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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완의 국경포커스 [92] 독재의 땅에서 신음하는 저들을 보라
강동완 필진페이지 + 입력 2024-12-12 06:30:51
  
▲ 강동완 동아대 하나센터장·강동완TV 운영자
한겨울 추위가 매섭다. 지나온 한 해의 시간을 돌아보고 차분히 정리할 때에 나라 안팎의 일들로 그야말로 풍전등화의 위기다. 나의 조국, 대한민국이라는 자랑스러운 이름을 되돌아본다. 저 북녘의 사람들에게 관심을 기울일 만큼 여유가 없다고들 말하지만 바로 저 북녘의 독재로 말미암아 지금 여기 우리의 삶도 곤궁에 처할 수밖에 없다. 서슬 퍼런 독재의 칼날이 여전히 사람의 목숨을 가벼이 여기며 군림하는데 그 끝이 보이지 않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북·중 국경에서 바라본 북녘 주민의 삶은 지금 북한 정권이 얼마나 패악한지를 말해 준다. 사람이 살아가며 먹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것만큼 비참한 일이 또 있을까.
 
‘당의 농사제일주의 방침을 철저히 관철하자’고 쓴 빨간색 구호를 달고 차 한 대가 지나간다. 두꺼운 방한복을 몇 겹이나 껴입고 핫팩까지 붙여 단단히 무장했지만 카메라를 들고 있는 손마디가 떨어져 나갈 것처럼 추운날이었다. 하얀 눈마저 온 마을을 꽁꽁 얼어붙게 만든 혹한의 날씨임에도 그들은 차량에 짐짝처럼 실려 일터로 향했다.
 
그들이 주장하는 ‘농사제일주의 방침’이 정녕 누구를 위한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 사람을 저리도 함부로 대하면서 당의 방침을 운운하니 그야말로 독재정권의 잔인함이다. 소달구지 끌고 농사일을 하는 주민들의 모습은 또 어떠한가. 변변찮은 농기계 하나 없이 일일이 사람 손으로 겨우 땅을 일구는 정도니 농사제일주의 방침이라는 건 공허한 구호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한겨울 꽁꽁 얼어붙은 땅 위에 겨우 거름무더기 정도를 옮기는 작업이니 농사의 수준을 말하기도 버겁다. 무채색 작업복을 입은 사람들의 무표정한 얼굴을 보면  행복이라는 단어를 들먹이기조차 미안해진다. 저들은 대체 어떤 희망으로 오늘을 살아갈까.
 
어스름 내리는 국경의 밤하늘에 분단의 설움이 가슴을 틀어쥐게 한다. 저렇게 살아가는 반쪽 조국의 사람들을 두고, 지금 우리만 누리는 이 자유가 못내 미안하다. 아니 방임된 자유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저 북녘땅처럼 얼어붙게 만드는 광장의 소리가 서글프다. 왜 김정은을 향해서는 독재라 외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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