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Talk] ‘또 서해선 개통’ 해프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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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1-08 00:02:30

‘서해선’하면 어떤 것이 먼저 떠오르는가. 보통 사람들은 수도권 전철의 서해선 노선을 많이 떠올린다.

그런데 1일 또 서해선이 개통됐다고 한다. 이번에 개통된 곳은 서화성역~홍성역 구간인데 같은 이름의 노선이 또 개통됐다고 하니 의문을 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원래 같은 노선이 맞다. 현재 수도권 전철이 다니는 서해선 구간은 경기 고양 일산역~안산 원시역이며 이번에 개통된 서화성역~홍성역 구간은 ITX-마음이 다닌다. 원시역~서화성역 구간이 아직 개통되지 않아 각각 분리된 노선처럼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했을까. 이유는 각 공사 구간의 사업자가 다르기 때문이다. 현재 개통된 서해선 구간들은 국가철도공단이 공사를 진행했지만 원시역~서화성역 구간은 신안산선 사업자인 넥스트레인이 공사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즉 원인은 신안산선 개통이 늦어지면서 발생한 현상이다.

신안산선은 오히려 서해선보다 먼저 추진하려고 했다. 1998년 ‘수도권 광역교통 5개년 계획’을 시작으로 2007년 ‘신안산선 안산~청량리 복선전철 타당성 조사 및 기본 계획’이 나왔었다. 그런데 2015년 민자사업으로 전환됐으며 이에 포스코건설 컨소시엄으로 구성된 넥스트레인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됐다. 그리고 2020년 들어서야 본격적으로 공사를 시작한 것이다.

문제는 신안산선 공정률이 낮다는 점이다. 올해 5월 기준 전체 공정률이 39%에 그칠 정도였다. 그나마 나은 것은 원시역~서화성역 구간인 6공구는 83%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 점이지만 이마저도 2026년 개통될 예정이다. 결국 국토교통부 등 정부기관이 이를 자세하게 따져 보지 않아 생긴 일이다.

정부에서는 서해선이 개통되면 KTX로 서울에서 홍성까지 45분 만에 갈 수 있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현재 서해선은 웃지 못할 해프닝으로 두 도시를 갈 수 없다. 서화성역은 교통이 불편한 외지에 있기 때문에 화성시에서 열차 시간에 맞춰 버스를 운행하고 있지만 수도권 안쪽으로 진입할 수 없는 철도는 현재 장점이 없는 것이다.

또한 본래 서해선 구간에는 KTX-이음이 운행될 예정이었지만 코레일에서는 계획을 바꿔 ITX-마음을 운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KTX-이음에 맞춰 설치한 스크린도어가 ITX-마음에 맞지 않아 일부 호차에서는 출입문을 이용할 수가 없다.

그나마 나은 점은 서해선 안중역에서 경부선 평택역까지 평택선이 연결돼 있어 코레일에서는 이를 활용해 홍성~안중~평택~천안~아산~홍성을 순환하는 열차를 운행하고 있다. 홍성과 평택을 잇는 또 다른 길이 생긴 것이며 평택에서는 서울 방향 열차가 많기 때문에 환승을 통해 수도권 안쪽으로 갈 수 있는 선택지가 열린 셈이다.

서해선뿐 아니라 중간지점 공사 문제로 열차를 운행할 수 없는 곳은 부전~마산 복선전철도 있다. 터널이 무너져 복구가 완전히 안 된 곳이다. 시공사 관계자는 이 구간의 복구공사가 진행 중이라고 했으나 국토부 기술자문단은 문제 해결조차하지 못한 상황이다.

서해선과 부전~마산 복선전철의 이 같은 결과는 탁상행정만 하는 정부와 시공사의 합작품이라고 볼 수 있겠다. 언제쯤 대한민국에서 이 같은 모습을 보지 않을 수 있게 될까.

정도현 기자 dhju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