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예산 깎고 국회 특활비 남긴 野… “취약계층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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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활비 9억8000만·특경비 185억 전액 유지
복지부 예산은 1655억 삭감… “국민 불편↑”
이재명 “황당하다” 박찬대 “더 깎을 수도”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2-02 13:50:09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경북 포항시 죽도시장을 찾아 찹쌀도넛을 먹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에 의해 4조1000억 원이 일방적으로 삭감된 2025년도 정부 예산안이 헌정사상 처음으로 야당 단독으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문턱을 넘었다. 보건복지부가 취약 계층 예산 삭감에 우려를 나타낸 가운데 국회 특수활동비는 유지됐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2일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야당 단독 감액안 정부 입장 합동 브리핑’에서 “예결위 안대로 증액 논의 없이 감액만 반영돼 최종 확정되면 복지부 예산은 정부안 대비 1655억 원 축소된다”며 “취약 계층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예결위는 지난달 29일 전체회의를 열고 총수입 651조5000억 원·총지출 673조3000억 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야당 단독으로 의결했다. 총수입은 정부 예산안 대비 3000억 원 줄었고 총지출은 4조1000억 원 삭감됐다. 복지부 예산은 정부안 125조7000억 원에서 1655억 원이 깎였다.

조 장관은 “비상 진료 체제 유지 예산 및 응급실 미수용 문제 해소를 위한 응급 의료 체계 강화 예산 등이 반영돼 있지 않게 돼 의료 공백에 따른 국민 불편·어려움인 더욱 커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타 정부 부처 장관들도 어려움을 호소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야당 감액안은 재해와 통상 리스크 대응을 무력화하는 예산이고 민생·지역경제를 외면한 예산이다. 산업 경쟁력 적기 회복 기회를 상실하게 하는 예산이고 국고채 이자 비용을 5000억 원이나 삭감하면서 그 근거도 제시하지 못하는 허술한 예산”이라며 “국가 예산 확정은 여야 합의로 이뤄지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특히 “예비비의 대폭 삭감은 대규모 재해·재난과 감염병 등에 대한 정부 대응 능력도 크게 약화시킬 것”이라며 “여야를 막론하고 증액을 제기하던 소상공인 추가 지원과 지역 경제 활성화 사업 보강은 불가능해진다”고 우려했다. 야당은 예비비 2조4000억 원을 삭감했다. 브리핑에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도 참석했다.

민주당은 호남고속철도 예산도 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달 30일 자신의 SNS에서 “(민주당 삭감 예산) 이중에는 호남고속철도 건설 예산도 있었다. 국정 마비를 위해선 호남도 버리겠다는 민주당”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내년도 대통령실 특활비 82억 원과 검찰 특활비·특정업무경비(특경비) 586억 원 등도 전액 삭감했다. 반면 국회 특활비 9억8000만 원·특경비 185억 원은 전액 유지시켰다. 국회 특활비는 국회의원 외교 활동 1억8000만 원·기관 운영 지원 등 8억 원 등으로 구성된다. 특경비는 의원 입법 및 정책 개발비 등에 들어간다. 국민의힘은 “(국회) 특활비 편성 필요성은 낮은 것으로 보이므로 전액 삭감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정부 예산안 추가 감액 가능성을 시사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1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추가로 불필요한 예산이 더 있다고 하면 더 많은 감액도 가능할 수 있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는 2일 대구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증액 안 해줘서 (나라 살림이) 문제라는 건 정말 황당한 얘기”라고 주장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2일 “10일까지 여야가 (예산안을) 합의하라”며 본회의 상정을 미뤘다.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