 수조 원을 정부 재정에 의존하고 있다. 공적연금이 위험자산에 투자할 수 있도록 정부가 기금 적립금 확충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스카이데일리가 20일 공무원연금공단에서 공무원연금 수익률을 확인한 결과 지난해 공무원연금기금 금융자산운용 수익률은 9.3%로 집계됐다. 1년 전(-4.4%)과 비교해 플러스(+)로 전환했으나 2019년 8% 2020년 9.6% 2021년 8.1% 수년째 한 자릿수다. 5년 평균치는 6.12%였다.

국민연금기금은 최근 5년간 세 차례 두 자릿수 수익률을 거뒀다. 국민연금기금은 2019년 11.31% 2020년 9.7% 2021년 10.77%의 운용수익률을 기록한 뒤 2022년 –8.22%로 휘청거렸으나 이듬해 역대 최고치인 13.61%를 거뒀다. 올해 두 기금 간 수익률 격차는 더 커질 전망이다. 공무원연금기금은 1~8월 주식 등 금융자산을 통해 평균 3.15%(단순 합계)의 수익률을 기록했으나 국민연금기금은 올 금융부문 운용수익률 잠정치를 10.3%로 보고 있다.

군인연금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국방부에서 공개한 군인연금 자산운용실적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9~2023년) 군인연금의 금융자산 수익률은 평균 3.1%에 그쳤다. 연도별로 2019년 6.07% 2020년 3.24% 2021년 3.16% 2022년 –5.03% 2023년 8.06% 모두 10% 미만이었다.

문제는 낮은 운용수익률이 연기금 재정수지를 악화한다는 점이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공무원연금 수입(보험료+운용수익)은 17조3867억 원으로 연금급여 등 지출(23조2633억 원)보다 5조8766억 원 모자랐다. 수입·지출 간 격차는 2019년 2조563억 원 2020년 2조5645억 원 2021년 3조2400억 원 2022년 4조4451억 원 매년 증가세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임수진 기자] ⓒ스카이데일리

군인연금도 1조8594억 원의 수입을 올리는 데 그치며 지출(3조9357억 원)보다 2조763억 원 적었다. 재정 수지는 2020년 -1조5446억 원 2021년 –1조6168억 원 2022년 1조7654억 원으로 악화 추세다. 정부 재정 측면에서도 악재다. 군인연금은 1973년, 공무원연금은 2001년 기금이 고갈됐다. 연금법에 따라 정부는 적자분을 세금으로 보전하고 있다. 보험료 인상 등이 어려운 상황에서 운용수익이라도 늘려 수입을 늘려야 하지만 그것조차 실현되지 않는 셈이다.

공무원연금·군인연금의 수익률이 낮은 것은 안전 자산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공무원연금은 금융자산 중 31.1%(2조4337억 원)를 채권에 투자했다. 단기자금도 14.9%(1조1270억 원)로 비교적 높았다. 반면 주식 비중은 26.8%(2조999억 원)에 불과했다. 국민연금이 주식(비중 45%)에 절반 가까이 투자하고 단기자금이 비중 0.2%인 것과 대조적이다. 군인연금은 채권·주식 혼합형 펀드(비중 99%) 중심으로 기금을 간접 운용 중이다.

공무원연금·군인연금이 안전 자산 위주로 투자할 수밖에 없는 것은 기금 적립금이 작기 때문이다. 공무원연금 금융자산 운용액은 지난해 말 기준 7조8265억 원으로 국민연금 금융자산(1035조1980억 원)의 1%도 되지 않는다. 군인연금은 7378억 원으로 1조 원 미만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민연금처럼 고위험·고수익 자산 비중을 늘려 수익률을 개선하기는 쉽지 않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공무원연금·군인연금 다 유동성 확보 문제로 장기간 수익성 높은 자산에 투자하기 힘들어 수익률을 높게 운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적자 폭을 줄이려면 수입을 늘려야 하는데 보험료를 올릴 수 없는 상황에서 정부 재정 지원을 통해 기금을 확충하는 게 중요하다. 운용수익이 늘어나면 재정 지출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